RELY 주연구자 Jonas Oldgren 교수 인터뷰

다비가트란의 랜드마크인 RELY 연구를 맡았던 스웨덴 웁살라의과대학의 Jonas Oldgren 교수가 지난 10월27일부터 30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제 3회 아시아태평양심부전학회(APHRS) 참석차 방한했다. 학회기간 내내 교수는 RELY 연구와 서브분석에서 나온 최신지견을 근거로 심방세동환자의 뇌졸중예방 치료전략을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를 직접 만나 RELY 연구가 갖는 임상적 의미와 향후 치료전략 전망에 대해 물어봤다.


RELY 연구는 전세계 44개국 900개 이상의 사이트에서 모집한 1만8113명의 세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다비가트란을 투여해 용량조절이 잘된 와파란만큼 효과적인지 여부를 평가한 최대 규모의 연구다. 즉 비열등성을 평가한 것이었는데 결과는 예상밖이었다. 다비가트란은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을 와파린대비 34% 낮추면서도 출혈은 높히지 않았다.

또 하위분석을 통해 다비가트란은 뇌졸중 위험 계층화 점수인 CHADS2가 낮은 환자를 포함한, 모든 하위그룹에서 효과가 같았고, 안전성은 같거나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CHADS2 점수, 즉 뇌졸중 위험과 관계없이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 받은 것이다. 특히 두개내 출혈의 경우에 안전성이 더 우수하다고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CHADS2 점수가 낮은 환자들은 경구용 항응고제를 처방하기 어려웠지만, 이제 검증된 새로운 신약을 처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에 대해 Jonas Oldgren 교수는 "사실 연구자들은 시험 전에 와파린보다 좋은 약은 없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와파린보다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하는게 본래 목적이었다"면서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와파린 보다 나은 약이 있다는 것이 RELY를 통해 밝혀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처럼 RELY 연구가 긍적적으로 나오면서 앞으로는 약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 또한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떻게 용량을 설정하는가다. 현재 다비가트란은 110mg과 150mg이 개발돼 있다.

이에 대해 Jonas 교수는 "한국에서 두 가지 용량 모두 승인될지는 기다려봐야하겠지만 만약 환자를 치료하는 목적이 뇌졸중 발생 위험 감소라면 150mg을 사용하는 게 좋겠고, 위험 인자를 가진 경우(예전에 출혈 경험이 있었다든지)는 110mg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는 효과와 안전성을 고려하면 150mg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수술을 앞두고 있어 와파린이나 항응고제를 끊어야 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와파린의 경우 수술 몇 일전부터 아예 사용을 중단하지만 다비가트란은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환자의 신 기능이 정상일 경우, 수술 하루 전에 복용을 중단하여 혈장 농도가 25% 정도가 되면 환자를 수술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수술 2~4일 전 복용을 중단하면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덧붙여 "다비가트란의 장점은 수술 후에도 온셋(on set)이 빠르다. 와파린의 경우 수술 후 치료 범위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다비가트란은 즉각적으로 항응고 효과가 회복 된다"고 피력했다.

최근 전문가 사이에게 제기되고 있는 또하나의 궁금증은 다비가트란 투여시 INR의 측정 필요성 여부다. 이에 대해 교수는 고정 용량만으로도 모니터링 필요 없이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다비가트란의 큰 장점이라며 필요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임상 연구 중에도 모니터링은 전혀 하지 않았으며, 모니터링 없이도 두개내 출혈을 60~70% 줄인 것은 대단히 놀라운 결과"라면서 "와파린을 처방 받는 환자 중 INR 치료 범위에 있다 하더라도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INR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이 출혈 위험을 줄여준다는 의미긴 하지만, 출혈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부연 설명했다.

안전성에 대해서는 견해도 제시했다. 이번 연구를 보면 150mg에서 심근경색(MI)이 약간 증가했고, 또한 출혈성에 비해 허혈성 뇌졸중에 대한 효과는 떨어진다.

이에 대해 "실제 임상 후 MI 관련 논의가 있었다. MI 예방에 있어서는 와파린이 더 나을 수도 있지만, 실제 MI 위험 관련 진행된 이전의 다른 연구들을 보면 와파린보다 높기도 하고, 낮기도 해서 명확히 이야기할 수 없어서 우연이라고도 생각하고 있다. 다비가트란의 경우 110mg과 150mg, 두 용량 사이에 MI 예방 관련 차이가 있는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며 추가연구가 필요성을 견지했다.

아울러 투약 중단환자가 20% 이상으로 다소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두가지로 해석했다. 하나는 부작용이고 다른 하나는 더블 블라인드(double blind)가 아닌 세미오픈 블라인드(semi-open blind)라는 점을 꼽았다. 이중 교수는 후자를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교수는 "세미오픈은 다비가트란 환자들이 자신이 복용하는 약이 표준 치료제가 아닌 시험약임을 알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겪을 수 있는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에도 환자 자신이 그만 복용하겠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교수는 "와파린은 분명 효과적이지만 까다로운 약이다. 반면 다비가트란은 적어도 저용량에서는 와파린 만큼의 효과가 있고, 고용량에서는 출혈 위험은 줄이면서도 효과는 더 뛰어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면서 "누가 와파린을 주기 전에 다비가트란을 줘야하냐고 묻는다면 와파린을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약이라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추가적으로 연구가 되어야할 부분으로는 AF관련 바이오마커에 대한 연구를 꼽았다. 그는 바이오마커를 연구하면 AF질환 자체에 대해서도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출혈, 뇌졸중 위험 환자를 사전에 찾아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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