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 익 모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목동병원 심장내과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심장내과 정익모 교수가 심리적 스트레스가 관상동맥질환을 유발하는 기전(분자생물학적)을 동물시험을 통해 최초로 밝혀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은 올해 8월 19일자로 "Atherosclerosis"에 게재됐다. 스트레스가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는 1983년 원숭이 전임상을 거쳐 1990년과 2000년대 초에 임체 임상을 통해 밝혀낸 바 있지만 어떻게 발생시키냐는 즉 분자생물학적 기전은 지금까지 숙제로 남아있었다. 때문에 많은 순환기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유발과 악화 치료는 현실과 동떨어졌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에 정 교수가 스트레스와 질병유발의 기전을 정확히 밝혀냄으로써 에비던스에 근거한 순환기질환 치료의 보다 근본적인 접근법도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연구 배경

심리적인 요인 중 우울증, 불안, 사회적 고립과 만성스트레스, 성격적 이상등의 요인은 관동맥질환 등의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중추 및 말초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 및 말초장기에 광범위한 상호작용을 통한 염증반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인슐린저항, 소화성 궤양, 기억상실, 면역기능 저하 및 비만 등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는 특히 심혈관질환의 발병 및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보고들이 있었으나 그 기전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동맥경화증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염증성 질환으로 인식됨을 고려할 때 심인성 스트레스와 동맥경화증간의 기전적 연계성은 아마도 염증성 변화가 중요한 연계기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가설 하에 본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으며, 이화의대 심장내과학 및 생리학과의 서석효 교수 연구실 그리고 강원대학교 김영명 교수 연구실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방법 및 목적
이 연구의 목적은 심리적 스트레스가 혈관내피세포기능 이상을 어떠한 기전에 의하여 초래하는지를 알기위한 것으로 특히 angiotensin II와 제1형 수용체의 역할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졌다.
스트레스 동물 모델로는 백서에서 부동(immobilization) 스트레스를 1일 2시간 씩 14일 동안 진행하였으며, 이 기간 동안 두가지 종류의 약물 즉 ACE 억제제인 ramipril(3mg/gk/d)과 엔지오텐신 II의 제1형 수용체 억제제인 losartan(9mg/gk/d)을 각각 투여하였다.

결과
본 연구의 결과를 살펴보면 부동스트레스는 수축기 혈압을 증가시키고(129.1±14.3mmHg vs. 111.5±12.3mmHg, P<0.05), 상장간막동맥에서 측정한 acetylcholine에 대한 혈관이완능을 대조군에 비하여 감소시켰으나, 내피세포 비의존성 확장능의 변화는 없었다.
부동 스트레스는 혈장의 엔지오텐신 II의 증가와 ACE 활성의 증가를 유도하였으며, 이들 생화학적 지표는 예상대로 ramipril에 의하여 효과적으로 억제되었다.
부동 스트레스는 활성화산소의 지표로 인정받는 malondialdehyde의 혈장내 농도를 증가시키고 동맥 내에서 엔지오텐신 II의 제1 형 수용체의 하부 신호전달 인자인 ROCK1과 gp91phox 의 단백발현을 증가시켰으며 nitric oxide의 산화 대사체인 NOx(nitrite와 nitrate)의 혈장내 농도와 eNOS mRNA의 발현을 감소시켰다. 부동스트레스에 의하여 변화된 이러한 기능 및 생화학적 지표들의 이상은 ramipril과 losartan에 의하여 유의하게 회복되었다.

결론
내피세포기능 이상은 내피세포의 정상적인 항응고성 및 항염증성작용의 특성 변화를 내포하는 다양한 병태생리학적 이상을 포함하며 동맥경화증의 초기 예민한 지표로 인정되고 있으며, 아울러 장기적 예후에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스트레스에 의하여 엔지오텐신 II의 생성이 증가되고 제1형 수용체의 경로를 통한 산화스트레스의 증가가 동맥경화증의 초기 병리적 형태인 내피세포기능장애와 고혈압을 유도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엔지오텐신 II는 동맥경화증의 병태생리학적 과정에서 염증성 변화와 혈관세포의 증식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요인에서 질환의 발생 및 사망에 이르는 연속성(cardiovascular continuum)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를 통하여 특히 강조되고자 하는 부분은 이러한 혈관계를 포함한 전신적인 엔지오텐신 II의 활성화가 실제 생활에서 중요하게 일어나는 원인적 요소 중 중요한 것이 바로 심리적인 스트레스이라는 사실이다.

고찰
우리나라는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 경제사회적으로 많은 스트레스에 접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단기간 내에 산업 및 경제적 성장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그 이면에 극도의 경쟁주의와 이기주의적 사고방식, 부의 편중 및 환경 변화 등의 요인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스트레스에 접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자살은 사망순위 4위로 급부상하였으며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한국인에서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매우 높을 가능성이 많으며 필연적으로 심혈관계질환 등의 질환을 야기 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심혈관계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서 이러한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을 어떻게 진단하고 해소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사료된다.


인/터/뷰 정 익 모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목동병원 심장내과

"심혈관질환 치료 스트레스도 포함시켜야"

정익모 교수는 이번 연구를 스트레스가 관상동맥질환을 유발하므로 기전을 알아내면 좀더 근본적인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다는 가설하에서 접근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의 중요한 요점은 심리적 스트레스가 동맥의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이는 안지오텐신 II 및 제1형 수용체의 경로를 통해 일어나며 동맥경화증의 발생기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레린 안지오텐신 시스템(RAS)의 역할이 그동안 많은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는데 실제 이러한 RAS의 활성화가 실생활에서 스트레스라는 심리적요인을 통해 발생하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구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수는 "신경과학분야에서 안지오텐신 II가 활성화됨으로서 동맥경화증이 유발된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지만 활성화과정에서 산화스트레스가 유발된다는 점을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잘 알려진 대로 산화스트레스는 활성화산소의 생성이 체내에서 과도하게 발생하여 체내의 항산화 능력을 초과하면 체내의 유전자, 단백질 및 지질 등 광범위한 성분의 변성을 초래하며, 이러한 산화스트레스는 혈관내피세포에서 생성되는 nitric oxide의 생활성을 감소시킴으로써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등의 다양한 심혈관 질환의 병태생리에 관계하는 공공의 적이다. 따라서 심혈관 환자라면 반드시 줄여야한다.
교수는 이번 연구가 심혈관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있어서 총체적인 접근법으로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한마디로 질환만 볼게 아니라 환자가 겪고 있는 스트레스를 접목시켜야한다는 점이다.
교수는 "성인들의 심혈관질환에 대해 근본적인 접근이 안 되고 있고 약물과 수술에 의지하는 것이 아쉽다"면서 "기전이 밝혀진 만큼 앞으로 임상적으로 환자를 진단하는데 있어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선행과제도 지적했다. 교수는 "의사들이 환자가 어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수치를 객관화하는 툴이 부족하고 수가개선 등의 의료시스템도 한단계 발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교수는 산화스트레스는 암, 알츠하이머(치매), 대사질환, 신경질환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할 분야라면서 기회가 있다면 앞으로는 중추신경계와 혈관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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