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은 선진국 성인 인구의 최고 15%에 영향을 미치는 일반적인 신경계 이상이다. 젊은 성인에서 가장 흔한 두통으로 사춘기 이전 유병률은 4%, 30대 중후반 여성의 유병률은 25%에 달한다. 특히 여성의 편두통 유병률은 남성의 3배에 달한다.

편두통의 원인은 아직까지 논란이 있지만 많은 연구자들은 중추신경계 기능부전이 근본적인 원인이라 생각하고 있다. 또한 혈소판 과잉응고와 전조 동반 편두통에서 뇌혈류량 감소가 가능한 기전으로 언급되고 있다.

삽화성 두통이 특직정이며, 때로는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감각신경계 이상인 전조, 자율신경계 이상인 오심과 구토, 인식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편두통 발생일수가 월 15일을 상회하고, 1회 발생시 지속시간이 4시간 이상에 이르는 경우에는 만성 편두통이라 지칭하며, 난치성 질환에 속한다.

이처럼 유병률은 높으나 발생기전이 규명되지 않은 난치병임에도 불구하고 편두통은 가벼운 질환으로 취급받고 있다. 상담이 필요해 진료시간이 많이 드는데 반해 수가는 지원되지 않아 임상의들의 관심도가 낮은 것도 이 질환이 만성화되고 약물과용성 두통이 증가하게 되는 이유다. 약국에서 흔히 구입할 수 있는 게보린과 사리돈, 정확한 상담과정없이 처방한 트립탄 제제가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이 된다. 그렇기에 일반인은 물론 임상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대한두통학회는 매년 춘계학술대회를 통해 쉽게 두통에 대한 최신지견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광수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신경과)은 임상의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만일 두통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면 급성 두통 치료를 위해 일주일에 2회 이상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는 두통 전문가에게 전원시킬 것을 당부한다.

지난 16~17일 한국에서 개최된 제2회 아시아두통학회(ARCH)에는 세계두통학회 회장인 Hans-Christoph Diener가 올해 주목해야 할 편두통 이슈들을 소개했다. 그는 새로운 치료제로서 CGRP 길항제와 선택적 5-HT1F 효현제, 예방약물인 토피라메이트와 보톡스, 비약물적 치료 및 예방법인 PFO 폐쇄술과 TMS를 올해의 주요 이슈로 언급했다. 근거수준은 높지 않지만 다양한 치료법이 소개되는 것은 난치성 질환의 특징적인 양상이다.

대한두통학회는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내년 가이드라인 일부를 개정할 계획이다.

여러분의 두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라며, 올해 주목해야 할 편두통 이슈를 소개한다.

만성 편두통 예방약물

▶토피라메이트

Diener 회장은 편두통 예방약물로서 비교적 높은 근거를 확보한 약물로 베타차단제, 플루나리진, 발프로익산, 토피라메이트, 아미트립실린 등을 지목했다. 그러나 예방효과에 있어서 위약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근거수준이 낮은 마그네슘, 비타민B2, 비스테로이드소염제(NSAID), 가바펜틴, 선택적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SNRI)에 대한 연구자들의 관심도 높다. 현재 FDA 승인을 받은 약물은 프로프라놀롤(제품명 인데랄), 티모롤(제품명 블로카드렌), 토피라메이트(제품명 토파맥스), 디발프로엑스 나트륨(제품명 데파코테), 보툴리눔A독소(제품명 보톡스) 5가지다. 이중에서도 눈에 띄는 약물은 2004년 성인의 편두통 예방약물로 승인받은 토피라메이트와 최근 FDA 승인에 따라 만성 편두통 예방에 대해 적응증을 추가한 보톡스다.

현재 토피라메이트는 성인의 만성 편두통과 삽화성 편두통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는 약물이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 잦은 두통발작때문에 예방요법이 필요한 환자에서 일차약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과체중, 간질, 베타차단제 금기인 성인 환자에 고려해야 한다.

정확한 작용기전을 알려져 있지 않지만, 토피라메이트는 신경 과흥분을 제한하는 전위 나트륨 채널 차단, 신경원성 경막 혈관확장과 CGRP 기인성 확장을 조절하는 L-type 칼슘채널 차단, GABA 매개성 신경전달의 강화, 흥분성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 전달 억제 등을 통해 편두통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1990년대 발프로에이트가 편두통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축적된 이후 편두통 치료를 위한 많은 새로운 항전간제의 임상연구가 이루어졌다. 성인에서 편두통 예방목적으로 항전간제를 사용한 연구 결과 위약군 대비 두통 발작 빈도를 50% 이상 감소시키는 경우가 두 배 이상 높았다(Cephalalgia 2008;28:585). 토피라메이트와 발프로에이트가 가장 효과적이었으나 라모트리진, 클로나제팜, 비가바트린, 아세타졸라마이드는 위약군 대비 현저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소아 편두통에서 항전간제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는 어떠한 효과도 없는 것으로 결론지은 바 있다(Eur J Pain 2008).

토피라메이트의 안전성과 관련 일부 연구들은 토피라메이트 하루 100mg 투여 환자의 2% 이상이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치료 중단 부작용들과 시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고자 4주간 적정, 22주간 유지, 총 26주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군은 토피라메이트군 24.9%, 위약군 11%였고, 감각무딤, 인식장애, 오심, 식욕상실 등 치료중단으로 이어진 부작용은 모두 적정기에 발생함을 확인했다(Eur J Neurology 2007;14:900). 반면 처음 6주 이내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이후 투약과정에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낮았다.
 한편 토피라메이트는 편두통 예방과 더불어 체중감소 효과가있어 여성 환자들의 반응이 좋다는 후문이다. 반면 FDA 승인 약물은 아니지만 많은 임상연구를 기반으로 오프라벨로 사용되고 있는 아미트립틸린은 60% 이상의 투약 환자가 1% 이상 체중이 증가했으며 28.5%가 5% 이상 증가를 보인다(Clinical Therapeutics 2009;31:542).
<그림1>기능적 장애를 기준으로 평가시 편두통 심각도의 변화

비약물요법

▶PFO 폐쇄술

비약물요법으로는 경피자기자극술(TMS), 바이오피드백, 리도카인, 스테로이드, PFO 폐쇄술 등이 사용되고 있다.

편두통과 난원공개존(PFO) 사이 관련 가능성은 몇몇 병원이 PFO 폐쇄술 시행 후 편두통 발생률이 개선됐다는 보고를 함으로써 2000~2004년에 제기되기 시작했다(Headache 2006;46:663). 이후 카테터를 이용한 잔존 난원공 폐쇄가 심각한 편두통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제안되고 있다.

이 같은 이론의 근거는 편두통이 여과되지 않은 정맥혈이 PFO를 통해 우심방에서 좌심방으로 흘러 들어 미세한 색전과 같은 편두통 유발인자가 생성되어 뇌에 도달할 수 있다는 추측성 이론에 근거한다. 실제 전조 동반 편두통은 뇌졸중과 상관성이 높은데 이들은 또한 PFO인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그러나 PFO 폐쇄술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중이다.

MIST 연구는 최초의 전향적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군 연구로 편두통 환자에 PFO 폐쇄술 후 6개월간 추적관찰했다. 연구 결과 두통시간 감소, 두통일수 감소 등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으나, 폐쇄술 환자의 40%가 관해에 도달한다는 일차종료점 도달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두통일수 50% 감소 환자는 폐쇄술군 42%, 가짜 수술군(sham) 23%로 유의한 차이를 확인했다. 비록 연구는 실패했지만 편두통과 PFO의 상관관계와 PFO 폐쇄와 편두통 완화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의미를 인정받으며 PFO 폐쇄술의 임상적 가치를 지지하고 있다.

<그림2>두통일수 50% 이상 감소 비율

<그림3>두통시간 감소 비율

▶TMS

경두개자기자극술(TMS)는 편두통의 급성기 치료 및 예방적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진단 및 치료기기다. TMS는 자기력을 두피로부터 대뇌 피질로 전달해 뇌내 약한 전류를 유발해 신경을 흥분 및 탈분극시키는 비침습적인 과정을 거친다. 신경 및 정신질환자의 진단, 모니터링 치료에 이용된지는 이미 20년이 넘었고, 수만명이 이 기기를 경험했다.

TMS가 뇌혈류 감소 현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이론에 근거해 단일 TMS(single-pulse TMS, sTMS)는 전조 동반 편두통의 급성기 치료법으로서 일부 사용되고 있다. 전조 동반 편두통 환자에서 관찰되는 뇌혈류 감소는 뇌, 특히 후두 피질 과흥분의 결과다. 뇌혈류 감소는 동물실험에서 신경염을 유발해다. 편두통 환자에서 뇌혈류 감소의 중요성은 최근 편두통 예방에 효과적인 약물이 동물실험에서 뇌혈류 감소를 억제했기에 주목받고 있다(Ann Neurol 2006;59:652). TMS는 동물실험에서 뇌혈류 감소를 억제했으며, 최근 몇몇 임상연구는 sTMS가 전조 여부에 관계없이 편두통 치료에 효과적이고 순응도도 좋았다고 보고했다(Lancet 2010;9:373). 현재 전조 동반 편두통 외래 환자의 급성기 자가치료를 위한 휴대용 기기도 개발되어 있다.

한편 반복 TMS(repetitive TMS, rTMS)가 뇌 흥분과 신경전달물질 활성을 조절한다는 이론에 근거해 편두통 예방요법으로 연구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rTMS의 역할에 대한 근거는 미약해 추가적인 연구가 요구된다.

임상을 통해 수만명이 경험한 만큼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없는 상태다. sTMS로 인한 신경정신학적 기능의 변화에 대해 보고된 바 없다.

<표1>급성기 편두통 치료에서 sTMS의 효과

급성 편두통 발작 치료제

▶CGRP 길항제

만성 편두통은 난치성 질환이고, 기존약물의 치료에 대한 반응도 미약하기에 신약에 대한 기대가 유난히 높은 영역이다. 1990년대 소개된 대표적인 편두통 치료제인 트립탄 이후 CGRP 길항제는 편두통의 병태생리에 근거해 개발되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약물이다. 현재 트립탄이 많은 환자의 편두통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키고 있지만 이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있고 다양한 부작용의 한계가 존재한다. CGRP 길항제인 텔카제판트는 새로운 개념의 편두통 치료제다.

삼차감각신경에서 분비되는 CGRP는 지속적인 두통발작중 경정맥혈내 증가가 확인되면서 편두통과의 상관성이 제기됐다(Lancet 2008;372:2089). CGRP는 혈관확장과 더불어 비만세포에서 히스타민을 분비하고 신경절내 질산 생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CGRP 길항제는 삼차신경과 중추신경내 몇개소에 위치한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티드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통증을 완화시키며, 텔카제판트는 트립탄 제제의 주요 한계점인 혈관수축을 유발하지 않는다.

편두통의 급성 치료를 위한 임상연구에서 트립탄과 비교시 유사한 효과를, 위약군보다는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CGRP 차단제의 작용기전은 트립탄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급성 편두통 치료시 추가 약제 또는 트립탄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부작용, 금기 환자를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아 왔다. 메이요클리닉이 81개 병원 1380명의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텔카제판트, 위약, 졸미트립탄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를 보면, 졸미트립탄의 부작용 발생률은 51%인 반면, 텔카제판트는 34%로 위약군 32%와 유사했다. 트립탄이 가지고 있는 혈관수축 등 위험한 부작용이 없는 것이 특징적이다.

기존 약물에 반응이 기대에 못미치거나 사용이 제한된 환자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예방적 연구에서 두 명의 환자가 혈중 간수치가 현저히 증가하며 중단된 이후 FDA 승인은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간수치 경향을 보여 주기적 검사가 필요한 약물이긴 하지만, 치료 목적의 처방에 큰 장애요소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 언급하고 있어 승인시 치료제 시장의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높은 약물이다.

▶선택적 5-HT1F 효현제

현재 사용되고 있는 트립탄 제제는 5-HT1B, 5-HT1D 수용체에 작용하며, 여기에 5-HT1F 수용체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트립탄 제제들도 2상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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