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췌장 β-세포의 기능회복과 A1C 수치 정상화 장기간 유지효과

7명.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최수봉교수가 밝힌 인슐린펌프 치료로 완치된 환자의 수다. 숫자 자체는 많지 않지만 평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당뇨병이 인슐린펌프 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실제 환자사례를 보고했다는 점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수봉 교수는 인슐린 펌프 치료법이 장기간 당화혈색소(A1C) 수치를 안정화시킴은 물론 췌장의 인슐린 분비기능을 회복시켜 준다는 연구를 발표, 인슐린 펌프 치료법의 효과를 강조했다.


16일 대한당뇨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이 연구는 인슐린 글라진 위험 논란에 이어 최근 로시글리타존 문제까지 당뇨병 치료방법의 안전성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의 발표라는 점에서 그 비중을 더하고 있다.


최 교수팀은 2005년 9월부터 2010년 9월까지 5년간 217명의 인슐린펌프 치료군을 5년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췌장 β-세포의 기능 평가의 대체마커인 C-peptide 농도가 평균적으로 치료 전 4.5(±2.11)ng/ml에서 5년 치료 후 7.09(±2.39)ng/ml로 증가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A1C 수치 역시 8.43(±2)%에서 6.87(±0.73)%로 정상치 6.4% 이하 범위에 가까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완치된 7명의 환자들 중 유병기간이 최장 15년이었던 환자도 있었다”며 “유병기간에 상관없이 인슐린펌프 치료로 β-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환자의 치료방법에 대한 순응도에 따라 C-peptide 수치에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6개월~2년까지는 수치가 잘 유지되지만 환자가 긍정적인 결과에 대해 중간에 임의적으로 생활패턴에 변화를 주거나 치료를 중단할 경우 결과적으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 이에 치료 기간 중 환자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고, 환자가 치료방법에 순응할 경우 ‘완치’도 꿈이 아니라는 것이다. 완치된 7명은 모두 치료 순응도가 좋았던 환자들이다. 이들은 치료종료 후에도 A1C 수치가 1~2년 간 6.5% 이하로 유지됐고 추가적인 치료는 없었다. 아직 이들에 대한 추적 연구가 지속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 장기적인 효과는 확인할 수 없지만, 최 교수는 “이들의 효과는 지속될 것이고, 인슐린펌프 치료를 받는 대다수의 환자들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슐린펌프가 아직 경구용 약물이나 인슐린 주사보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의문들이 제시됐다. 우선 치료기간 중 발생한 BMI 증가에 대한 지적에 대해 최 교수는 “BMI의 증가는 β-세포가 회복돼 가면서 환자의 식사량이 증가한 것이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를 비만과 연결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답했다. 연구팀의 노연희 교수도 “인슐린펌프 치료로 인해 당뇨병 환자의 손실된 근육이 식이요법, 운동요법과 함께 회복되는 것”이라며 BMI 증가를 비만의 전조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인슐린펌프 치료를 통해 7명의 ‘완치’ 환자 사례가 보고됐고, 무엇보다 당뇨병으로 인한 신경합병증, 망막합병증의 예방에도 높은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경우 절단한 환자가 한 환자가 한 명도 없었다며 치료전략에대한 가치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로시글리타존 사태에 이어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들도 일부에서 발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최 교수의 발표에 대한 학계와 관련 의료계의 반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인슐린펌프 치료는 인체의 인슐린 분비 주기에 맞춰서 저하된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분비량을 보조해 주는 방법이다. 최초 투여량은 환자의 A1C 수치를 고려해 기초투여량으로 시작하고 ‘try & error"방식으로 맞춤용량을 결정해 증량해, 환자의 C-peptide 수치 평가와 함께 서서히 투여량을 감소시켜간다. 식사 시에는 단수화물계수법을 통해 인슐린 투여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최 교수의 인슐린펌프 치료로 인한 췌장 β-세포의 회복과 A1C 정상화에 대한 연구는 지난 9월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도 발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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