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루 복지부에...22일 국감서 논의될 듯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는 CARVAR수술을 계속 진행할 수 있을까. 수술의 존폐여부 심사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국정감사에서도 집중 거론되는가 하면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찬반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12일 처음으로 열린 심평원 카바수술실무위원회(위원장 박병주)는 뚜렷한 결론없이 양측의 입장차만 재확인한 자리였다. 실무위원 11명중 9인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카바수술의 후향적 수술성적 평가연구 결과와 이 연구결과에 대한 건국대병원의 제출의견에 대해 검토했다.

실무위원회는 보건연 연구 관련자와 시술자인 송명근 교수를 출석하게 해 연구결과에 대한 보고와 시술자의 의견을 듣는 순으로 진행됐다. 연구자와 시술자 각각 분석한 자료를 발표하고 상호간 견해 차이에 대해 의견을 나눴는데, 수술시 진단명 분류, 사망률, 유해사례 정의, 안전성 평가항목, 수술 부적합환자에 대한 시술문제 등에 대해 상당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실무위원회는 보건연이 제출한 보고서에 대해 "그동안 실무위원회가 제시한 절차에 따라 수행됐음을 확인했으며 이 보고서에 제시된 내용은 실무위원회 위임에 따라 흉부외과학회와 심장학회 추천에 의해 6인의 전문의로 구성된 자료검토위원회에서 검토, 작성됐음도 확인했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또 실무위원회는 "제출된 보고서에서 해당 시술의 유효성을 평가할 수 없었으며 기존에 대동맥판막치환술과 비교할 때 감염성 심내막염 등 유해사례가 더 많이 관찰돼 카바수술의 안전성 측면에서 보다 면밀한 추적조사가 필요하다"며 "추적 조사에서 소실된 44명에 대한 사망여부를 확인할 필요에 대해 모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수술적응증이 되지 않는 다수의 경증환자에서 카바수술이 시행(52명)됐으며 이중 사망을 포함한 심내막염 등의 유해사례가 발생되었다는 보고 내용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보건연 보고서와 건국대병원 검토 의견간에 상충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지침에 따라 연구진실성 규명이 보다 필요하다는 정도에서 결론내렸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친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통해 밝혔던대로 "카바는 가장 안전한 수술이며 수술효과가 좋은데도 의도적으로 음해하려고만 하고 있다"며 "현재의 실무위원들은 카바수술에 부정적인 흉부외과학회와 심장학회 등 편향적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위원 기피 및 제척 신청을 했으며, 중립적인 인사로 교체해야 정확하고 공정한 평가가 가능해진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송 교수가 집중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은 실무위원회 자체의 재구성이다. 일단 심평원은 조만간 실무위 심의결과를 복지부에 제출할 방침이고, 판단의 칼자루는 복지부가 쥐게 되기 때문에 복지부 결정에 이목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카바수술은 국정감사장에서도 이슈가 됐던 만큼, 복지부가 신경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영희 의원(민주당)은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카바수술 논란의 핵심은 복지부의 최종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민감한 내용의 보고서가 유출됐다는 점과 보건연이 복지부에 제출한 카바수술 연구보고서의 사망률 통계 오류에 있다"며 "보고서 유출은 연구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여론형성 도구로 활용돼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유럽특허에 CE인증까지 얻은 신의료기술임에도 학회 등에서 외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22일 복지부 종합국감이 열리기 3일 전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동시에 종합국감 때 보건연 허대석 원장을 출석시키라고 요구했다. 따라서 22일 또한차례 카바수술에 관해 집중 논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고된다.

여기에 한나라당 의원은 카바수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자칫 여야당 정치권 다툼으로까지 비춰지게 됐다.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은 "보건연이라는 국가기관이 그렇게 허술한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심장내과·흉부외과 등 심장 전문가들이 모여 내놓은 객관적인 평가자료"라며 "보건연 심층토론을 통해 중간보고서가 나온 상황에서 복지부가 이와 관련된 결정을 미루지 말고 잘잘못을 가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측은 "카바수술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답한 이후에는 말을 아꼈다.

한편, 송카사모(송명근 교수의 카바수술을 사랑하는 모임)은 "이상이 있으면 환자들에게 가장 먼저 나타나지만 전혀 카바 반대여론이 일지 않고 있다"며 "수술 효과가 좋고 평생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는 만큼, 환자들의 수술 선택권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며 송 교수 편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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