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떤 사람들은 비만이 되는가? 비만 중에서도 어떤 이는 허리에 어떤 이는 엉덩이에 유독 살이 찌는데 이러한 체형의 특징적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만과 지방 관련 연구에서 이를 설명할 수 있는 30개 이상의 새로운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280개 연구기관의 400명 이상으로 구성된 과학자들의 국제연구팀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는 생물학적 과정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결과들을 Nature Genetics에 발표했다. 향후 비만 치료 및 예방에 대한 새로운 방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리가 두꺼워지는 사과 모양 체형, 엉덩이가 두터워지는 배 모양 체형 결정 유전자

게재된 연구는 2개이다. 첫번째 연구에서, DNA 염기서열(시퀀스) 변이가 나타나는 13개의 새로운 유전자 구역을 규명하였는데 이 영역이 어떤 체형이 될지 결정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 변이들의 효과는 남자보다 여자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의 선행연구들을 통해 체내 어디에 지방이 축적되는지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허리주변부에 지방이 축적되면 사과 모양의 체형(apple-shaped)이 되는데, 제2형 당뇨병과 심장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다. 반면 엉덩이와 대퇴부에 축적되는 지방은 배 모양의 체형(pear-shaped)이 되는데 당뇨병과 고혈압에 대한 약간의 보호를 제공한단 일부 연구가 있다.

식욕조절과 대사조절 유전자

두번째 연구는 체중과 신장의 비율을 측정하는 체질량지수(BMI)와 연관된 유전자를 규명하였다. 흔히 BMI 25~30은 체중과다, BMI 30 이상은 비만으로 본다. 연구팀은 GWAS (genome wide association study) 연구를 통해 약 25만 명의 전체 유전자 지도를 스캐닝 후 DNA 분석을 하여 BMI 관련 18개의 새로운 유전자 영역을 발견하였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DNA 변이 수를 2배 이상 증가시켜 총 32개로 만든 것이다. 이 새로운 발견을 통해 연구팀은 일부는 식욕에 영향을 미치는 뇌 유전자에 관여, 일부는 인슐린 및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라고 제안하였다. 연구에 따르면 부모에게 유전적 차이 외에 다른 차이는 없다고 보아 BMI를 증가시키는 DNA 변이를 많이 물려받는 사람들은 변이를 적게 물려받는 사람들보다 체중이 더 나가게 된다고 추론한다.

비만 치료제의 새로운 표적 제시될 지 기대

두 연구에 모두 참여했던 옥스포드 대학의 Cecilia Lindgren는 체형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남녀 사이의 차이를 말해주는 중요한 유전자의 발견으로, 기본적 생물학적 과정을 설명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하였다.

연구팀은 비만과 체중에서 유전자가 일부 역할을 하는 것이 사실이나 주범은 나쁜 식습관과 운동부족임을 강조했지만, 생활습관 변화나 다양한 비만치료제를 통한 그동안의 접근 방식에 큰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비만 치료제 개발에 있어 지방분포(fat distribution)의 양상을 바꾸는 치료제 개발 가능성도 있다.

이 두 연구들은 비만 및 체형에 대한 새로운 생물학적 관점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경전달물질(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의 재흡수를 차단하여 식욕과 대사를 조절하던 시부트라민 제제 퇴출이 결정된 현재, 비만 예방과 신약 개발에 대한 새로운 표적 제시는 최적의 시기를 조우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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