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정, 그가 의협회장 자진사퇴 22개월만에 다시 회원들의 부름을 받고 2003년 5월 1일, 8만 회원의 선두에 섰다.
우리는 먼저 김재정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며 앞으로의 그의 행보를 8만 의사와 함께 큰 기대속에 지켜보고자 한다.
지난 3월 14일 직선에 의해 그의 당선이 확정되자 국내 거의 전 신문 방송등 언론 매체는 "의료계의 투사가 돌아왔다"는 시각으로 그의 컴백을 비중있게 다루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의·정간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했다.

본지가 김재정 후보의 당선확정 직후인 3월15일 전국의 회원 100명을 대상으로한 선거결과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그의 당선은 "강한 의협 재건을 통한 의권수호와 정부와의 대화와 투쟁에 있어 선두에 서서 이끌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와 회원의 정서속에 등장한 김재정 회장은 새정부와 대화와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을 희망하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또한 의사의 진료권과 처방권을 제한하려는 것은 폭거라고 단정짓고 이를 훼손하려는 어떠한 의도나 조치도 수용 할 수 없다는 것을 재삼 확인하고 이는 논의의 대상도 아니라고 못박고, 정부가 이를 추진 할 경우 3년 임기를 감옥에서 보낼 각오가 되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최후의 마지노선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어 정부가 이를 강행할 경우 의정간의 대립은 제2의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

의료계 현안중 최대쟁점인 대체조제의 확대와 성분명처방 시행에 대한 김재정 회장의 의지와 각오는 확고하고 분명하며 이는 8만 의사 모두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이다.
김재정 회장의 성공적인 대정부 접촉을 위해서는 의사들의 참여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그의 리더십을 확고히 해주어 상대가 누구이든 당당하고 자신있게 하나된 힘을 무기로 대화와 투쟁에 한치 머뭇거림 없이 소신껏 수행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어야 한다.

김재정 회장 또한 최근 수년간 의료계의 대내외적인 소용돌이 속에서 지역과 직역, 세대간 인식과 이해, 그에 따른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와해되고 외면으로 지리멸렬한 조직을 추스려 전열을 재정비 강화하고 강한 의협으로 거듭나는 리더십을 확실하게 보여 주어야 한다.
김재정 회장은 당선후 임원 구성에 있어 인재 풀 제도를 도입, 회원들의 추천으로 구성한 진용과 함께 회원의 아픔이 무엇인가를 현장에서 찾아내어 의사로서의 자존심마저 빼았겼다고 자괴하는 회원들의 상처받은 마음과, 의사로서 국민의 건강을 보살피고 생명을 최일선에서 지킨다는 자부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상실감의 회복을 위해서도 적극 나서야 한다.

김재정 회장 자신은 의사로서 보람과 회한과 그리고 깊은 고뇌의 시간들을 누구보다 절절하게 체득한 의사의 길을 걸어왔다.
전 회원의 기대와 환호속에 등장했었고 좌절과 고뇌속에 퇴장의 아픔을 맛 보았고 결자해지의 각오로 못다한 의사사랑의 신념과 철학을 펼쳐보겠다며 와신상담, 다시 8만 회원의 선택을 받았다.

우리는 지난 2002년 6월 4일자 본란을 통해 극심한 분열과 갈등으로 혼탁한 의료계상황의 대전환을 위해 김재정 회장이 대승적 차원에서 과감하게 정도를 걸을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김재정 회장의 결단을 촉구한다"를 주장 한 바 있고 김회장은 6월 14일 의협을 스스로 떠났었다.
김재정 회장은 이제 더 물러날 곳이 없다는 8만 의사 모두의 절박한 상황인식속에 돌아왔다. 그러나 현실 상황은 물러났을 때 보다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다.

"국민의정부"의 많은 부분을 계승 한다는 의료정책의 기조가 거의 같은 색깔인 참여정부가 등장해 있고 그들은 의료계가 전면 파업도 불사하며 반대했던 정책들을 공약사항이라며 몰아가려 하고 있다.
김재정 회장의 앞길은 험난함 바로 그것이다. 그는 3년 임기를 감옥에서 보낼수도 있다고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그래서도 안된다.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머리가 그 어느때보다 김재정 회장과 8만 회원 모두에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새로 출발하는 김재정 집행부에 전회원의 동참이라는 축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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