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출시 후 여성에서의 임상결과가 일부 소개되면서부터 여성 성기능장애 치료제 개발 시도가 활발히 진행됐다. 즉, 과거에는 불감증으로 인식됐던 것이 약물로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하에 생물학적 장애로써 인식되기 시작한지 불과 10년 남짓하다.

여성 성기능장애는 단지 오르가즘을 못느끼는 것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Kaplan의 여성의 성적 반응 모델에 따르면 욕구, 흥분, 안정, 오르가즘의 4단계로 구성된다<그림>. 성적 반응 단계에서 여성 성기능장애(FSD)는 크게 성욕장애, 흥분장애, 오르가즘 장애, 통증장애의 4가지 타입으로 구분한다<그림>. 성욕장애는 성생활에 대한 욕구가 결여 또는 부재한 상태로 인한 정신적 고통 또는 관계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를 지칭하는 성욕감퇴장애(HSDD)와 성적 혐오장애로 나뉜다. HSDD는 DSM-IV-TR에서 정의한 FSD의 가장 흔한 형태다.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체형에 대한 컴플렉스, 자아감 감소, 성호르몬 불균형 등이 성적 욕구를 감소시키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욕장애는 나이에 상관없이 발생하며, 원발성과 후천성으로 구분한다. 후천성 HSDD는 정상 성기능 기간 이후 발생하는 장애를 의미한다. 성적 혐오장애는 과도한 혐오 지속 또는 재발로 성기 접촉을 피한는 현상을 의미한다.

성적 흥분장애(FASD)는 성적 흥분시 적절한 윤활-울혈 반응이 끝까지 지속되지 않아 완전한 성관계를 위한 충분한 흥분감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를 의미한다. 오르가즘 장애(FOD)는 적절한 성적 흥분과 자극 후에 지속적으로 또는 반복적으로 오르가즘이 불가능한 상태를 지칭한다. 오르가즘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및 수치심 등 심리적인 원인으로 일어날 수 있으며, 성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충분한 자극을 주지 못해 오르가즘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 만성질환과 신경계 이상, 호르몬 결핍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통증 장애는 성교통, 질경련, 그 외에도 어떤 형태로든 성 행위와 관련된 통증이 포함된다. 이들은 새로이 등장한 진단명들이다.




가장 흔한 FSD는 성욕장애

2008년 발표된 PRESIDE 연구는 여성 성기능장애의 유병률을 분석한 대규모 인구 기반 연구로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됐다. 연구는 HSDD에 대해 환자와 임상의간 충분한 대화가 어려운 상황임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결과를 보고했다.

미국에서 진행된 PRESIDE 연구결과에 따르면 3만1000여명의 18세 이상 여성중 12%가 성적인 문제로 인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Obstetrics&Gynecology 2008;112:970). 응답자의 평균연령은 49세였다. 가장 일반적인 성적 문제는 낮은 성욕으로 38.7%가 응답했고, 흥분장애 26.1%, 오르가즘장애 20.5%였다. 연구에서는 통증장애에 대한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성적 문제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쁜 경우, 낮은 교육수준, 우울증, 불안감, 갑상선 호르몬 불균형, 요실금과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연구는 미국 국립여성건강센터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미국 SUNY-Downstate Medical center 가정의학과 Richard Sadovsky 교수팀는 40~80세 여성의 성적 문제 유병률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J Sex Med 2006;3:795). 21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50.9%가 성생활을 하고 있었고 이들중 34.3%가 연구팀이 개발한 질문기법을 이용해 성적 문제에 대한 상담을 진행했다. 성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의 평균 연령은 52.2세였다. 40대 이상 여성의 가장 일반적인 성적 문제는 통증으로 14.8%가 해당됐다. 문제를 가진 것으로 판정된 여성의 43%가 의사와 상담을 원한다고 답변했다.

이화의대 윤하나 교수에 따르면 소규모의 국내 유병률 연구 결과들도 미국, 유럽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고되어 있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부인과 Knoepp LR 연구팀은 292명으로부터 여성 성 고통지수(FSDA)를 측정한 결과, 26%가 성적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J Sex Med 2010 Aug.). 고통을 느끼는 여성들은 우울증 척도인 CES-D 척도가 높았고(16.6 vs 9.5, p=0.001), 흥분감은 낮았으며(56.8% vs 25.1%, p=0.001), 오르가즘을 느끼는 횟수가 적었고(54% vs 28.8%, p=0.001), 성교통을 겪고 있었다(39.7% vs 10.6%, p=0.001). 다변위분석 결과 정신적 고통은 성교통시 3.1배 증가했고, 성교중 흥분을 경험할 경우 81% 감소했다.

연구들은 성기능장애가 삶의 질에 미치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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