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래 과장, 의료 질 위한 지불제도 개편 주장

"수요 많지만 공급 부족했던 시절 고안했던 행위별 수가제가 의료의 양극화를 초래했다."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병원인력 국제세미나에서 보건복지부 공공의료과 손영래 과장은 행위별 수가제를 지역별 의료 양극화가 초래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70년대 의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하루에 10명의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의사에게 수십명의 환자를 진료하도록 하는 등 질적인 가치보다는 양적인 가치에 무게중심을 두었다는 것.

손 과장은 "당시의 의료경쟁 환경이 질적 성장보다 양적 팽창을 유리한 구조로 됐기 때문"이라며 "행위별 수가제가 당시 환경에서는 필요했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의료의 질을 향상하는데는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경력 30~40년인 베테랑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가 진료를 해도 같은 수가가 책정되며 최신 의료기기나 구형 의료기기도 같은 수가가 책정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손 과장은 "행위별 수가제도와 같은 지불제도가 의료기관의 양적 팽창을 위해 거대자본의 유입을 초래하게 됐고 곧 의료 양극화를 초래한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토론에 참석한 대한병원협회 이왕준 정책이사도 의료의 양극화에는 의료기관의 자본 축적 과정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정책이사는 "국내 의료기관이 빠른 기간에 양적 팽창을 할 수 있었던 원인은 국민건강보험 제도의 영향도 있지만 부동산 가치가 크게 올라 대출 등 거대자본의 유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제 부동산 시장이 꼭짓점을 찍어 하락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기관도 더이상 양적팽창이 아닌 환자 중심, 질적 성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

손 과장도 의료기관의 양적팽창 시대 마감을 언급했다.

그는 "이제는 양적 팽창보다는 환자 중심의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행위별 수가제가 아닌 적절한 지불보상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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