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펌프를 이용한 당뇨병 치료의 췌장기능 회복 효과가 입증됐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최수봉 교수는 지난 2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제46차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장기간 인슐린 펌프 치료에 관찰된 제2형 당뇨병의 혈장 C-peptide 농도의 변동(Changes in the concentration of serum C-peptide in type 2 diabetes during long-term continuous subcutaneous insulin infusion therapy)’이라는 논문을 통해 인슐린펌프 치료를 통해 췌장의 인슐린 분비가 정상으로 회복되고 당화혈색소(Hemoglobin A1c)도 정상화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최 교수는 건국대병원 인공췌장클리닉과 건국대 충주병원 당뇨병센터에서 2005년 9월부터 2010년까지 8월까지 5년 동안 인슐린펌프로 치료한 18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경과를 추적 연구한 결과, 장기간의 혈당조절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Hemoglobin A1c : 정상치는 6.4 이하)의 경우, 치료 전 평균 8.39에서 6.75로 감소해 혈당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을 알 수 있는 식후 C-peptide의 농도가 인슐린 펌프 치료 전 4.58 ±2.07 ng/ml에서 치료기간이 증가할수록 매년 증가, 5년 치료 후에는 7.01±2.11 ng/ml로 통계적으로 매년 유의하게 증가해 당뇨병의 원인인 인슐린 분비가 정상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는 이전까지의 당뇨병 치료방법인 식이요법, 운동요법, 경구 혈당강하제 복용 및 하루에 인슐린을 한번 내지는 두 번 맞는 고식적 인슐린 치료 시에는 ‘췌장에서의 인슐린 분비가 지속적으로 감소, 당뇨병을 치료해도 고혈당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당뇨병의 합병증이 올 수밖에 없다’는 기존의 당뇨병 치료 개념과는 정반대되는 개념을 도출해낸 연구 결과이다. 따라서 전 세계의 많은 당뇨병 전문가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는 전언이다.

최 교수는 “연구대상 환자가 인슐린 펌프 치료를 받기 이전까지 당뇨병을 앓았던 기간은 평균 11.2년이었는데 유병기간이 짧을수록, 인슐린 펌프 치료 기간 중 혈당 조절을 정상에 가깝게 할수록 인슐린 펌프 치료를 통한 췌장의 C-peptide 분비 능력이 더욱 잘 회복되는 것으로 보였다”며 “그러나 이 치료 과정 중 관해(당뇨 치료 없이 정상 혈당을 되찾게 된 현상)가 온 사람들 가운데 유병기간이 최장 15년이었던 환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 당뇨병을 얼마나 오래 앓았는지에 상관없이 인슐린펌프 치료를 열심히 해 정상 혈당을 계속 유지하면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이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노연희 교수는 “인슐린 펌프 치료 기간 중 또 하나 관찰된 것은 인슐린펌프 치료 시작 당시에 비해 인슐린 하루 총 투여량이 45% 정도 감소한 현상인데 이것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에 관여하는 베타세포의 기능이 회복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또, 체중은 인슐린 펌프 치료 6개월 시점에서 평균 3% 증가했고 이 상태는 5년 추적 기간 중 더 이상의 체중 증가나 감소 없이 그대로 유지되었으며 치료 전에 비해 평균 체중이 늘어날수록 베타 세포 기능도 동반적으로 좋아짐을 관찰하여 당뇨병으로 인해 부실해졌던 근육 등 신체 장기가 회복될 정도의 체중 증가는 유익한 것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2010년 유럽당뇨병학회에는 공식적으로 100여 개국에서 1만7000여명의 당뇨병 관련 의료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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