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재동기화치료(Cardiac Resynchronization Therpy, CRT)는 심부전환자나 심부전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서 일반적으로 진단되는 부정맥을 전기 자극으로 바로잡는 치료방법으로, 국제심부전협회(Heart Rhythm Society, HRS)는 2200만 울혈성 심부전 환자들에게 획기적인 치료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CRT의 기본적인 개념은 심장각차단(bundle branch block)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전도의 지연을 심장 내장 기기를 통해 심실들의 확장, 수축을 원활하게 만드는 것이다.

RT에 대한 임상연구들이 발표되기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미국, 유럽 등 세계학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ESC가 올해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심부전 기기치료 가이드라인이 클래스 1, 근거수준 A(Class Ⅰ, Level of Evidence A)로 CRT 권고범위를 기존 NYHA class 3, 4에서 경증으로 분류되는 NYHA 2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을 업데이트 된 것은 이를 잘 반영해 주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NYHA class 3, 4 심부전환자가 좌심실박출량(LVEF)이 35% 이하, QRS 간격이 120ms 이상, 동리듬인 경우 CRT를 시행하고, class 4 환자에게는 즉각적으로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NYHA class 2 심부전 환자의 경우는 LVEF가 35% 이하, QRS 간격이 150ms 이상, 동리듬일 경우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NYHA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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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 1 - 경증 : 신체활동에 제한이 없음. 일반적인 신체활동이 피로, 심계항진, 호흡장애를 유발하지 않음
Class 2 - 경증 : 신체활동에 약간 장애가 있음. 쉴 때는 문제가 없지만, 일반적인 신체활동으로 인한 피로, 심계항진, 호흡장애가 나타남.
Class 3 - 중등도 : 신체활동에 장애가 나타남. 쉴 때는 문제가 없으나, 일반 이하 수준의 활동으로도 피로, 심계항진, 호흡장애가 나타남.
Class 4 - 중증 : 신체활동 전반에 불편함이 동반. 쉴 때도 심부전 증상이 나타남. 신체활동의 증가와 함께 불편함도 증가함.

▲환자군 범위 확대

이번 가이드라인은 2008년 급·만성 심부전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과 2007년 ESC 심장재동기화치료(Cardiac and resynchronization therapy, CRT) 가이드라인에 대한 업데이트로, MADIT-CRT 연구와 REVERSE 연구를 근거로 하고 있다. 무작위 대조군 임상인 두 연구들에서는 NYHA class 1, 2 환자를 대상으로 CRT를 시행했을 때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률과 사망률이 감소하고, 무심부전 생존율의 개선에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가이드라인 위원회 노르웨이 베르겐대학 케네스 딕스테인(Kenneth Dickstein) 교수는 이 결과들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권장사항의 근거를 클레스 Ⅰ, 근거수준 A로 책정했다. 특히 이번 가이드라인이 코호트 연구 내용 검토에서 끝내지 않고 실제 코호트를 관찰하고 환자들의 상태를 평가했다는 점에서 무게를 더 실어주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NYHA class 1 환자가 포함하지 않은 것에 대해 MADIT-CRT 연구의 15%, REVERSE 연구의 18%에 해당하는 NYHA class 1 환자들을 평가한 결과 CRT의 효과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임상에서는 QRS 간격 130ms 이상을 기준으로 했지만, 대부분 150ms 이상이었다며 권고사항의 내용을 부연했다.

한편 NYHA class 3, 4 환자에 대한 내용에서도 NYHA "ambulatory" class 4 환자의 경우, CRT-D, CRT-P이 비CRT군과의 2년 사망률 감소 비교에서 55%, 45%로 비CRT군의 62%보다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나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고 있다. 또 CRT+제세동기 시술을 받은 환자에서 1년 이상의 생존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ADIT-CRT 연구
[NEJM. 2009; 361:1329-1338]

MADIT-CRT 연구는 CRT가 경증 심부전 증상, 감소된 박출량, 넓은 QRS 간격을 지난 환자에게 시행했을 때 사망이나 심부전사건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는 지를 4.5년 동안 기간을 두고 진행한 연구다.
대상자들은 허헐성 또는 비허혈성 심근증, 박출량 35% 이하, QRS 간격 130ms 이상인 182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들 중 15%는 NYHA 1등급, 84%는 NYHA 2등급에 해당했다. 731명은 ICD를, 1089명은 CRT와 ICD 시술을 같이 받았다. 일차종료점은 모든 원인에 있어서의 사망과 치명적이지 않은 심부전 관련 유해사건이었다.

2.4년 추적기간 동안 CRT+ICD군에서 일차종료점에 도달한 환자는 17.2%로 ICD 단독군 25.3%에 비해 34%의 종료점 위험도를 줄였다. 심부전 관련 유해사건 위험도는 41%의 감소를 보였다. 심부전 위험도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환자군은 QRS 150ms 이상인 군이었다. 양 군에서 연간 사망률 감소는 3% 가량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심각한 부작용은 두 군 모두에서 거의 없었다.

[Circulation. 2010;122:985-992]

이와 함께 심초음파를 통해 분석한 결과도 긍정적이었다. 12개월 째 심초음파를 통해 심장크기와 기능을 비교한 결과, 좌심실 이완기말 지수(left ventricular end diastolic index)는 ICD 단독군이 7.4mL/㎡, CRT+ICD 병용군이 26.2mL/㎡ 감소를 보였고, 좌심실 수축기말 지수는 9.1mL/㎡. 28.7mL/㎡이 감소했다. LVEF도 3%, 11% 개선됐다. 이완기말 크기가 10% 감소할 때 일차종료점 위험도가 40%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긍정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REVERSE 연구
[J Am Coll Cardiol. 2008;52:1834-1843]

REVERSE 연구는 2008년 미국심장학회(ACC)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대규모 이중맹검 연구로, NYHA class 1, 2 경증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CRT에 따른 경증심부전 증상, 좌심실 기능부전의 예방 또는 진행저하 효과를 비교했다.

임상 참가자들은 NYHA class 1, 2로 동맥절, LVEF 40% 이하, QRS 간격 130ms 이상, 좌심실 확장기말 지름이 55mm 이상인 610명으로 모두 심부전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대상자들은 CRT-D나 CRT-P를 이식받았다. 이들을 무작위로 CRT 활성화군과 비활성화군으로 구분해 CRT 유무의 차이를 비교했다. 일차종료점은 임상적으로 악화된 경우였고, 이차종료점은 LV 말수축기 크기지표의 변화였다. 12개월 후 일차종료점에서는 CRT 활성화군 16%, 비활성화군 21%로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CRT 활성화군에서 좌심실 기능 개선에는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J Am Coll Cardiol. 2009;54:1837-1846]

이후 REVERSE 연구 대상자 중 유럽인 262명만을 대상으로 24개월 동안 관찰한 연구에서는 CRT 활성화군의 임상적 예후 악화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또 심부전으로 인한 초회 입원, 모든 사인으로 인한 사망 시간은 상당히 지연됐다. 이와 함께 CRT 활성화군에서 좌심실 수축기말 지름도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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