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판도 바이오의약품으로 움직인다
전문가들 "인허가 전략·마케팅 계획 잘 세워야 성공 가능"
 
미래의 제약산업을 이끌 주인공은 바이오의약품, 그 중에서도 바이오시밀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더이상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지난 1일부터 3일간 코엑스서 열렸던 "바이오 코리아(Bio Korea 2010)"에 참여했던 수많은 바이오 전문가들은 "세계 제약산업의 판도는 바이오의약품으로 변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세계 의약품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참석한 삼성전자, 인터네셔널 사이언티픽 스탠더드, 앤티토프, 셀트리온, 스크립스 코리아 항체연구소 등 주요 바이오전문회사 관계자들은 국내업체들이 바이오시밀러로 성공하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으로 "정확한 시장 및 특허분석", "각 국가별 허가규정 숙지", "치밀한 마케팅 전략수립" 등을 제시했다.
 
앤티토프사의 매튜 베이커 수석 연구원은 "한국은 신기술(바이오시밀러)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칭찬하면서 "신기술을 뒷받침해주는 다양한 전략을 갖춘다면 세계시장에서 성공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시장 정확히 분석하는 시각 키워라
 
이번 심포지엄에서 대부분의 연자들은 프레젠테이션 초기 화면에 다양한 시각에서 시장트렌트를 보여줬다.
 
이는 그만큼 현 바이오의약품의 시장분석이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전세계에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중인 회사는 수 백곳이 넘는데 이들이 어떤 회사들이 어떤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지, 또 어떤 나라(수출시장)를 공략하는지를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향후 시장을 공략하는데 있어서 하늘과 땅차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정보업체들이 쏟아내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전략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른바 손자병법에 나오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를 강조한 것이다.
 
현재 글로벌인포메이션, 톱슨데이터스트림, 프로스트앤설리번, IMS 등 업체들이 내놓는 보고서는 어떤 업체들이 어떤 제품을 개발하고 어떤 단계에 이르렀는지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앞선 산도스, 테바 등 회사들은 자체보고서를 꾸준히 내놓고 있는 상황인데 이들의 보고서를 리뷰할 필요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단일클론항체 시장 가파른 성장 예상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조사기관에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시장분석을 내놓았는데 이들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오는 2014년이 되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1690억 달러로 늘어난다. 이는 전체 의약품 시장의 23%를 차지하는 수치다. 또 이쯤되면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100개 중 50개는 바이오의약품이 될 것으로 보고서들은 추측하고 있다.
 
또 바이오시밀러는 EPO, 인터페론, 치료단백질, 단일클론항체 등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 이중에서 가파른 시장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보이는 품목은 단일클론항체 시장이다. 때문에 가장 많은 회사들이 단일클론항체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크립스 코리아 항체연구소의 송병두 대표는 "현재 전세계 처방 톱 10목록에 바이오제품이 4개밖에 없지만 2014년이되면 6개로 화합물의약품 시장을 앞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중(바이오제품) 단일클론항체 제품이 9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경쟁이 심한 단일클론항체 시장을 공략하려 한다면 세계 유수의 제약사들의 개발 과정을 절처히 분석해야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각 국가별 허가·심사 규정 숙지하자
 
두 번째는 정확한 허가·심사 규정의 완벽한 이해다. 각 나라별 바이오시밀러의 허가심사규정은 모두 동일한 것 같지만 깊숙이 들여다보면 매우 다르다. 당장 유럽은 바이오시밀러라도 해도 기존의 신약허가 룰안에 포함시켜 인허가를 내주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워낙 복잡해 하나의 룰안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미국은 바이오시밀러와 화합물신약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면서 허가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과 캐나다도 유럽허가근간을 두고 있는데 임상에서 요구조건이 조금씩 다르다.
 
이 때문인지 바이오시밀러를 정의하고 있는 이름 또한 가지 각색이다. 한국은 "동등생물의약품"으로 부르고 있는 반면, 일본은 "Follow-on Biologics"로, 미국은 "Follow-on Protein Products"로 부르고 있다. 또 캐나다는 "Subsequent Entry Biologics"이며 유럽은 "Similar Biologics Medicinal Products"로 부른다.

미국 인허가 규정 유럽보다 까다로워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오일웅 연구관은 "바이오시밀러는 독립적인 제품의 개발과정을 필요로 하고 단계별 철저한 효능검증을 위한 스터디가 요구된다는 큰 맥락은 같지만 개발단계(임상)에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 또 어떤 면역원성 프로파일을 적용하느냐 부분에서 국가별 기준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 정확한 숙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New Healthcare report(2007)에 따르면 제약사들이 느끼는 인허가 규정의 어려움은 25% 수준으로 오리지널의약품과 유사성을 증명하는것(32%)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인터내셔널 사이언티픽 스탠더드(ISS)의 리히민 박사는 미국의 바이오시밀러에 허가요건 대한 대략적인 기준을 제시해 관심의 관심을 끌었다. 리 박사는 미FDA 출신으로 아반디아 등의 허가심사를 검토했던 인물이다.
 
박사에 따르면 미국은 전임상에서 약리학 데이터의 경우 1차 약의 효과외에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동학에서도 약의 흡수, 분포, 대사, 배출을 보는 ADME 데이터와 상호작용도 필요없다. 독성의 경우 반복투여에서 1개월과 3개월 데이터만 있으면 된다.
 
또 인체임상에서는 약물동력학의 단회투여 데이터만 있으면 되며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도 용량설정이나 스케쥴 설정은 필요없고 피보탈(허가) 데이터의 첫 번째 적응증만 제출하면돼 오히려 NME나 NCE 허가기준보다 간단하다. 단 대상 약물과 비교임상데이를 제출해야 한다. 이같은 내용에 대해 미국은 현재 Biosimilar Implementation Committee(BIC)와 CBER Committee Biosimilar Review Committ 등 두개의 워킹 그룹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리뷰중이다.
 
리히민 박사는 "미국의 바이오시밀러 인허가 규정은 유럽보다 수배는 더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른 규제조건을 잘 알고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잘 만들었다면 잘 팔아야
 
마지막으로 비슷한 시기에 전 세계 제약사에서 수십여개의 바이오시밀러가 나오는 만큼 개발이후 마케팅 전략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잘 만들어놓고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다국적 제약사들도 신흥시장의 접근을 위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쓰고 있다. 따라서 직판보다는 다국적 제약사와의 라이센싱 또는 R&D 협력 등이 국내 제약사들에게도 추천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와 라이센싱은 안정적인 시장진입과 초기 진출로 인한 위험부감 감소차원에서 적절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K2B의 김태억 부사장은 과거 보고서에서 "닥터레디나, 란박시와 같이 유럽시장에서 제네릭으로 시장지배하고 있는 기업과 제휴를 통해 비용과 생산을 절감하는게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방법은 세계 유수의 제약사들과 기술만 협력하는 것이다. 이는 임상개발에 대한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더라 향후 인허가 시장 진출도 순조롭다는 장점이 있다.
 
앤티토프사의 매튜 베어커 수석 연구원은 "한국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차별화된 기술을 갖고 있다"면서 제휴의향이 있을 경우 많은 제약사들이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실수를 줄이기 위한 진심어린 충고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좁은 개발범위와 부족한 경험을 지적했다. 매튜 베어커 수석 연구원은 "한국 제약사들은 하나의 바이오시밀러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삼성전자의 송호영 상무는 "한국은 빠르게 뒤쫓아가고 있지만 큰 격차가 있는데 경험이 적다는 것"이라면서 부족한 부분을 계속 채워나가야 세계 유수의 제약사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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