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난청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난청은 우리나라에서 12세 이상 인구 4명당 한 명이 가지는 가장 흔한 건강상의 문제중 하나였다. 또한 65세 이상 인구중 9.3%가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다. 한편 2004년 난청 등 귀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수는 405만5567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89만5554명으로 최근 5년동안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가 난청이 어느정도 진행될때까지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인식하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난청은 주로 노인질환으로 인식되어 왔다. 연령별 유병률을 보면 65~75세의 25~40%에서 발생하고, 75세 이상에서는 38~70%까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1960년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2.9%에 불과했으나, 2000년에는 7.2%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앞으로도 계속 증가하여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수록 노인성 난청 환자들도 증가할 것이고, 이로 인해 가족과의 대화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나타나게 되며 일반 사회생활도 위축된다. 또한 정서적으로 우울증이 생길 수 있고 의기소침해질 수 있으며, 이명도 동반할 수 있다.

최근에는 청소년 유병률도 증가 추세다. JAMA에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2005~2006년 미국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5명중 한명꼴로 청소년들이 난청을 경험하고 있었고, 이는 10년전 7%에 비해 현저히 증가한 수치였다.

난청의 조기 치료

소음이 청력 손상을 일으키는 것은 16세기부터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소음과 이독성 약물은 서로 다른 자극이지만 내이세포에 있어서 비슷한 생화학적인 작용을 통해 난청을 유발한다. 음향외상도 난청의 원인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조기진단을 통해 원인을 교정하고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현재로선 이상적인 접근법이라 말한다. 최근 대한이비인후과학회지에 게재된 연구에 의하면 국내 청각장애인 60명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조사한 결과 난청의 치료시기가 늦어 두 방법 모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20%였다.

난청중에서도 신생아 난청과 급성 음향 외상은 치료 시작 시기가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려져 있다. 급성 음향 외상이란 단기간 내 갑작스런 큰 소리에 노출된 후에 일어나며 신경성 난청 형태로 나타난다. 큰 소리에 노출된 후 고막 또는 이소골 등의 중이 구조와 내이 구조물의 손상 또는 와우의 외유모 세포에 대한 기계적, 화학적 손상이 원인으로 여겨진다. 급성 음향 외상은 고음역난청뿐 아니라 이명을 동반하기도 한다.

전북의대 윤용주 교수팀(전북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의 연구에 따르면 급성 음향 외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 연구 결과 치료시작 시기와 예후의 상관성을 확인한 바 있다(Korean J Otolaryngol 2006;49:494)<그림>. 치료로는 안정제, 혈관확장제, 비타민제와 더불어 프레드니솔론을 투약했다. 돌발성 난청 환자에서는 이외에 항바이러스제를 추가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임상시험을 통해 명확한 근거를 확보한 치료 약물은 없다. 전임상 또는 소규모 임상시험 수준에 머물 뿐이다. 사용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중앙의대 문인석 교수(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에 따르면 스테로이드, 아스피린, 토코페롤 등이 일부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항산화제인 토코페롤뿐이다. 토코페롤과 같은 항산화제는 지질 과산화를 억제해 달팽이관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특발성 급발성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가 비타민E와 비타민C 복용시 치료 후 내이 허혈증과 재관류 부전으로 인해 생성된 자유라디칼을 감소시킴으로써 임상적 혜택을 확인하는 등 소수의 연구가 보고되어 있다(Acta Otolaryngol 2008;128:116).

아스피린은 오히려 이명과 난청을 유발한다는 대규모 임상연구가 보고되기도 했다. 아스피린뿐 아니라 흔히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의 정기적인 복용은 이독성 및 난청을 유발할 수 있었다. 37만여 인년간 추적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스피린,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NSAID), 아세트아미노펜의 정기적인 복용은 남성에서 난청 위험을 증가시켰으며, 그 영향은 젊은 연령에서 더 컸다. 진통제를 주 2회 이상 복용자와 2회 미만 복용자를 비교한 결과 난청 위험은 아스피린은 12%(95% CI 1.04-1.2), NSAID 21%(1.11-1.33), 아세트아미노펜 22%(1.07-1.39) 높게 나타났으며, 위험은 복용기간이 길어질수록 증가했다. 한편 50세 이하 남성에서는 난청 위험이 보다 증가해 대조군과 비교시 아스피린 33%, NSAID 61%, 아세트아미노펜은 99% 높게 관찰됐다.


<그림>급성 음향 외상 환자에서 초기 난청 상태와 회복률의 관계. 초기 난청 상태가 진행됐을 수록 회복률이 낮은 것은 조기치료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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