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병원-안전평가원, 태변이용 진단법 첫 개발
FASD는 장애가 바로 확인되는 태아알코올증후군(Fetal alcohol syndrome, FAS)과는 달리 아기가 성장하면서 서서히 학습장애, 과잉행동 등의 정신적·신체적 2차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학습장애, 과잉행동 장애, 조정기능 부전, 언어발달지연 등이 이로 인해 발생하게 되고, 적기에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범죄자, 약물중독자, 사회적 외톨이 등 사회 부적응자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의 경우 학령기 아이 100명 당 2~5명꼴로 발생빈도가 높고, 정신지체와 사회범죄자 발생의 중요한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질환에 대한 인식부족과 전문의료진 부족, 검사장비의 부재 등을 이유로 객관적인 진단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이 2009년 4월부터 11월까지 임신부 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에 노출된 임신부는 36.8%에 달했으며 알코올 의존도가 높은 습관적 음주자 역시 23.1%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선진국과 비슷한 30~40% 수준으로, 1년에 최소 1만~2만5000명 이상의 신생아가 FASD으로 태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교수팀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과 함께 개발한 신생아의 태변에 있는 알코올대사물질인 FAEEs(fatty acid ethyl esters)를 측정·정량화하는 방법은 FASD 진단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 임신 중 알코올 노출정도의 객관적인 평가를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FAEEs는 태반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태변에서 측정되는 FAEEs 용량은 곧 태아가 알코올에 얼만큼 노출되었는가 하는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연구에서도 FAEEs는 알코올의 비산화대사물질로 태아세포에서 에너지대사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ATP의 생성을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등 태변 내 FAEEs의 수준에 따라 아이의 지능과 신경발달의 장애와 관련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어 있어, 개발팀은 이번 측정기술개발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번 FAEEs 측정기술은 기존의 선진국에서 개발한 방법보다 검사시간이 짧고 더 적은 양의 태변으로도 검사가 가능해 임상에서 더욱 쉽게 활용성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한 교수는 "FASD는 100% 예방이 가능하므로, 계획임신을 해야 하며 임신부들은 임신 시기에 상관없이 절대 음주를 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 저널인 Journal of Chromatography B에 게재됐다.
임세형 기자
shlim@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