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어텐딩시스템으로 의료기관 경쟁력 높여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이유는 전문화 된 진료를 원하면서 편리성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각 분야별 진료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고 전문의들이 모여 있는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 역할이 로컬병원에서도 가능해지면 오히려 절차가 까다롭지 않아 환자들이 쉽게 선택할 것입니다."

 
분당21세기의원 김한수 원장은 "원스톱시스템"을 내세우며 환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대학병원이 전문화는 돼 있지만 적어도 세 번은 왔다 갔다 해야만 진료 검사를 하고 결과까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분당21세기의원에서는 환자가 금식을 하고 내원하면 하루에 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
 
내과 전문의 5명, 방사선과 전문의 3명, 산부인과 전문의 1명 등 9명의 전문의가 각 분야별 질환을 진료하고 있다. 그야말로 전문성과 편리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경험 의원 운영에 큰 영향
 
김 원장은 아주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워싱턴병원에서 연구교수로 활동했다. 이 때 경험했던 것들이 개원 후 병원 경영에 있어 방향성을 잡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어텐딩시스템(Attending System)"이라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개방병원제도"로 알려져 있는 시스템이다. 이는 지역사회의 개원의사가 2·3차 의료기관의 시설이나 장비, 인력을 이용해 자신의 환자에게 지속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말한다.
 
"미국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던 그 같은 시스템이 맘에 들었고 또 그렇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텐딩시스템의 장점을 살려 2002년 분당에 개원하게 됐지요. 미국 워싱턴병원에서 일하며 직접 경험했기에 실질적으로 도입이 가능했고, 결과적으로 그 때의 경험이 제게는 아주 큰 영향을 준 셈입니다."
 
이 같은 시스템을 적용해 김 원장은 매주 수요일 오후에는 삼성의료원에서 진료를 한다. 대학병원의 수술실과 입원실을 사용할 수 있어 로컬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것이다.
 
분당은 까다로운 동네라고 할 수 있다.
 
아파트 밀집지역이면서 교육수준이 높고 빈부격차가 거의 없는 평준화된 지역. 게다가 의료수요가 높고 관련 지식 또한 많아 전문화된 원스톱시스템과 더불어 어텐딩시스템이야말로 병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인 동시에 환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아버지의 병환…심장전문의 되기로
 
김 원장의 부친은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였다. 조류 바이러스를 전공했으며 구제역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셨다.
 
김 원장은 어릴 적 아버지 실험실을 따라가 닭으로 실험하는 모습을 보면서 동물 치료에 관심이 생겼고 이왕이면 동물보다는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의대에 가게 됐다. 심장내과를 선택하게 된 것 역시 그의 경험 때문이었다. 본과 4년 의사고시를 준비하던 겨울, 부친이 집 앞 계단의 눈을 쓸던 중 쓰러진 일이 있었다.
 
급하게 들른 동네병원에서는 단순한 가슴통증이라고만 할 뿐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해 병명도 모르는 상태였다. 급하게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옮겨 와 검사를 받은 결과 심근경색이었던 것. 바로 옆에서 심장질환의 위험성과 응급처치의 중요성을 경험한 것이다.
 
게다가 당시 교수님이 앞으로 심장 관련 질환이 많아질 것이고 중요성 또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며 심장내과를 권했다. 이렇게 김 원장은 심장내과 전문의의 길을 선택했다.
 
심장은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것
 
김 원장에게는 항상 기억나는 환자가 있다.
 
아주대병원이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용인대 학생인데 축구하다가 심장마비로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가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된 상황에서 그야말로 생사기로에 놓인 위험한 상황이었다.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 후 병실로 옮겨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기를 일주일, 마침내 기적과도 같이 깨어났다. 다들 못 깨어날 거라 생각했고 포기 상황이었다. 뇌 손상 정도로 인해 깨어나더라도 후유증이 심할 것이었다. 환자의 홀어머니가 전주에서 올라와 극진하게 간호한 것에 하늘이 감복했는지 모두의 예상을 깨고 환자는 두 달 만에 퇴원했다.
 
후유증으로 뇌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오지는 못했지만 학교에 다시 복학하는 등 일상생활로의 복귀는 가능했다.
 
그 환자와 어머니는 지금까지도 김 원장에게 안부를 전하며 그 때 포기하지 않고 지켜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김 원장의 "심장은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것"이란 신념하에 이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환자들 위해 생활습관 개선 지침서 발간
 
김 원장은 3편의 공동저서를 포함해 4권의 책을 냈다.
 
"알기 쉬운 고혈압·심장병"은 이미 2만8000여권이 팔려나가 일반 대중들에게 읽혔다.
 
"고혈압 등 심장질환은 생활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들 알고는 있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진료 시간에 환자들에게 자세하게 얘기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들어도 금방 잊어버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책에다 하고 싶은 말을 다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혈압약의 종류에서부터 생활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고 무엇보다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쓰는데 주력했습니다"
 
환자들이 책을 옆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참고해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병을 관리해 나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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