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적인 파급효과보다는 국가적 차원의 필요성 조명해야

임신 중 감기약은 복용해도 되는가. 임신 기간에 촬영한 X-ray, MRI가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신종 인플루엔자 H1N1(신종플루)부터 최근의 수족구병 등 전염병이 빈번하게 유행하고 있고, 환경호르몬 등 환경 요소들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사회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취약한 임신부들의 불안이 높아져 가고 있다.

하지만 수족구병 유행에서도 나타났듯이 질병, 약물, 화학물질 등 환경과 임신부와 임신기간의 영향에 대한 안전성 연구 자료는 거의 구축된 것이 없다. 게다가 임신부라는 특성으로 인해 안전성 여부를 가려줄 수 있는 대조군 연구는 진행하기도 쉽지 않은 가운데, 관동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렬 교수팀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 마더리스크프로그램(Mother Risk Program)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마더리스크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임신부와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의 독성을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국내 저출산의 상황과 맞물려 보건복지부에서도 높은 관심을 표하며 한국 마더리스크프로그램과 공동으로 한국 마더세이프프로그램(Mother Safe Program)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정렬 소장의 연구와 관련해 복지부가 주목하는 부분은 저출산의 원인이 되고 있는 임신중절이다. 2005년도 복지부가 기혼 여성 33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임신중절의 이유로 원하지 않은 임신(2368명), 경제적 이유(591명)에 이어 임신 중 약물복용(427명)이 나타났다는 결과는 이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낮은 계획임신율과 약물로 인한 중절을 관리할 수 있다면 출산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관련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1999년 11월~2008년 10월까지 임신 중 약물상담 5032건을 분석한 결과는 국내 마더리스크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임신부들이 복용하는 약물은 소화기계, 소염진통, 항생제, 호흡기계, 항히스타민제, 중추신경계, 내분비계, 국소제제, 근육이완제 순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고, 비타민 및 보조제, 생약 및 한약도 높은 비율을 보였다. 명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약물과 주변 물질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임신부들이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고 있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해 임신중절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마더리스크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올해 4월 한국마더세이프센터 개소 후 전화상담률이 이전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해외에서의 상담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한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태아와 임신부의 "현재"와 "미래"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들을 다루는 한국 마더리스크프로그램의 앞으로의 발전계획과 지난 15일 "2010 생식발생 독성연구 및 마더리스크프로그램의 최신동향" 심포지엄에서 제기된 태아기형학의 이슈들을 조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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