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략 점검 3. 외국인 환자 유치

"잘해오던 병원만 전략갖고 있다"

본격적인 외국인 환자 유치를 시작한지 이제 1년이 넘었다. 아직도 병원들은 환자들이 오지 않는다고 토로하기도 하면서도, 나름대로의 꾸준한 움직임을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 예상 외국인 환자가 8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남은 하반기에도 전략 마련에 여념이 없다.

JCI 인증 병원 공격적 마케팅 예고

우선 최근 JCI 인증에 성공한 병원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눈에띌 것으로 보인다. JCI 인증을 획득한 병원들은 인증의 주목적을 환자안전으로 꼽으면서도, 은근한 외국의 의료 보험사나 의료관광 대행사와 계약을 맺거나 신뢰감을 갖게 하는 유력한 증빙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러시아 지역으로 전략이 많이 치중해 있다가 이제 미국과 유럽으로 까지 확대될 수 있는 기회"라며 "JCI 인증 이후의 러브콜을 몇차례 받았으며, 실질적인 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9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병원경영학술대회(HMA)에서 JCI 아태지역 Paul Chang 본부장은 "이번 학회 중 일찌감치 JCI 인증에 성공한 연세의료원이 의료 질 향상과 환자 안전관리로 인해 의료 소송으로 인한 불필요한 비용이 줄어들어 수익률이 올라갔다고 발표했다"며 "JCI를 통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위험관리는 물론 전체적인 병원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역설했다.
 
이같은 움직임을 타고 JCI 인증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이지만 인증에 매달리는 것은 유치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보건산업진흥원 장경원 국제의료사업센터장은 "국내 병원들이 실제적으로 유치에 나서고 있는 몽골이나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의 경우에는 JCI의 의미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우리나라가 알려야 할 외국인 대상을 놓고 봤을 때 5%도 알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JCI에만 매달리면 안되며 더욱 다각도로 관심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욱이 JCI에 매달리다가는 올해 11월로 예정되어 있는 의료기관평가 인증제를 함께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직원들의 반발만 살 수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재 인증제를 위한 TF를 구성하고 준비에 여념이 없다"며 "특별한 전략없이 다른 병원을 따라 준비하는 것은 비용대비 효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꾸준한 유치활동 환자 마음 잡아
 
1년 넘게 활동하면서 분명히 드러난 것은 환자 유치를 위해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꾸준히 환자가 늘고, 그렇지 않은 곳은 실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유치 합법화와 함께 국제진료센터를 오픈하고 영문홈페이지 등을 구축한 몇개 병원의 하반기 전략을 확인해본 결과 이렇다 할 전략이 없다는 답변이 많았다. 결국 기존에 꾸준히 환자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병원만이 하반기에도 유치 소식을 전해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에는 두바이에 세운 삼성메디컬센터와의 연계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설립 이후 두바이 정부와 환자 및 의료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을 적극 진행하는데 이어 최근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시와 상호 의료교류 MOU를 체결했다. 병원측은 "병원의 지원을 통해 카자흐스탄의 의료 역량을 높이고, 더불어 해외에 삼성서울병원을 알리는 큰 기회"라며 "앞으로도 몽골, 아랍 국가 등 해외 국가기관과의 협약 확대를 통해 아시아 의료허브 병원으로 도약해 나간다는 중장기 목표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타깃 국가별 의료시장 현황에 대한 분석자료와 특징을 바탕으로 한 홍보마케팅 공부에도 한창이다. 병원별로 해당 지역에 대한 문화 바로알기나 언어 공부, 식단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맞춤형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한양대 국제협력병원 김대희 행정팀장은 "이제는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나서는 것이 아닌, 타깃 국가를 중심으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감성마케팅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꾸준한 활동으로 현지의 입소문을 통해 환자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 있도록 세심한 케어가 가장 핵심"으로 꼽았다.
 
진흥원이 공모한 "한국의료홍보기술"에 대해서도 올 연말 전에 뚜껑이 열린다. 앞서 진흥원은 의료기관 종별로 상급종합병원은 20개, 종합병원은 10개, 병원 3개, 의원 2개의 의료기술에 대해 응모를 받았다. 영어, 러시아어 등 5개 국어로 작성된 홍보책자와 온라인홍보를 통해 전세계에 알려지게 된다.
 
장경원 센터장은 "응모가 상당히 많았으며, 어떤 병원이 어떤 질환에 강점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제는 외형이 아니라 환자들에게 의료의 질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보여주기 위할 때"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위암의 경우 치료 성과와 완치율, 연구실적 등을 위암 환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병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시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홍보 강화 필수
 
미국의 홍보 전문가들은 한국과 해당 병원에 대한 브랜드 홍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해당 병원을 방문할 때 누구나 인터넷 검색을 한번쯤 해보는 상황을 토대로 온라인 콘텐츠가 많을수록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립암센터 전립선 미국 환자 유치를 대행하고 있는 에이전시 KMI International은 다수의 홍보채널 중 가장 먼저 온라인 홍보를 꼽았다. KMI 관계자는 "구글, 페이스북 등에서 "Prostate cancer"와 "Prostate Therapy"를 검색하면 국립암센터와 양성자 치료가 쉽게 검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저 병원, 의료진 이름에 대한 정보 검색이 아니라 질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쉽게 치료방법을 알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영문홈페이지에 꾸준히 영문 뉴스를 번역해서 올린다. 특히, 원내 아나운서가 직접 영어로 말하는 동영상 뉴스를 방송하는데, 다른 병원들이 홈페이지에 뚜렷한 콘텐츠 업데이트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비해 한달에 몇 차례씩의 노력을 덧붙이고 있다. 아산병원 e-med팀 관계자는 "영문 뉴스와 동영상 뉴스는 원내 직원들이 자처한 봉사활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자체 역량 강화를 위한 언어 공부 등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가 영문 페이스북(www.facebook.com/SNUHGC) 오픈 소식을 알려왔다. 특정 건강에 유용한 콘텐츠를 채워 "좋아요"라고 클릭하는 팬층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강남센터 관계자는 "영문 홈페이지가 일방적인 정보전달의 단점이 있다는 부분을 착안해 라이프스타일 위주의 정보를 올리면서 쌍방향 소통을 더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것"이라며 "조만간 facebook 광고를 띄워 팬을 늘려나갈 것이며, 국제의료관광컨퍼런스 등에서도 주소를 홍보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직접 외국인 환자를 진료하거나 외국인 노동자 근로현장에서의 진료봉사 동영상을 소개해 외국인환자도 안심할 수 있도록 했다. 논문검색을 통해 실제로 캐나다에서 수술받으러 찾은 환자 사례도 있는만큼 온라인에서의 활동이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각종 단체도, 한철 장사를 해보려는 업자들도 참 많았다. 이제 거품이 꺼져가는 듯 하지만 아직도 여기에 군침을 삼키는 이들이 많다. 그 속에서도 저마다의 노력으로 꾸준히 해나간다면 유치 실적이 끊이지 않으리라 전망된다. 외국인 환자 유치는 결국 장기적인 싸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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