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cet. 2010;376:333]

HDL 콜레스테롤의 중요성과 개입에 대한 때아닌 논란이 뜨겁다. 논란을 불씨를 당긴 건 최근 발표된 "JUPITER" 하위 분석 연구. 연구를 진행한 브리검여성병원 폴 리드커(Paul Ridker) 박사는 "HDL 콜레스테롤이 초기 심혈관위험 평가에는 유용할 수 있지만, LDL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에는 HDL 콜레스테롤이 예측지표가 될 수 없다"고 연구 내용을 해석했다. 하지만 이 연구결과에 대해 유럽심장학회(ESC)는 경고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나의 하위 분석 연구결과가 HDL 콜레스테롤의 역할이나 중요성을 규정할 수 없다는 내용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HDL 콜레스테롤 증가를 통한 새로운 치료전략 연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HDL 콜레스테롤보다 LDL 콜레스테롤?

리드커 박사팀은 HDL 콜레스테롤이 낮을수록 심혈관사건과 연관성이 있다는 기존의 인식을 연구 배경에서 밝히고 있다. 리드커 박사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고용량 스타틴으로 조절했을 때도 이 연관성이 유지되는가였다.

무작위 위약군 비교연구인 "JUPITER" 연구는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이 없는 성인 1만7802명을 대상으로, LDL 콜레스테롤을 3.37mmol/L 이하, 고감도 C 반응성 단백질(CRP)을 2mg/L 이상으로 조절했다. 이를 위해 연구에서는 대상자들을 무작위로 로수바스타틴(rosuvastatin) 20mg군과 위약군으로 분류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HDL 콜레스테롤 또는 아포리포단백질 A1(apolipoprotein A1)의 수치로 대상자들을 구분, "JUPITER" 연구의 일차종료점인 비치명적인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비안정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동맥재관류술, 심혈관사망 등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우선 LDL 콜레스테롤이 2.8mmol/L로 조절된 위약군에서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심혈관 위험도와 연관성을 확인했다. 문제는 로수바스타틴군에서는 이와는 다른 결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로수바스타틴군은 LDL 콜레스테롤은 1.42mmol/L로 조절된 가운데 위약군대비 일차종료점 발생률이 44%가 감소했지만, HDL 콜레스테롤과의 연관성이 보이지 않았다. 아포리포단백질 A1도 HDL 콜레스테롤과 유사하게 위약군에서는 연관성을 보였지만, 로수바스타틴군에서는 거의 연관성을 보이지 못했다.

이에 리드커 박사는 "스타틴으로 LDL 콜레스테롤을 낮은 수치로 조절할 경우 HDL 콜레스테롤 측정이 초기 심혈관질환 위험도 예측도구로 활용하기 힘들다"고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한 번의 하위 분석연구로는 약하다

하지만 ESC는 이 연구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ESC 대변인인 노르웨이 오슬로대학병원(Oslo University Hospital) 댄 아타르(Dan Atar) 교수는 "이 연구를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것이 심혈관에 어떤 혜택도 주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하며,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통계학적인 문제다. 만약 심혈관사건 발생률이 낮은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사건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어떤 처치를 한다면, 그 방법의 효과가 주는 영향을 알 수 없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이미 LDL 콜레스테롤을 낮은 수치로 떨어뜨린 환자들에게 어떤 종류의 마커도 예측인자가 될 수 없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논문을 읽는 독자들은 HDL 콜레스테롤 증가 효과에 대한 학계의 명확한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아직 이번 연구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점을 경고했다.

ESC가 HDL 콜레스테롤의 중요성과 비중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현재 HDL 콜레스테롤 증가를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제시할 수 있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1987년에 발표된 "Helsinki Heart Study", 1999년 "Veterans Affairs High-Density Lipoprotein Intervention Trial(VA-HIT)" 연구에서는 겜피브로질(gemfibrozil)을 통한 HDL 콜레스테롤 상승이 심혈관사건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Helsinki Heart Study"에서는 4081명을 대상으로 600mg의 겜피브로질을 1일 2회 투여해 5년의 기간 동안 추적한 결과 위약군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약 34%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고, "VA-HIT" 연구에서는 2531명을 대상으로 1일 1200mg의 겜피브로질을 18개월 동안 투여하고 5년 관찰 결과 치명적이지 않은 심근경색과 관상동맥질환 발생률을 22%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들에서는 중성지방, LDL 콜레스테롤과 상관없이 HDL 콜레스테롤의 상승으로 인한 효과로 나타났지만, 겜피브로질이 LDL 콜레스테롤도 떨어뜨려 준다는 점이 제한점으로 제시됐다.

또 "Coronary Drug Project" 연구에서도 나이아신(naiacin)이 HDL 콜레스테롤을 높여주고 심혈관 사망률을 낮춰준 것으로 나타났고, "ARBITER6-HALTS" 연구에서도 조기종료, 대리마커(surrogate marker)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지적됐지만, HDL 콜레스테롤 증가 전략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임상에서 나이아신은 홍조라는 부작용을 고려할 때 쉽게 사용할 수는 없는 전략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에 현재 2만5000여명을 환자를 대상으로 홍조의 발생기전을 억제해주는 라로피프란트(laropiprant)를 나이아신과 함께 사용하는 치료전략의 효과에 대한 3상 임상인 "Heart Protection Study 2-Treatment of HDL to Reduce the Incidence of Vascular Events(HPS2-THRIVE)" 연구가 진행 중으로, 이 임상이 기존 나이아신의 제한점을 극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PS2-THRIVE" 연구는 심근경색, 뇌졸중, 이미 LDL 콜레스테롤 저하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재관류 치료 필요성 감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 "JUPITER" 연구
- Justification for the Use of Statins in Primary Prevention
[NEJM. 2008;359:2195-2207]

"JUPITER" 연구는 2008년 미국심장협회(AHA)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후 높은 관심을 보였다. 기본적으로는 이상지질혈증은 없는 성인 중 고감도 C 반응성 단백질 수치가 증가한 사람에게 스타틴을 처방했을 경우의 CVD 일차예방 효과를 보고자 한 것으로, LDL-C 130mg/dL 미만, 고감도 C 반응성 단백질 수치 2.0mg/L 이상의 성인 1만7802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을 1일 20mg의 로수바스타틴과 위약군으로 나누어 치료했다. 주요 종료점은 심근경색·뇌졸중·혈관재형성술·불안정형 협심증 입원·심혈관 원인 사망의 복합빈도를 관찰했다.

결과 로수바스타틴군은 LDL-C 55mg/dL(50%), 고감도 C 반응성 단백질은 2.2mg/L(37%)까지 낮아졌고, 주요 종료점도 위약군 대비 44%까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P<0.00001). 이외에 심근경색·뇌졸중·심혈관 원인 사망의 복합빈도 47%(P<0.001), 심근경색 54%(P<0.001), 뇌졸중 48%(P=0.002), 전체 사망률 20%(P=0.02) 등 전반적으로 절반에 가까운 감소효과를 보였다. 특히 연령·성별·인종 등 전반적인 하위그룹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는 점에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단 연구가 위약군 대비 명백한 혜택을 보여 최대 5년으로 예정돼 있던 연구기간 중 평균 1.9년 시점에서 조기종료해 장기적인 효과에 대한 입증 등이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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