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열풍에 이은 소셜미디어 홍보

올 초 병원계에 서서히 트위터 바람이 부는가 했더니, 이제 다수의 병원들이 소셜미디어 홍보에 관심을 갖고 있다. 동시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습도 보인다. 최근에는 "병원 트위터 운영자 모임"이 개최, 앞으로의 운영 방향을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왕 시작한다면 다른 병원이 해서 또는 생색내기용이 아닌, 제대로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병원들의 주요 관심사인 트위터를 위주로 알아본다.


주요 병원 트위터는 주로 "정보제공형"

최근 주요 병원 트위터를 모니터링한 결과, 대부분 가벼운 건강상식과 병원소식을 전달하는 "정보제공형"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품이 걸려있는 이벤트를 진행할 경우나 건강상식 트윗에 대한 RT(Retweet)와 멘션이 많았다.

가톨릭중앙의료원(@CmcMedicalNews)은 "CMC블로그 헬스카페와 이웃되기 이벤트"를 실시해 경품을 주는 이벤트에 대한 RT가 많았으며, 트윗을 통한 실시간 의료상담도 시범운영해 병원계의 관심을 모았다. 세브란스병원(@iseverance)은 저염식으로 요리하는 방법을 블로그에 올리는 이벤트 트윗이 인기를 끌고 있었고, 임상환자 모집, 직원 채용 등이 RT가 많았다.

서울아산병원(@AsanmedicalNews) 역시 마찬가지로, 성내역이 잠실나루역으로 변경됐다는 정보와 면회 가능시간, 칭찬 직원에 대한 멘션 등에 답변을 하고 있다. 건국대병원(@KUmedicalcenter)은 매일 12시에 병원 로비에서 진행하는 "정오의 음악회"에서 열린 이색적인 연주회에 대한 사진과 동영상 호응도가 좋았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SNUHGangnam)는 타병원과 약간 성격을 달리하고 있는데, 불특정다수의 트위터 이용자와 "좋은 하루 보내세요", "건강하게 수능 준비하세요" 등의 대화형태로 운영하고 있었다. 이벤트도 주로 "금연을 잘 할 수 있는 응원의 메시지는?" "수능을 보는 수험생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등 멘션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들이었다.

외국의 병원들을 살펴보면 국내 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6만명 이상의 팔로어를 두고 있는 메이요클리닉(@Mayoclinic)은 "Nice article in today"s Mpls Star Tribune" 등 메이요클리닉의 기사나 건강정보 위주로 전달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병원(@HopkinsMedNews)은 홉킨스 내 여러가지 채널의 트윗을 개설, 다양한 건강관련 뉴스를 여러 방향에서 전달하고 있었다. 이들 병원과 관련한 질문의 멘션을 보낸 결과, 홈페이지를 참조하라고 하거나 쪽지를 통한 공식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기존 미디어에 비해 유용한 가치 보유

"과연 소셜미디어는 홍보 효과가 있을까"라며 의문시되던 예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대부분 "그렇다"는 입장으로 압축되고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소셜미디어는 4가지 관점(시간, 대상, 비용, 관계)에서 기존 미디어에 비해 유용한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콘텐츠를 신속하게 전파할 수 있으며 영향력이 있고 지속적 ▲트위터는 평균 4명만 거치면 어떤 사용자와 소통 가능, 특정 국가와 계층의 경계 뛰어넘음 ▲매스 미디어에 비해 비용 절감, 목표집단에 직접 전달 ▲마음을 담은 인간적인 교류와 신뢰 구축 등이다.

이는 체감적으로도 말해주고 있다. 지난 6일 기업은행, KT 등 10개 기업의 트위터 연합모임이 광화문에서 점심식사 제공의 깜짝 이벤트를 실시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참여 기업 관계자는 "미스터피자에서는 피자, 매일유업은 음료, 동원참치는 비빔참치 등을 제공하는 모임이었다"며 "실제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충분한 홍보효과와 재미를 주었다"고 소개했다. 이벤트 참여 전부터 각종 기업들의 트위터는 인기를 끌었으며, 이벤트 참여한 이들이 하루 평균 2배 이상의 멘션을 보내면서 이들 기업은 점차 "관계지향형"의 트윗으로 변모하고 있다.

병원계에서도 CMC 이동익 의료원장을 방문에 커피를 한잔 하면 1만원을 기부하는 "1만원의 행복"이 인기를 끌고 있다. CMC 노태호 대외협력실장(심장혈관내과 @DrArrhythmia)은 "원장은 물론 동참한 이들이 직접 트위터를 통해 전달하면서 좋은 취지를 알리는데 유용하고 관심도 많이 확인되고 있다"며 "산하병원 여러 소식을 전하거나 접할 때도 유용하기 때문에 만나는 이들마다 트위터 홍보에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

특히, 여러 직역은 물론 산하병원이 많을 경우 내부 소통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노 실장은 "서로 떨어져 있어서 못다한 이야기들을 친근하게 나누다보면 그만큼 애사심은 물론 소속감이 커질 것"이라며 "많은 CMC인들이 트위터에 참여하면 자동으로 병원 홍보는 따라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트위터 제대로 활용하는 노하우 "소통"

효과가 있더라도 아직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많다. 병원 트위터 모임을 주관한 서울아산병원 e-med팀 관계자는 "소통과 정보제공을 통한 홍보가 병원 트위터의 공통된 운영 방향이었다"며 "그러나 건강상담의 요구와 부정적 이슈의 확대 가능성에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몇개월간 트위터를 하루 1시간 이상 꾸준히 이용하고 있는 "파워 유저"들은 주의할 점을 분명히 알되, 관계와 소통에 중점을 두라고 조언한다.

진료와 수술을 하면서도 틈나는대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활동하고 있는 어비뇨기과 두진경 원장(@doojk)은 "관련 법규가 미비해 의료광고가 아직 트윗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 수 없어 유의해야 한다"며 "또한 대면진료가 아니기 때문에 환자 주관적인 말만 듣고 판단을 하면서도, 자칫 대면진료의사를 불신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두 원장은 "병원 대표 트윗을 만들 경우에는 차라리 원장 개인의 것을 만들어서 병원 일정을 공지하고, 개인적인 소감이나 소소한 일상 등도 공개하면서 동시에 상담을 한다면 그게 더 파급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조언했다.

1만명이상의 팔로를 보유하며 하루 2시간씩 안과질환 상담을 하고 있는 SL안과 임상진 원장은 "제대로 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힘든데 비해 실제 환자로 연결되는 효과는 크지 않다"며 "개인정보보호와 의료상담에 대한 책임 소재가 생길 수 있어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외국과는 달리, 기업의 정보전달보다는 개개인의 의사소통과 맞팔로우를 중시하는 성향을 잘 파악해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브란스병원 직원 간은 물론 다른 병원과도 트윗을 활발히 하고 있는 강남세브란스병원 김세준 방사선사(@RT_HERO)도 "지나치게 홍보를 많이 하게되면 오히려 마이너스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감성적인 스토리를 많이 필요로 한다"며 "특히 병원 계정 하나만이 아닌 트위터를 이용하는 다른 직원들이 많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많은 이들은 제대로 가치를 발휘하려면,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트위터는 기존의 홍보수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효과 측정이 어렵긴 하겠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성공사례는 없다. 우리 병원이 그 "성공사례"가 될 수 있도록 전략을 점검해보자.


연세의료원의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병원계에서는 처음으로 소셜미디어 활용가이드라인을 제정한 연세의료원이 13일 본지 취재를 통해 공개했다.

의료원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셜미디어 동호회 "延人"과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셜미디어 동호회 "戀人"을 두고 있으며, 지난 5월 3일 트위터를 이용하는 회원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바 있다. 소셜미디어 동호회 회원들이 올바른 트위터 활용을 하기 위해 최소한 지켜야 할 의무를 정의하고, 환자 및 고객의 권리와 책임을 존중하기 위해서다.

의무는 ▲내·외부 고객, 환자, 협력병원, 경쟁병원 등에 존중하는 정신으로 트위터할 것 ▲환자 및 고객 정보, 병원의 기밀 등 의료원의 권리장전에 어긋난 트위터는 하지 않을 것 ▲환자 치료, 진료,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만 트위터 등을 두고 있다.

또한 권리와 책임에서는 ▲연세의료원의 정책과 규정을 트위터에도 적용 ▲병원에 관한 글을 올릴 경우에는 사실만 기술 ▲개인 의견의 경우 연세의료원의 의견이 아닌 개인 의견임을 명시 ▲병원을 미화하거나 편향적인 내용 배포 자제 ▲환자를 병원으로 유도하거나 과장된 의료정보 제공 등 의료법 및 관련 법률을 위반되는 행동 지양 ▲내부고객과 소통 시에도 트위터가 불특정다수의 대중에게 노출되는 공개 미디어임을 인지해 주의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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