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P vs AAOS 견해 엇갈려
아스피린 단독투약 반대 vs 권고

VTE는 조용하고 진단이 어렵다는 특징을 가진다. 문제는 이 같은 특징 때문에 대부분의 치명적인 VTE가 사망 전에 의심 또는 진단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예방이 치료보다 비용대비 효과가 우월하다는 근거에 따라 미국과 유럽에서는 1980년대부터 예방에 주력한 권고안을 각 학회가 제작 공표해 왔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주요 가이드라인으로는 미국흉부외과학회(ACCP), 미국정형외과학회(AAOS), 미국내과학회/가정의학회(ACP/AAFP), 영국국립보건임상연구소(NICE) 가이드라인이 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 별 현격한 견해의 차이가 관찰된다.

먼저 예방효과 평가척도의 차이다. 두 가이드라인 모두 폐색전증 예방을 목표로 설정했다. 그러나 ACCP는 폐색전증의 대체지표로서 무증상 DVT의 상관성을 인정한 반면, AAOS는 둘의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대체지표로서 DVT를 채택하지 않았다.

둘째, 예방요법 대상 군 분류의 차이다. 2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가지며 전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ACCP 가이드라인은 주요 정형외과 수술 환자는 모두 VTE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혈액응고억제요법을 권고한다. 단 출혈위험이 높은 환자는 물리적 예방을 시행하다 출혈위험이 감소하면 혈액응고억제요법으로 전환을 권장하고 있다. 그 밖에 주요 창상, 수술 암 환자 역시 통상적인 약물예방요법을 권고한다.

반면 2008년 미국정형외과학회(AAOS)에서 제정한 가이드라인은 임상적으로 문제가되는 VTE는 폐색전증이고, 혈액응고억제제 사용에 출혈부작용이 수반될 수 있으므로 수술 전에 폐색전증 위험도와 출혈 위험도를 평가해 환자를 4개 군으로 나누고 이에 따라 VTE 예방법을 선택하도록 권고한다(표1). 그러나 가이드라인은 관찰연구까지 근거에 포함시킴으로써 근거중심의학의 개념으로 볼 때는 미흡한 점이 있다(표2).

셋째, 아스피린에 대한 입장차다. ACCP 가이드라인에서 아스피린은 위약군에 비해 치명적 폐색전증 발생 또는 사망률을 낮추지 못하여, 다른 혈액응고억제제에 비해 DVT의 감소효과가 유의하게 낮다는 자료에 근거해 아스피린의 단독 투약을 반대한다.

이에 비해 AAOS에서는 폐색전증 발생빈도 면에서는 아스피린과 기타 혈액응고억제제의 차이가 없고, 출혈 합병증의 빈도가 낮음을 근거로 폐색전증 고위험군을 제외하고는 권고약물로 포함했다.

넷째, 와파린 투약시 목표 국제표준단위(INR)의 차이다. ACCP에서는 INR 2-3을 목표값으로 권장했다. 반면 AAOS에서는 출혈 합병증의 빈도가 증가함을 이유로 INR<2를 목표 값으로 권장한다. 혈전연구회 권고안은 INR<2을 기준으로 설정했다. 이 같은 결론의 배경에 대해 김정만 교수는 주로 대혈관을 다루는 ACCP와 달리 사지를 다루는 AAOS는 2 미만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 서구에 비해 유병률이 낮으므로 공격적인 예방보다는 적정수준의 예방에 의견을 모았다. 향후 이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다섯째, 혈액응고억제제의 사용기간에도 차이가 관찰된다. ACCP에서는 최소 10일에서 35일까지 사용을 권장하지만, AAOS에서는 저분자량 헤파린(LMWH), 펜타사카라이드는 7~12일, 와파린 2~6주, 아스피린 6주를 권장한다. AAOS 가이드라인은 혈액응고억제제 사용에 따른 출혈 합병증 위험을 고려해 물리적 장치에 의한 VTE 예방법을 강조하면서 의료진의 의학적 재량권 보장을 강조하고 있다면, ACCP 가이드라인에서는 VTE 발생 위험도가 높은 정형외과 주요수술을 받는 환자가 VTE 예방법을 시행 받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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