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 약해도 꾸준히 운동하면 오래살 수 있다. 또 규칙적인 운동을 할 수 없더라도 불규칙적으로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의 좀 더 강도 높은 운동을 통해 체력을 향상시키면 사망 위험을 늦추게 된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팀은 1995년부터 2003년 12월까지 1만 8775명의 한국인 남자를 대상으로 규칙적인 운동이 사망위험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체력 수준이 사망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조사하여 최근 대한의학회 공식 영문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박교수에 따르면 체력수준은 강도 높은 운동을 통해 체력을 향상시키거나, 유전적으로 타고난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체력수준이 높은 사람이나 규칙적 운동을 하는 사람의 경우가 각각 독립적으로 총 사망위험, 암 사망위험 및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

체력수준을 자전거 에르고미터(bicycle ergometer)를 사용하여 심폐지구력을 측정한 후, 이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체력 수준이 높은 상위 두 군 ( 최대산소섭취량 23 ml/kg/min 이상) 의 경우에는 가장 낮은 그룹 (최대산소섭취량이 22ml/kg/min 이하) 에 비해 전체 사망위험도가 각각 42%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규칙적인 운동을 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심혈관질환 사망위험도가 58%, 전체 사망위험도가 37% 감소했다.

또한 심층적으로 체력과 규칙적인 운동의 상호 작용까지 모두 고려하여 사망위험도를 분석해 본 결과,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는 경우에는 보통 사람들이 예상하는 바와 같이 체력 수준이 높은 그룹이 체력 수준이 가장 떨어지는 그룹에 비해 심혈관 질환의 사망위험도가 51% 낮았고 전체 사망위험도는 54% 낮아졌다.

반면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 3회 이상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 경우에는 체력수준이 높든지 낮든지 사망위험도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즉, 규칙적 운동을 하지 않는 군에서는 타고난 체력수준이 사망위험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반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군에서는 타고난 체력수준이 사망위험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따라서 타고난 체력이 낮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 3회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체력수준이 높은 사람들만큼 사망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흡연자에서도 비슷하게 관찰되었다. 그러나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도의 경우에는 규칙적인 운동을 하더라도, 체력이 더 강할수록 암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박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은 그 강도와 관계없이 심혈관질환과 암으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여 건강하고 오래 살게 하는 명약으로, 특히 타고난 체력이 약한 사람들은 반드시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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