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광 중 대한여드름학회 회장


지난달 서울에서 대한여드름학회 주요 임원과 유럽, 일본, 미국 등의 피부과 전문의 6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나라의 여드름 치료 수준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세계적인 여드름 치료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여드름은 피부질환의 기본 치료로 꼽히지만 이 질환만을 대상으로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논의하는 세계적인 학회는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국내에서 가장 먼저 태동한 대한여드름학회 김광중 회장(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을 만나 세계로 발돋움하기 위한 아태학회 유치 계획과 가이드라인 제정 움직임 등을 살펴봤다.


 - 대한여드름학회는 어떤 학회인지 소개해 달라.
 대한여드름학회는 대한피부과학회 산하기관으로 지난 2004년 결성된 여드름연구회로부터 태동했다. 피부과학회 산하 연구회는 10여개가 있는데 이중 3년 이상 활발한 활동을 할 경우 학회로 공식 인정하게 된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일수 교수와 함께 주도해 결성했으며, 이일수 교수가 제1대 회장에 이어 제2대 회장에 연임됐다. 초대 총무를 맡아왔던 본인은 3대 회장에 선임돼 활동하고 있다.
 모인 취지는 여드름이 흔한 질환이긴 하지만, 치료가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사실 피부과에서 여드름을 진료하지 않는 곳은 없다.
 그만큼 기본이 되면서도 정작 치료방법은 다양하게 나눠져 있다. 따라서 피부과 전문의도 어떻게 하면 여드름을 효과적으로 잘 치료할 수 있을지에 대해 조명해보자는 것이다.

 -해외 여드름 치료 전문의들과 간담회를 가진 취지는 무엇인가.
 여드름학회의 역사는 7년 정도로 다른 학회에 비해서 짧다. 그러나 특이한 것은 전세계적으로 여드름 관련 학회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번에 아시아 여드름 위원회를 열어 해외 저명한 여드름 치료 전문의들을 모신 것은 대한여드름학회를 통해 아시아부터 한자리에 모아보자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그분들이 굉장히 고무적이라는 평을 했고,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로 약속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아시아태평양여드름학회(Asia-Pacific Acne Meeting)의 결성과 첫 학술대회가 오는 2012년 9월 서울에서 열린다.
 학회에서는 미국, 유럽, 호주, 일본, 중국, 동남 아 등 50~60명 정도 흩어져 있는 여드름 치료 대가들을 대거 초청, 이틀가량 학회를 진행하고 관광을 통한 부가가치도 높일 계획이다.
 
 - 2년 넘게 여드름 치료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2년 반정도 추진해온 여드름치료 가이드라인이 현재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여드름 치료 방법은 mild-modern-serious(경증-중간-중증) 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치료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알고리즘이 없다는 것이다. 회장 임기 중에 어떤 치료가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 것인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자하는 목표를 세웠고,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우선 임원진들과 함께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전부 분석했다. 다양한 약물치료는 물론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레이저치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부작용에 대한 것들도 꼼꼼히 기록했다.
 가이드라인은 ABCD단계로 나누어서 "효과 뚜렷함/치료 효과 어느 정도 있음/효과 근거는 부족하나 권고 가능/효과없거나 부작용이 우려됨" 정도의 4단계로 나눌 것이다. 예컨대 논문이 부족한데 효과는 뚜렷하다면 B단계나 C단계 정도로 두고 "근거부족" 등의 의견을 덧붙여둘 생각이다.

 - 가이드라인은 언제쯤 공개될 예정인가.
 현재 마지막 단계로 여러 피부과 전문의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해외 전문의들을 모시고도 가이드라인을 검토했다. 내부적으로는 평의원회를 거쳐 여드름학회 회원과 피부과 전문의 전체에도 알릴 것이다. 언론에 발표 공식일자도 10월 말로 확정돼 있는 상태다.
 우리나라는 피부과 레이저 장비가 발달해 있는데 비해 근거 논문이 많지 않다. 이번 가이드라인을 시작으로 근거에 기반한 치료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겠다.
 사용하고 있는 여드름 치료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도록 장려해 5~6년 마다 가이드라인을 갱신할 것이고, 대국민 홍보를 통해 주먹구구식의 엉터리 여드름 치료를 받지 않도록 도울 것이다
 
 - 개원의들의 입장도 많이 반영하고 있나.
 여드름 질환은 개원가 환자가 훨씬 많기 때문에 개원가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가이드라인 구축 초기 단계에서 개원 원장들, 대한피부과의사회의 의견을 받았으며, 개원가 대표 학술이사도 별도로 두고 있다. 지방을 순회하면서 여러 피부과 개원의와 시도피부과의사회들을 만났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할 생각이다.
 다만 개원가에서는 학회 활동에 시간을 쏟을 여력이 많지 않은 것 같아 그 부분이 아쉽다.
 또 한가지 밝혀둘 것은 가이드라인은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이지, 치료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미 다양한 경험치료를 하는 분들을 위해 "치료 불가"하거나 "안된다"는 용어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 아태학회와 가이드라인 준비에 여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임기동안 생각하고 있는 계획이 있다면?
 여드름 치료 가이드라인은 지난 2년 이상 연구해온 야심작으로, 학회 내부적으로 상당히 기대가 높다. 가이드라인의 성공적인 발표는 아시아태평양학회 유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며, 지금부터 함께 준비해나갈 것이다.
 너도나도 여드름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데 대해 피부과 전문의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고 비전문의에 대한 네거티브한 공격보다는, 피부과 전문의가 또 여드름 치료 전문의가 어떻게 올바른 치료를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포지티브한 정책을 운영할 것이다.
 여드름 치료는 기본적으로 하고 있지만 기본에 충실하고 또 한번 환기를 시켜 앞으로 세계학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동안 도와준 여러 임원과 회원들께 감사드리며, 차기 회장이 이러한 계획을 한층 더 실현시켜주길 바란다.

여드름학회 임원 명단
 고문 - 이일수 교수(성균관의대)
 차기회장 - 김낙인 교수(경희의대)
 감사 - 노영석 교수(한양의대)
 총무이사 - 김명남 교수(중앙의대)
 재무이사 - 이주흥 교수(성균관의대)
 학술이사 - 서대헌 교수(서울의대)
 학술이사 - 이상주 원장(연세스타피부과)
 기획이사 - 이미우 교수(울산의대)
 간행이사 - 이주희 교수(연세의대)
 정보이사 - 이지범 교수(전남의대)
 홍보이사 - 이원주 교수(경북의대)

임 솔 기자 slim@mmkgroup.co.kr
사진·고민수기자 msko@mmkgrou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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