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의료환경과 괴리…시대에 맞춘 교육프로그램 개발해야

 의사 및 의료는 일찍부터 다양한 윤리적인 문제에 봉착했다.
 특히 의학의 발달하면서 의사와 의료는 과거 어느때보다도 생명윤리, 연구윤리 등의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보다 강화된 윤리를 사회로부터 강요받아 왔다.

 의사는 인간 생명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전문직군이기 때문에 어떤 직능과 집단보다도 윤리성이 가장 중시된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의료는 최근 안락사-인공임신중절-리베이트 쌍벌제 등 윤리와 관련돼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같은 의료 및 의사의 윤리적인 사안들이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의료계 내외적으로 갈등을 빚으며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2000년 의료대란 이후 국민들로부터 의사들의 신뢰가 추락하면서 의료 윤리의 중요성은 더 크게 어필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의사윤리선언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의학실력과 윤리수준으로 의술을 행함으로써 의사로서의 품위와 명예를 지키고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는 환자와 의사 관계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함으로써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라고 돼 있다.
 올바른 의사의 길을 구현하고 변화하는 사회상에 걸맞은 의료환경을 온 국민과 함께 추구함으로써 국민건강권과 의사의 진료권을 드높일 것도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기에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의료계에서는 정책이나 제도, 법적인 부분에 있어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나 의사윤리선언을 행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의사로서 교과서적인 진료를 하고 싶어도 환경에 의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계 내에서는 의료윤리 재정립을 위한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과거 어느때보다도 뜨겁다.
 의대 교육에서의 윤리 교육 강화와 더불어 기존 의료 윤리의 재조명과 향후 환경 변화에 걸맞는 의료윤리의 창출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가 창간 9주년 특집으로 진행한 "의료인·의료기관·제약사간의 바람직한 관계 설정 좌담회"에서도 의료윤리의 방향성 찾기 등이 강조된 점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의료윤리학자들은 환자에게 신뢰감을 주고 사회속에서 의료의 기능과 전문가로서의 책임 의식을 함양시키기 위해서 정책, 제도 등 사회환경 변화에 맞는 의료윤리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교육은 인성, 윤리, 도덕성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전체 교육과정에서 낮은 의료윤리 과목 비중, 프로그램 개발 미흡으로 인한 비 체계적 교육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환자 권리, 생명관, 죽음관, 이해 당사자와의 관계, 사회정의 등 폭넓은 의료 윤리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과정 개정으로 의료윤리과목 비중을 확대하고 의료윤리교육 담당 교수를 위촉해 전문성을 제고하면서 사례별 검토 등을 위해 의료윤리교육위원회 구성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손명세 전 한국의료윤리학회 회장은 "의료윤리 교육은 예과, 본과, 인턴, 레지턴트 등 일련의 의사 양성 과정속에서 1회성이 아닌 연계성을 갖고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서는 의료윤리 교육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 각 개인들도 의료윤리 교육 시스템의 의미와 발전 등을 염두하면서 의료윤리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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