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화하며 풀어나가야할 것


본지가 창간 9주년을 맞아 한국화이자제약 이동수 대표이사를 특별 인터뷰했다. 이 대표는 가정의학과 전문의(서울대) 출신으로 지난 2009년 5월 CEO로 전격 발탁돼 주목을 끈 바 있다. 의사출신 경영인으로 최근 일어나고 있는 약업계 이슈 대한 생각과 향후 국내 제약시장을 어떻게 조망하는지 들어봤다.


이동수 대표에게 가장 궁금했던 것은 최근 급변하고 있는 약가제도, 윤리강화 등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었다. 이에 거두절미하고 질문을 던지자 "당연한 변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대표는 최근 제약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리베이트 근절, 윤리적 제도강화에 대해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또한 약가제도신설, 기등재약목록정비 등이 일련의 약가제도강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변화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전혀 예측못한 변화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외국인 다국적 제약사들 대표들이 한국의 법과 제도에 대해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밝혀왔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느껴졌다.

그는 특히 쌍벌제 등 윤리적제도가 지속적으로 법이 강화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꾸준히 윤리적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공정경쟁강화는 헬스케어 섹터에서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거듭 피력했다. 즉 윤리다 뭐다 떠들썩하지만 알고 보면 별로 새로울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이 같은 시각은 기등재약목록정비 사업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도 드러났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만의 부분은 아닌것 같다"고 말하면서 "다만 이런 것들이 어떤 속도로 어떻게 합리적인 방향으로 되는지 속도나 방법이 나라마다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기등재약목록사업은 순환기를 전문으로 하는 화이자에게는 다소 치명적일수도 있지만 이같이 표현하는 것에 다소 놀라웠다.

이처럼 그의 냉철하고 소신 있는 생각은 앞으로의 대안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해답을 찾아나가는게 중요하다"고 현실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쉽게 말해 약가를 양보하되 적응증확대를 얻어 실리를 추구해야한다는 전략 같은 것을 말하는 듯 했다.

이 대표가 이같이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은 한국의 제약 산업이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의료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점점 더 수명이 늘어나고 있고 또한 만성질환이 증가해서 의료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성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약제비 절감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지만 기본적으로 노령화라는 추세는 계속되고 있어 수요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그런면에서 제약시장은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러한 성장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사들도 성장해나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을 찾아 나가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와 제휴를 하는 모델도 하나의 성장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또 R&D에 집중해서 신약개발을 하는 것도 좋은 예다. 그밖에 제네릭에 집중하는 모델도 있을 거고, 바이오시밀러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다"며 "시장이 성장하기 때문에 제약 산업도 장기적인 비젼을 찾아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의미에서 화이자가 M&A를 하고 있는 것이고 지속적인 R&D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07년 복지부와 3000억 규모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지금까지 신약개발기반에 꾸준히 써왔다"면서 "앞으로 남은 2년 반 동안에도 아낌없이 투자할 것이다"며 투자가 성장모델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백신과 제네릭 사업도 검토중이라는 입장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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