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의 브랜드보다 과학적 근거를 봐야
- 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김성래 교수(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


이번 로시글리타존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 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성래 교수(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는 "2007년에 제기된 후부터 큰 맥락의 변화없이 진행돼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다지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말이다. 우선 니센 박사의 연구에 대해서는 통계적 유의성 문제를 지적했다. 연구들에서 나타난 전반적인 심혈관 사건에 대한 분석이지만 56개 연구의 통합에 불과할 뿐 각각의 디자인 차이가 고려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연구결과의 신뢰도도 낮다고 말했다. 피오글리타존과의 비교연구 역시 로시글리타존과 피오글리타존의 용량 대비 효과에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 효과를 기준으로 한 용량의 설정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 로시글리타존 문제에 반대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의사들이 지적하는 메타 분석의 한계부분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들의 과학적 근거가 떨어지는 부분으로 연구들이 혈당조절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로시글리타존이 당뇨병 약물인만큼 효과 대비 위험도 평가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김 교수는 이번 사태를 아스피린에 비유했다. 아스피린이 가지고 있는 위장관출혈이라는 부작용만을 조명해서 사용여부를 판단하는 것과 똑같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약물의 브랜드나 논문의 명성에 무게를 두기 보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확실한 가에 초점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로시글리타존 문제는 미국에서 과학적인 논의를 지나 정치적인 문제까지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 학계가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아직 FDA의 결정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굳이 답변을 할만큼 과학적으로 무게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학적인 통찰없이 약물 안전성에 관련된 연구나 논의가 지속되면 결과적으로 피해를 받는 건 환자의 몫이다. 김 교수는 "환자가 이제까지 복용해 온 약물에 불안감을 가지고 복용을 거부한다면, 환자 관리의 공백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아직 명확한 결론이 없는 가운데 GSK가 준비하고 있는 "TIDE" 연구가 대상자 부족의 현실을 겪고 있는 것은 이의 여파를 잘 보여준다. 김 교수는 "과학적으로 약물의 안전성 문제가 입증된다면 의사들이 먼저 처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들이 정책적인 결정에만 기대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FDA의 결정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을 비롯 전문가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근거가 되는 연구들의 과학적 검증력에 대한 독립적인 통찰이 필요한 문제다.


▲"RECORD" 연구

로시글리타존을 대상으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됐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은 2007년에 발표된 "RECORD" 연구다. 특히 2009년 ADA 학술대회에서 최종분석 결과가 발표되면서 로시글리타존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번 연구들의 발표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5.5년동안 로시글리타존과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 제제 병용요법 직접적으로 심혈관 사건의 위험도를 비교했다는 점에서 임상적인 근거를 얻고 있다.

연구에서는 로시글리타존 2220명, 비교군 2227명을 5.5년 간 관찰한 결과 심혈관질환 사망 및 입원율이 로시글리타존군에서 14.5%, 비교군에서 14.5%로 유의하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이차종료점인 사망,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등에서도 로시글리타존군의 수치가 더 낮았고, 당회혈색소 감소에서는 더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단 연구팀은 이차종료점의 경우 본래의 연구목적이 아니라고 말하며 통계적 유의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심부전의 경우 로시글리타존군이 2.1배 높게 나타났고, 주로 여성에게서 상지와 하지의 골절이 약 55% 정도 높게 나타났다.

한편 연구팀은 "RECORD" 연구가 오픈 라벨로 진행된만큼 환자에 맞는 위험대비혜택 전략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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