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병원들이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기본적으로 재외동포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해오던 미군과의 협약은 물론, 미국 한인회와의 협약을 기본으로 다양한 지역과의 협약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서울성모병원 등은 LA에 현지사무소를 두고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아산병원도 LA와 뉴욕에 사무소를 두고 재외동포를 위한 의료혜택과 국내 병원 진료시 도움을 주고 있다. 건국대병원은 중국 천진에 동포를 위한 의료서비스를 개설했으며, 인하대병원도 중국 청도에 국제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병원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재외동포를 기본으로 하다 보면, 결국 현지인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한다.

Q: 여기저기 병원들이 재외동포 네트워크에 신경쓰네요. 사실 한인이 국내에 진료를 받으러 온다 하더라도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거나 국내 기준수가 100% 적용 등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수익성 개선은 물론, 외국인 환자 유치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과연 한인 네트워크 활용이 도움이 될까요? (한 병원장)

A: 한인 네트워크가 중심이 된다면 그 이상의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재외동포 가족들은 현지에 터를 잡고 이미 오래전부터 거주하신 분들입니다. 주변에 한국인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친구들이나 가족들도 많기 마련이지요. 당장 한인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반으로 한 그물망같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입소문"의 효과를 아신다면 현지에 가서 치료효과나 서비스를 칭찬하는 한명의 효과가 얼마나 클지 짐작이 가시겠지요. 마찬가지로 국내에 있는 외국인 역시 활용 가치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EMMI 윤정화 한국대표)

다양한 지역으로 한인네트워크 확대

병원들은 재외동포와의 네트워크를 위해 각종 지역의 "한인회"와의 협약 체결을 쉽게 취하고 있는데, 주로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일본, 중국 등지를 중심으로 협약이 이루어지다가 최근에는 다양한 지역으로 협약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건국대병원은 최근 대양주 및 유럽지역 한인회와 의료지원 협약 체결식을 개최했다. 협약 체결식에는 호주와 뉴질랜드 지역 한인회인 "대양주한인회총연합회"와 유럽지역 한인회인 "재오스트리아한인현합회", "재독한인총연합회", "재영한인회",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 등 총 9개의 한인회 회장들이 참석했다.

건국대병원은 동포 환자들의 외래 및 입원치료에 대해 건강보험수가 100% 적용(암검사 등 각종 검진 및 치료 포함)하고, 진료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한인회 동포라면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을 사용할 경우에도 비용 감면을 받을 수 있으며, 병원 인근에 위치한 시니어타운인 "더 클래식 500" 이용 시에도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서비스에 신경을 썼다.

백남선 원장은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들이 고국의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건강관리에 소홀하기 쉬운 동포들이 고국에서 불편함 없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도 최근 우루과이·스웨덴 등 주한 대사관 직원의 부인과 외국 기업 주재원 부인 10여명이 국제진료센터 스페인어권 환자 코디네이터가 24시간 환자를 응대하는 시스템을 견학했다. 방문단은 주한 스페인 언어권 커뮤니티 멤버들로 VIP병동, 신경외과 중환자실, 가족분만실, 응급의료센터, 국제진료센터, 성당 등 주요시설을 둘러봤다.

커뮤니티 대표 베네수엘라 타티아나씨는 "건진 센터 등 초현대식 시설과 스페인어 전담 코디네이터가 있어 수준 높은 서비스가 기대된다"며 "스페인어권 환자들이 이 병원을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5월 파라과이 대사 및 의료진 방문 이후 스페인 언어권 환자를 본격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주한 스페인 언어권 커뮤니티 활동에도 참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경우 국내거주 현지 대사관 부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상품이나 식단 개발에 이들을 참여시켜, 국내 상품에 대한 호응도도 높이고 현지의 반응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나아가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홍보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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