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당뇨병학회 2010, "ACCORD" 하위분석 연구

[Lancet. 2010;doi:10.1016/S0140-6736(10)60576-4]
[NEJM. 2010;doi:10.1056/NEJMoa1001288]

"ACCORD" 연구의 결과는 진행성 미세혈관 합병증 예방을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 연구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다른 진행성 미세혈관 합병증은 예방해주지 못한 가운데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진행을 조금 더디게 해준다는 결과만 얻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번 분석연구가 단순히 임상적으로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일괄적인 치료전략에서 맞춤치료전략으로 움직이고 있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ACCORD" 연구는 공격적인 치료전략의 가능성을 보기 위한 연구로 혈압의 경우 기존 140mm/Hg에서 120mm/Hg로, 당화혈색소(A1C)의 경우 평균 치료 타깃인 7.5%를 6.4%로 낮춰 치료를 진행했지만, 기존과 비슷한 예방·치료효과를 보여주거나, 더 많은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동소이(大同小異)라는 말 그대로 지난 3월 있었던 미국심장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심바스타틴에 페노피브레이트(fenofibrate)를 병용했을 때 204mg/dL 이상의 고중성지방과 34mg/dL 이하의 저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이는 환자들의 심장발작·뇌졸중 유병률,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심바스타틴 단독군에 비해 약 31% 낮춘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는 이번 하위분석 연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Lancet"에 "ACCORD" 연구의 하위분석 연구로 미세혈관 합병증에 대한 공격적 치료전략 효과를 분석연구를 발표한 미국 케이스웨스턴리버스대학 파라마즈 이스마일-베이지(Faramarz Ismail-Beigi) 교수는 공격적인 치료전략이 전반적인 진행성 미세혈관 합병증에 효과는 보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종료점은 투석 또는 신장이식, 고혈청크레아티닌(291.7 μmol/L 이상), 망막성 광응고술이나 유리체 절제술로, "ACCORD" 지질 연구가 높은 사망률로 인해 3.5년째 조기종료됐을 시점에 양군의 위험도는 동등했고(HR 1.00, P=1.00), 연구가 종료된 5년째에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HR 0.95, P=0.42).

신장, 눈, 말초신경에 관련된 13가지 사항에 대한 평가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단 이스마일 베이지 교수는 "일부환자군에서는 알부민뇨의 발현시기의 지연이 나타났고,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신경병증에도 효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효과가 나타난 대상이 일부라는 점에서 미세혈관 합병증 치료에 공격적 전략을 사용할 경우에는 총사망률, 심혈관질환 사망률, 체중증가, 저혈당증 위험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이와 함께 "NEJM"에 제2형 당뇨병환자의 당뇨병성 망막증에 대한 "ACCORD" 하위분석연구를 게재한 미국 국립안과연구원 에밀리 츄(Emily Y. Chew) 박사는 공격적인 혈당 치료전략의 경우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당뇨병성 망막증의 진행율은 망막성 광응고술이나 유리체 절제술이 필요한 경우까지 단계별로 구분했다. 연구 4년 째 수술이 필요한 비율을 비교했을 때, A1C를 6% 이하로 설정한 치료군의 당뇨병성 망막증 진행율은 7.3%, 기존군 10.4%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스타틴과 페노피브레이트군의 경우도 6.5%로 위약 병용투여군 10.2%보다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공격적인 혈압치료는 유의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10.4% 대 위약군 8.8%)

이 연구에 대한 평론을 게재한 위스콘신대학 로날드 클레인(Ronald Klein) 교수는 "이 연구는 우선 ADA가 2010년 "ACCORD" 연구에서 적용한 공격적 치료전략보다 덜 엄격한 당화혈색소 7% 이하로 조절하라는 권고사항과 일치되는 결과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전의 "ACCORD" 연구와 맥락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해주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이번 연구가 미세혈관 합병증 예방에 대한 혈당조절의 중요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며, "UKPDS"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7%의 A1C 조절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당뇨병학회(ADA) 학술대회에서 "ACCORD" 운영위원회의 노스케롤라이나대학 존 부스(John Buse) 교수는 "공격적인 치료전략은 다수의 환자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득이 될 수 있다"며 "ACCORD"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치료전략이 개별맞춤치료에서는 고려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ADA 수 커크만(Sue Kirkman) 교수는 ""ACCORD" 연구에서 공격적 치료전략이 더 많은 사망률을 낸 이유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환자의 나이, 진단시기, 동반질환의 정도 등 환자의 상황에 따라 치료전략의 안전성이 결정될 수 있을 거라며 부스 교수의 의견을 뒷받침했다.


한편 이스마일-비이지 교수의 연구에서는 맹겸율의 부족과 효과를 논하기에는 비교적 짧은 추적기간이 한계점으로 제시됐고, 츄 박사의 연구에서는 두 시기의 안저검사 사진자료밖에 없다는 점, 4년째 대상자의 비율이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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