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와파린 시장을 놓고 내년부터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바이엘쉐링파마코리아가 격돌할 조짐이다.

현재 출격대기중인 항응고제 신약은 리바록사반, 다비가트란, 아픽사반, 엔독사반, 베트릭사반 등 5개. 이중 당장 내년부터 경쟁이 예상되는 약물은 리바록사반과 다비가트란 두 품목이다.

리바록사반은 바이엘쉐링파마 제품으로 지난해 4월 국내 식약청으로부터 자렐토로 허가를 받아 현재 판매중이다. 따라서 항응고제 신약중에서는 가장 빠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슬관절 또는 고관절 전치환술을 받은 성인 환자의 정맥혈전색전증 예방을 목적으로 밖에 사용할 수 없어 주 치료인 항응고제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추가 적응증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허가는 내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이엘쉐링파마 측은 "심장세동의 환자들의 뇌졸중 예방에 대한 연구인 ROKET-AF 연구가 오는 11월 경 발표될 것"이라면서 "따라서 적응증 추가 시점은 내년도 말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ROKET-AF 연구는 심방세동의 뇌졸중 감소를 위한 대규모 연구로 전세계 가이드라인에서 정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 연구다.

출격을 위한 준비도 끝냈다. 회사 측은 "적응증 추가 위한 시간이 남아 있어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선시판허가를 통해 제품을 알려 놓은 만큼 자신있다"고 전하면서 "그전까지는 정맥혈전색전증 예방에 치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다비가트란은 내년 상반기 허가를 예상하고 있다.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모처럼 나온 블록버스터급 신약인데다 시장이 크다는 점에서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본사에서도 기대가 큰 약인듯 최근 세계심장학회에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 제품은 2008년 유럽에서 프라닥사라는 제품명으로 허가를 받고 정맥혈전색전증 예방 적응증을 얻어 판매중이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심방세동을 첫 적응증으로 출시된다. 이를 위해 심방세동에 대한 RE-LY 데이터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제출한 상태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빠르면 내년 1사분기 중으로 늦어도 2사분기내로는 허가를 예상하고 있다"면서 "제품이 나오면 본격적인 홍보경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해 자렐토와의 경쟁을 시사했다.

허가가 임박한 만큼 이후 영업과 마케팅 전략구상도 마쳤다. 회사 측은 "의사들의 관심이 무엇보다도 높다"면서 "허가만 이뤄지면 론칭심포지엄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재미있는 점은 시기적으로 볼때 심방세동에 대한 적응증이 프라닥사가 자렐토보다 빨리 나올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때문에 자렐토는 먼저 시판허가를 받고도 자칫 프리마케팅 전략에서 밀릴 수 있어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전략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기존 약물중에는 클로피도그렐 성분의 플라빅스가 머지않아 심방세동환자의 대한 적응증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플라빅스는 액티브-A 연구를 통해 일찌감치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 위험 감소를 입증한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이 올해나 내년초에 관련 서류를 허가당국에 제출할 계획"이라면서 "한국은 미국과 유럽 이후에 제출할 계획이다. 따라서 당장 적응증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당장은 자텔토와 프라닥사의 경쟁이 점쳐지고 있다.

포스트 와파린 시장이 주목을 끌면서 관련 의료기기업체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로슈진단은 항응고수치 측정기기를 본격적으로 판매해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사가 들어나온 제품은 코아큐첵XS이라는 제품으로 와파린 복용환자들의 항응고수치를 측정해 안전한 복용을 돕는 장비다.

회사 관계자는 "정기적인 측정을 통해 부작용이 높은 와파린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장비"라면서 "선진국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환자들의 인식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영업의지를 강조했다.

한편 아직 출시는 멀었지만 아픽사반(화이자와 BMS), 엔독사반(다이이찌산쿄), 베트릭사반(머크세로노)도 개발중에 있어 향후 2~3년내에는 항응고제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50만명 정도가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심혈관 질환인 심방세동, 인공판막 수술, 혈전색전 질환 환자가 증가하면서 앞으로 항응고제 복용 환자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항응고제를 보유한 제약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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