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IT 기술과 콘텐츠가 손을 잡고 있다. 기술력으로만 공존할 수 없으며, 거기에 따른 다양한 콘텐츠가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메디컬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문기업 MMK(엠엠케이 커뮤니케이션즈)와 의료IT기업인 전능아이티는 지난 23일 스마트폰 환경의 메디컬 어플리케이션 컨텐츠 제공사업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전능아이티가 개발한 "병원찾기 서비스" 는 국내 아이폰 앱스토어 메디컬 분야 1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GPS 시스템을 통해 내 주변의 병원 위치를 검색 할 수 있다. MMK는 이 어플의 인기를 통해 병원 위치 뿐 아니라 △질환 및 의학 정보 △질환 환자교육자료 △최신 논문 △의료뉴스 △실시간 강의 등 메디컬전반의 모든 컨텐츠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MMK 정현모 대표는 "의료. 헬스케어 산업에 사회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바일서비스를 접목해 의료계에 더욱 다양한 마케팅 툴을 제공하고, 변화하는 의료 소비자 트렌드에 발맞추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선적으로 시작하는 것은 ADHD에 대한 질환 정보이다. 병원 찾기 어플에 정신과에서 제공하고 "ADHD.com" 등의 정보를 일반인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이며, ADHD 진료가 가능한 정신과, 소아과 검색까지 가능하도록 만들 생각이다. 향후에도 병원이나 제약사 등에서 다양한 정보를 받을 생각이다.

MMK로서는 스마트폰 환경에서의 마케팅을 위한 발빠른 대응이며, 전능아이티는 콘텐츠 보강을 위한 것이다. 전능아이티 박종순 대표는 "20여년동안 회사를 이끌어 오면서 외부업체와의 협약은 처음"이라며 "콘텐츠를 보강해 나가면서 앞으로 다양한 사업으로 윈윈 형태를 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병원들, 어플 개발과 모바일 웹 구축

실제 전능아이티의 "병원찾기" 어플에 대한 반응이 좋으면서 다양한 병원, 업체 등에서 협약을 맺자는 연락이 오고 있다. 우리 병원만의 어플이나 또는 모바일 웹환경 구축해달라는 요청이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다양한 어플을 가지고 있는 병원들이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대표적으로 중독정보 "toxicology" 등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19일 아이폰으로 EMR환경 구축이 가능하다고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의료진이 원내에서 실시간으로 환자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스마트 EMR"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컴퓨터 없이도 환자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다른 과에서 의뢰한 진료내역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2차개발을 통해서는 외래와 응급실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용도를 확대하고, 진료기록과 처방내역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다는 방침이다.

어플 개발이 아닌 상대적으로 구축이 간단한 모바일 웹 환경 구축으로 진료예약을 편하게 만든 병원들도 있다. 을지대병원은 모바일 홈페이지를 구축, 지난 19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휴대폰 하나만으로 병원 소식, 병원과 의료진 소개, 진료시간표 조회, 온라인 상담과 진료예약 서비스를 실시한다.

서울대병원도 24일부터 진료예약이 가능한 모바일 홈페이지를 정식 오픈했다. 지난 2005년부터 운영하던 기존 모바일 홈페이지에 예약시스템을 추가 개발한 것으로, 음성지원서비스(Non-Active)를 제공한 데 이어, 인터넷증명서 발급서비스, 다국어서비스, 진료예약 및 수납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도 진료예약이 가능한 스마트폰 어플 개발 계획을 검토하는 등 여러 병원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무리한 시도는 금물이다. 박종순 대표는 "보통 진료예약이 필요한 경우 스마트폰으로 하기 보다는 인터넷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큰 효용성은 기대하기 힘들다"라며“"무리해서 개발하려고 하기 보다는 꼭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병원 별도의 어플을 개발하게 되면 3000만원 이상의 개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비용이 합당한지에 대한 판단도 해야 한다. 일반인들에게 유용한 정보 제공을 위해 수익을 생각하지 않으면 몰라도, 스마트폰으로 예약이나 상담을 하기 위한 것이라면 실적이 저조하게되면 자칫 괜한 돈을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효성은 의문…보다 많은 관심이 있어야

따라서 어플 개발과 마케팅 수단으로의 기대는 스마트폰 자체에 대한 관심을 보다 이끌어내고 사용하는 이들이 늘어나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뒤따른다. 한 병원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실제 사용하는 이들이 많지 않아서 고민된다"며 "더욱이 병원 환자들의 경우에는 50대 이상의 중노년층 환자가 많은데, 스마트폰을 잘 모르는 이들을 타깃으로 하기에는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의사들 역시 일부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대다수의 의사들이 있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고객을 위한 마케팅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아직까지 무리가 뒤따른다는 의견도 많다.

우리들병원 온라인담당 신현묵 이사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어플 하나만으로는 승부수를 띄우기 어렵다"며 "소비자들에게 보다 쉽게 가깝고 편리하고 무엇보다 즐겁게 접근할수 있도록 하는 수단을 만들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럼에도 스마트폰으로 환경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는 많이 엿보인다.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지만, 변화에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서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을 활용한 PACS 활용의 계획을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며, 유비케어를 제외한 17개의 의료IT 협의체는 아이패드를 기반으로 한 EMR 플랫폼 통합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MMK 정현모 대표는 "스마트폰 환경이 보다 강화되면 정보 공급자가 많이 늘어날 것이며 사전에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어플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단계별로 무료와 유료를 정하거나, 자신의 정보를 퍼트리고 싶어하는 이들로부터 비용이 발생해 수익을 내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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