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선진국들과 원조 단체는 빈곤국들에 HIV, 결핵, 말라리아 치료제 등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는데 기여해 왔다. 세계개발센터 CGD (Center for Global Development)의 보고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빈곤국에서 HIV/AIDS 환자의 항레트로바이러스제에 대한 접근성은 10배 증가, 항말라리아제에 대한 접근성은 8배 이상 증가, 항결핵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접근성이 크게 증가하였다고 하였다. 세계개발센터는 주로 국제개발에 관한 연구를 하는 미국 워싱턴DC 소재의 비영리 단체이다.

그러나 빈곤국의 의약품 부족난에 대해 내려진 Rx, ‘무상지원’이라는 치료 중에 나타나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랄까. 아니면 예고된 부작용이랄까.

지금도 많은 생명을 살리고 있는 이러한 이타적인 노력의 가치들이 약제내성 발현이라는 문제점으로 인해 희석되게 생겼다. 해당 질환들의 균주가 항생제 내성을 획득하면서, 그 질환뿐만 아니라 보다 더 흔한 질환에 대한 치료능력까지 상실해가고 있다. 예를 들어,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의 75 ~ 90%에서 다빈도 항생제 중 일부에 대해 약제내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라틴아메리카 지역 어린이에서는 이질 균주의 60 ~ 80%가 추천 약제에 내성을 나타내고 있다.

무상의 의약품 지원 프로그램은 선진국에 대한 의존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약화시켜 자국의 의약품 산업 발전을 저해하므로 풍토성이 강한 질환에 대한 독립적 의약품 공급 체계 구비를 더 지연시킬 수 있다는 또다른 우려도 사실 일리가 있다. 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좋은 유산이라는 유대인들의 탈무드 속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한편, 약제내성 문제가 확대해석 될 경우 더 큰 문제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내성 문제를 빈곤국의 국소적 현상으로 설명하려 하지만, CGD는 전세계적으로 치료제에 대한 반응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슈퍼박테리아"인 MRSA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는 미국 내에서 1974년에는 병원 감염의 2%로 보고되었으나, 2004년에는 50% 이상에 육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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