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시간 단축과 정확한 진단의 시대

검사시간 단축과 정확한 진단의 시대

내시경이 개발된 것은 불과 50여 년 전이다. 50여 년의 세월 동안 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내시경 장비도 첨단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고해상도 화면을 제공하고, 색채강조 등 특별한 화상처리기술 등을 적용해 미세한 병변 진단도 가능한 첨단 내시경들이 소화기내과의 필수기기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내시경 전통의 강자인 올림푸스의 하이엔드 내시경 CV-260, 그리고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고 약진이 이어지고 있는 전자내시경 펜탁스 EPK-i과 비교해 본다.

내시경 검사는 조직의 상태와 병변의 융기, 색깔, 형태, 혈관의 변화, 색조의 미묘한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정확하게 병변을 진단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기존의 내시경으로는 매우 작고 편평한 병변이나 미세한 색조 변화의 경우 잘 구분되지 않아 조기발견이 매우 힘들었다. 최근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특수영상 기능들이 개발됐는데, 펜탁스의 i-scan(EPK-i), 올림푸스의 NBI(narrow band imaging, CV-260)), AFI(autofluorescence imaging) 등이 신개념 내시경 광학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i-scan 기술은 고해상도 영상을 바탕으로 6가지 알고리즘을 이용해 몸 속 세포기관의 원래 영상을 변환하고, 강조함으로써 병변을 돋보이도록 한다. 사용자가 빛의 특성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터치스크린에 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점막의 굴곡을 강조하는 CE모드와 점막 표피의 혈관 등을 세밀하게 보여주는 SE모드, 색상의 톤을 6가지로 바꿀 수 있는 TE모드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모드는 사용자가 내시경 영상을 실시간으로 바꿔가면서 병변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실제 색소를 이용하는 색소 내시경보다 검사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색소 삽입 전 영상과 각각의 모드를 적용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비교하면서 병변을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어느 부위를 조직검사 할 지, 병변의 어느 경계선까지를 내시경 절제할지 등을 즉각적으로 결정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기존 교수들이 배우면서 손에 익은 장비가 아니라는 점이 최대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수한 필터를 사용해 점막 표면의 구조를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는 NBI 장비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기존의 내시경은 백색광선 내시경으로서 가시광선 범위의 파장을 이용해 적색, 녹색, 청색 영상을 생성하는 방법으로, 자연 그대로의 색상을 인식하게 한다.

혈관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가시광선의 일부 범위 파장만을 이용하는 NBI 장비도 개발됐다. 필터에 따라 투과 깊이가 달라서 점막의 표면, 중간, 심부의 영상 차이가 뚜렷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NBI를 이용하면 일반 내시경에 비해 점막의 표면 구조와 미세혈관들을 더욱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하는 낮은 해상도는 HDTV급 영상과 결합하면 극복할 수 있다.

AFI장비도 임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자외선이나 짧은 가시광선이 조직을 비추면 조직은 자동적으로 쏘인 빛의 파장보다 조금 더 긴 파장의 형광을 발생하는데, 이러한 형광은 조직의 다양한 생물학적 물질에 따라 차이를 보이게 된다. 정상조직과 병변이 자가형광 검출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 점에 착안, 특정파장의 빛을 쏘아서 조직에서 자연적으로 방출되는 형광을 검출하여 병변의 구별에 활용하는 AFI(자가형광관찰장치)가 개발된 것이다.

AFI는 조직의 구조, 각 혈관 층에서 빛의 흡수량, 발광농도의 차이, 조직의 대사상태 등에 따라 형광이 구별되므로 조기 암이나 암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병변을 발견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AFI는 형광증감물질을 투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선별검사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가형광화상의 명암차이가 배경점막에 비해 높기 때문에 잔유물이 병변처럼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펜탁스에서 밝힌 펜탁스 내시경의 장점

펜탁스 사에서 개발한 EPK-i 전자내시경은 세계 최초로 125만 화소 시대를 열었다. 펜탁스 제품을 수입하고 있는 원익측은 "최근에 선보인 올림푸스 사의 내시경 장비들이 80만 화소 급임을 감안하면 당분간 EPK-i의 해상도를 능가하는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125만 화소의 정지영상을 USB 메모리에 저장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또한 5단계로 조절이 가능한 워터펌프 및 풋 스위치를 통한 용이한 조작법 등은 사용자를 위한 세심한 기능이라는 설명이다. 의료현장에서는 민감할 수 있는 송수량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워터제트 출력을 최대치로 놓고 5초간 송수량을 비교해본 결과, 올림푸스 내시경 장비보다 5cc정도 더 많이 송수됐다고 밝혔다.

다양한 색 변환 기술을 구현하여 몸속 세포기관의 미세한 차이를 감지할 수 있는 i-scan은 올림푸스 사의 NBI, AFI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고 말한다. NBI, AFI는 기존 내시경 장비에 추가적으로 결합하는 특수영상 장비인 데 반해, i-scan은 펜탁스EPK-i 내시경 장비에 포함된 내장형 기능이라는 것이다. 원익 구자규 사장은 "앞으로도 해상도가 뛰어나고, 첨단 기능들을 갖춘 내시경 장비들의 경쟁이 한 층 치열해 질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진단에 대한 정확성이 점점 높아지고, 환자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푸스에서 밝힌 올림푸스 내시경의 장점

올림푸스가 밝힌 가장 큰 장점은 우선 내시경의 절대 강자로 꼽히고 있다는 것이다. 펜탁스 제품의 가격대비 효율성을 인식한 일부 개원가에서는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을지라도 렌즈 기술이라는 올림푸스만의 막강한 해상도와 이미지 처리 기술, 광학 기술 등은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원시장에서도 양질의 진단서비스를 찾는 의사들은 올림푸스를 선호한다.

주요 사용자들이 올림푸스 제품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내시경학문이 가장 잘 발전한 일본에서 출판된 교재나 내시경 실습 등을 올림푸스 제품으로 해왔다는 것은 쉽게 다른 브랜드로 바꾸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강의를 하고 내시경 치료를 선도하는 주요 대학병원 교수들이 CV260을 가장 선호하며, 교육을 통해 또다른 올림푸스 제품 선호자를 낳게 한다.

CV260은 광학 기능을 통해 최대한 자연 상태 그대로를 전달하면서도, 광학 자체의 패턴을 강화해 좁은 장의 영상에서도 진단과 치료에 최적화된 화질을 제공한다. 의료사업부 특화를 위해 임원을 선임하고 서비스를 강화한 것도 자랑이다. 올림푸스 관계자는 "기존 카메라에서 의료 쪽으로 강화해 나가고자 하는 회사 방침을 가지고 있다"며 "시장점유율에 대해 자만하지 않고 고객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A/S 등의 사후관리에도 보다 신경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