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cet oncology 2010 June】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가 미약하나마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가 보고돼 학계와 세계 언론이 들썩이고 있다.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의대 Ilke Sipahi 연구팀이 ARB 관련 RCT의 메타분석을 통해 암발생에 대한 영향 여부를 평가한 결과, ARB 복용군은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또는 위약군을 복용한 대조군에 비해 새로운 암발생 위험이 8% 증가했다(95% CI 1.01-1.15, p=0.016). 암 발생을 종료점의 하나로 삼은 연구들을 분석하자 ARB군의 상대적 증가율은 11%였다(1.04-1.18, p=0.001). 이차종료점인 고형암 발생은 폐암만이 대조군보다 ARB군에서 25% 증가했다(1.05-1.49, p=0.01). 암 사망에서는 통계적인 유의차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FDA 승인된 7개 ARB 제제중 3개 약물(로사르탄, 텔미사르탄, 칸데사르탄)만을 포함한 9개 연구만을 분석대상으로 삼았기에 특정 계열 약물의 암 발생 위험으로 결론내리기는 어렵고, 추가적인 연구가 요구된다는 반응이다.

현재 임신부, 신동맥 협착증, 만성신질환 환자에서의 사용 금기를 제외하고 ARB와 관련한 주요 부작용 이슈는 없다. 실험연구들은 레닌-안지오텐신시스템, 특히 안지오텐신 II 타입-1 및 타입- 2 수용체가 세포증식, 혈관신생, 종양 진행 조절에 관여함을 보고해 왔지만, 암원성 실험에서 음성 결과를 보였다. ARB 임상연구들도 심혈관 및 신장 종료점만을 평가했을뿐 암 발생에 대해서는 보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3년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ARB 임상결과를 평가한 CHARM 프로그램은 칸데사르탄군이 위약군에 비해 치명적 암발생률이 현저히 높다는 기대치 않은 결과를 보고했다(Lancet 2003;362:759).

이에 Sipahi 연구팀은 CHARM 연구 이후 보고된 대형 연구들을 모아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연구의 주목적은 ARB와 암 발생의 상관관계, 이차목적은 ARB가 특정 고형암 발생과 암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평가였다. LIFE, ONTARGET, TRANSCEND, PROFESS, CHARM, TROPHY, VAL-HEFT, OPTIMAAL, VALIANT 등 9개 연구가 메타분석에 포함됐다. Begg"s rank correlatin method를 통해 평가한 결과 암 발생과 암 사망을 타깃으로 한 논문 선정에 있어 바이어스의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분석 결과 PROFESS를 제외한 모든 연구에서 ARB와 암발생의 상관성이 관찰됐다. 암발생을 종료점으로 삼은 LIFE, ONTARGET, TRANSCEND 연구만을 분석시에도 ARB로 인한 암위험은 현저히 증가했다.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에 더해 ARB 병용, 비병용군을 비교한 결과 역시 병용군의 암발생률이 13% 높았다(1.03-1.24, p=0.011). 병용요법에 사용된 ARB가 텔미사르탄이기에 제조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은 현재 좌불안석인 상황. 그러나 텔미사르탄 연구(ONTARGET, TRANSCEND, PROFESS)만을 메타분석하자 암 신생률이 대조군에 비해 7% 증가하긴 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특정 암의 신생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자 폐암만 25% 증가경향이 확인됐다(1.05-1.49, p=0.01). 세부분석 결과 이 같은 상관성은 ACEI 병용군에서는 32% 증가경향이 관찰됐으나(1.03-1.69, p=p.031), 단독 ARB 복용군과 대조군 사이에서는 통계적 유의차가 확인되지 않았다.

"추가연구 필요하나 ARB 사용시 주의를"

연구결과에 대해 세계 암 전문가들은 그 위험도가 미약하다는 입장이다. ARB와 가장 상관정도가 높았던 폐암발생의 경우 흡연은 암 발생위험을 200~300% 높이고, 폐암 가족력을 가진 경우 위험이 60% 증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25%는 그리 높은 숫자가 아니라는 것. 연구를 주도한 Sipahi 교수 역시 "ARB로 인한 암 증가 경향은 간접흡연으로 인한 증가율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연구결과에 따르면 ARB을 복용하던 환자가 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105명이 4년간 이 약물을 복용시 한 명에서 나타나는 수준이지만 이 약물을 복용중인 인구를 감안할때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약물 안전성 문제 제기로 유명한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스티브 니센 박사는 평론을 통해 추가 연구가 나올때까지 ARB 사용을 지지하면서도, 보다 주의깊은 사용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규제당국이 안전성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이런 논란 가운데 최근 Clin Nephrol에 보고된 연구는 신장이식 환자의 경우 피부암 위험이 높은데, ACEI 또는 ARB 복용시 케라틴형성세포암 위험이 2배 가까이 감소한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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