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자칫 우울증과 무기력감에 빠질 수 있다. 이에 국내 한 병원이 암 환자를 위한 정신건강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삼성서울병원 암센터는 정신건강클리닉을 개소하고, 6월부터 암환자를 위한 정신건강 관련 진료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암센터 내에 위치한 독립된 외래 공간에서 이뤄지며, 암환자의 정신건강을 담당하는 전문의와 전문간호사에 의해 진료와 상담이 진행된다. 당일 진료와 정신건강과 관련된 심리검사까지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

정신건강클리닉은 정신종양전문가와 정신종양전문간호사, 임상심리전문가에 의해 ▲암 진단 후 우울증, 불안증 및 불면증이 동반된 환자 ▲각종 암의 치료 과정(수술치료 및 항암치료 등)에서 피로, 통증 및 기분변화 등의 적응장애를 보이는 환자 ▲암환자를 돌보는 가족들 중 우울, 불안 등의 정서적 불편감을 경험하고 있는 보호자 등을 주 대상으로 해 진료와 상담을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암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내․외과로부터의 정신과 자문도 전담, 외래 및 병동에 입원하고 있는 암환자에 대한 정신과 진료가 더욱 포괄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병원측에 따르면, 암환자들은 암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우울, 공포, 불안 등과 같은 심각한 정신심리적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

미국 종합 암 네트워크(NCCN)는 이러한 정서적 고통을 디스트레스라고 정의하고, 체온, 혈압, 호흡 등과 함께 중요한 신체 증후(활력 증후)의 하나로 간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시적 감정의 문제를 경험하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 가장 중요한 암치료에까지 영향을 미쳐, 적절한 때에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암환자의 정신건강 관리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2009년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약 42%의 암환자들이 우울 및 불안증을 겪고 있거나, 향후 이러한 정신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통계를 보더라도 2007년 12월 암센터 개원 이후 개원 이전에 비해 정신과로 협의 진료가 의뢰되는 건수가 월평균 약 200여 건으로 약 63% 증가했다.

따라서 암환자의 정신건강 관리 및 정신과 진료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가 암환자들만을 위한 정신건강클리닉 개소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유범희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앞으로 암센터 정신건강클리닉을 통해 암으로 인해 정신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이 전문적인 정신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게 된 데 대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환자 중심의 진료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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