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CC통한 바이오-의료의 연관관계 실현

눈 앞의 성과 없어 무관심…상용화 위한 지원 절실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그중 절실히 필요한 분야 중 하나가 바이오와 의료의 융합이다. 산학연으로 묶어 연구를 진행하는 사례는 많지만, "연구를 위한 연구"에 그치거나 산업화 실적은 저조하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 산업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더라도 아직까지 수동적인 입장이 더 많다.
 
이에 따라 지식경제부 차원으로 의료를 중심으로 바이오와의 연결을 장려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바이오의료커넥트센터(BMCC)가 마련됐다. 의료 관련 바이오 제품의 성공적인 시장진입과 산학연 및 의료기관 간 쌍방향 네트워크를 위한 체계적인 중개연구를 수행하는 인프라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로, 5년간 연간 9억원이 지원된다.
 
센터는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 의료진을 주축으로 기초과학, 특허, 인허가, 법률, 경영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을 자문위원으로 두고 바이오-의료관련 제품 컨설팅 수행, 교육행사, 인적 네트워킹을 마련하고 있다.
 
별도의 공간과 별도의 인력을 구성한 것이 아니라, 삼성서울병원을 중심으로 법무법인 은율, 한국환경건강연구소, 다논, 이수앱지스, 일양약품, BD, 시공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센터는 우선 의료진을 통한 아이디어를 통해 각 분야별 시장상황과 트렌드를 제공한 다음, 실제 병원에서 사용될 수 있는 제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수요자 needs를 기업에 전달한다. 임상시험연계를 거쳐 경영, 법률, 투자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통해 문제해결역량을 높이고, 투자유치 관련 포럼을 개최해 최종적으로 산업화까지 지원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의 연구소와 충남대병원, 건양대병원, 을지대학병원, 대전성모병원 등 임상시험병원, 대전테크노파크 등 지원기관과 대전바이오클러스터협의회 등 기업이 공동 참여한 대전 바이오의료커넥트센터도 생겼다.
 
신약개발의 조기 상업화를 촉진시켜 2015년 대전지역 바이오의약기업이 현재 40개에서 70개, 매출액 1500억원에서 2500억원, 일자리는 600여개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이같은 움직임은 외국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샌디에고 바이오 클러스터가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고(UCSD)를 정점으로 반경 5마일 내에 주요 바이오 관련 연구기관과 수많은 기업들로 구성되면서, 전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또한 독일 슈타인바이스(Steinbeis)재단은 바이오기업에 필요한 기술이전과 상용화에 대한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발전하면서 매년 1만이 넘는 기업에서 기술이전이나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요청받고 있다. 2007년 총 수익은 1억900만 유로에 달하며, 예산의 96%를 자체 조달하고 있을 만큼 수익성을 거두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마냥 장밋빛 미래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여러 분야의 직역이 모인 만큼 의견 충돌이 발생할 수 있으며 서로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의료계가 관심을 갖고 참여해 나갈수록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보다는 기업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지원도 보다 뒤따라야 한다. 지금까지 의료계가 크게 관심을 갖지 못한 것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으로, 단순한 연구비 수혜가 아닌 상용화를 위해 지원해야 산업이 장려될 수 있다.
 
센터에 참여하고 있는 다수의 기업들은 "센터가 기존의 연구들처럼 연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의료계가 적극적으로 주도해 나가야 하며,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의 관심,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BT+IT+Medical "BIMT 컨버전스로 국부창출"
BMCC 방사익 센터장


"바이오분야의 제품은 의료기관에서 쓰여질 때 가장 시너지가 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의료와 동떨어져 있는 연구가 진행되는 것이 많다. 병원에 있는 의료진은 수요자이자 공급자로, 최종 고객인 환자, 일반인에게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잘 알기 때문에 바이오산업에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바이오의료커넥트센터 방사익 센터장(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이 주목하는 센터의 방향이다. 병원이 의료산업은 물론 바이오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방 센터장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완성할 수 있도록 연구는 물론 라이센싱아웃, 투자 등을 돕겠다"며 "병원이 플랫폼이 돼서 바이오의약•바이오소재•의료기기•의약품 등 4개 분야를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비용은 많이 들지만 결과물을 내기 어려운 초기 제품보다는, 기존 연구나 제품 활용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 제품의 완성단계에서 최적화가 가능하도록 의료진을 통해 다시 시장에 재정립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바이오소재의 신기능을 찾거나 의약품 신기능 업그레이드 등에 관심을 둔다.

방 센터장은 "보통은 컨설팅 비용이 다소 고가로 책정돼 있어 접근하기 어렵지만, 지원을 위해 진행하는 만큼 가격적인 측면도 배려했다"며 "상임위원회 선정을 통해 좋은 제품의 신기능을 발굴해 내고 기업의 원스톱 컨설팅을 통해 산업화에 나서겠다"고 역설했다.
 
이미 컨설팅을 통해 3가지의 업그레이드와 2가지의 신기능을 발견했으며, 1년 내 출시될 수 있을 정도로 시장 개척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방 센터장은 센터의 발전을 넘어서 바이오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의사들의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주문한다. 더 이상 한분야의 기술로 인정받는 시기는 지났으며, 메가트렌드를 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방 센터장은 "의료가 의료만으로 국한돼서는 산업적인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며 "생명공학과 IT의 융합을 일컫는 BIT에서 의료(Medical)를 더한 BIMT 컨버전스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특히 바이오의료 분야로 우수인력이 몰리고 있기 때문에 국부창출에 나서기 위해서라도 의료계에서 책임의식을 갖고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향후 센터는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자립하는 것이 과제로 남겨져 있다. 그는 "병원이 하나의 참여기관으로만 인식되지 않도록 열심히 기업들에 알리고 홍보해 나갈 것"이라며 "의료계에서 막연히 기업들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 관심을 가지면서 바이오협회나 의료기기협회 등 다양한 직역에도 먼저 손을 내밀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오+의료 대표분야 건강기능식품

바이오와 의료가 만난 대표적인 분야로 건강기능식품을 꼽을 수 있다. 센터 개소 1년을 기념해 지난달 열린 BMCC 컨퍼런스의 주제도 "건강기능식품의 과학적 접근과 실용화 전략"이었다. 먼저 식품의약품안전청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인정 현황 및 관련 규정을 살펴보면서 해당 시장과 진입 방법이 집중 거론됐다.
 
식약청 건강기능식품기준과 이혜영 연구관은 "연구개발 기술은 물론 제품화 재정을 지원하고, 규정에 대해 알려 기업의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산업활성 기반 구축을 위해 수출 지원, 품질향상 기술지원을 통해 소비자 신뢰도 이끌어 내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삼성서울병원 임상시험센터 복혜숙 팀장은 "건강기능식품 임상시험의 접근 및 절차를 위해 개발목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기능성 성분의 구조를 규명해야 한다"며 "기능성 성분의 작용 메카니즘을 규명하고, 안전성 확보 등의 개발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신기능성 물질 탐색과 산업화를 위해 건강기능식품 프로바이오틱스의 의학적 적용,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억제 효능을 갖는 유산균음료 개발, 항산화 기능이 뛰어난 Isoflavons 함유 제품의 개발 등의 논의가 이어지면서 "바이오와 의료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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