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이 협회를 먹여살리고 있다", "협회에서 얻을게 아무것도 없다", "협회가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협회를 없애라". 최근 회원사들이 한국제약협회를 평가하는 목소리다.

한국제약협회의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회원사로부터 신뢰를 양분삼에 쑥쑥 커나가야할 협회가 이같은 평가를 받게된 것은 지난 수년간 협회가 제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급기야 최근에는 동종단체로부터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회원사로 있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솔직히 협회에서 얻는게 없다"면서 "제약사들의 협회로부터 도움을 받기 때문에 회비를 낸다고 생각하는 곳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불신을 드러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협회의 도움을 기대하지않은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불신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회원사들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오랜 구조적 관행으로 진단했다. 또 집행부의 능력에 대해서도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 익명의 고위 제약사 관계자는 "당시 김정수 회장이 정관을 변경해가면서 까지 부회장을 영입한 것은 각종 로비력을 기대했던 것이 아니겠냐"면서 "하지만 얻은게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며 집행부의 부족한 능력을 비판했다.

실제로 부회장 취임이후 많은 약가제도 변화가 이뤄졌다. 최근에만 해도 리베이트-약가인하 연동제, 시장형실거래가제도, 목록정비사업등 제약사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도가 줄줄이 실시됐지만 어느 하나도 막아내지 못했다.

회원사들은 정부의 시행의지가 너무 강했기 때문에 불가항력이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지만 주기만하고 받은 카드가 아무것도 없는 것에 적잖게 뿔이난 상태다.

여기에 대응능력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근거에 입각한 정보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가 많았다는 것을 성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부가 새 약가 정책을 발표했을때 무조건 반대하는 것보다는 신뢰성 있는 연구자료를 근거를 제시했어야한다는 것. 제약사들은 "근거를 토대로 안된다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면서 "그러나 제약협회는 이부분에 너무 약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이유는 이웃 단체도 맹렬히 지적하고 있다.

홍보 및 정보 제공기능도 문제라는 평가다.

한국제약협회는 올해로 설립 54회째를 맞는 명실상부한 보건의료 대표 단체지만 협회를 대표할만한 행사나 사회공헌행사가 한개도 없다. 반면에 협회보다 예산이 4분의 1수준인 한국신약개발조합은 매년 대한민국신약대상을 제정 제약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이 오래동안 누적되면서 협회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진단했다.

이렇다보니 협회의 업무에도 관심도 없다. 이는 일년에 한번 있는 정기총회만 봐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자리에는 수많은 제약사 관계자들이 참석하지만 협회회무에 질의를 하는 대의원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의협이나, 한의협, 약사회 등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난 총회에서 한 제약사 임원은 "제약사들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것처럼 협회도 변화를 추구해야할 것이다"면서 "지금 변하지 않으면 신뢰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최근 회원사들은 최근 새로운 회장선출을 계기로 협회가 변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제약사들은 보다 제약사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집행부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수용한 듯 윤석근 회장직무대행이 반드시 상근회장을 영입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협회 홍보위원회 한 관계자는 "협회가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게 된 것도 넓게 보면 회원사들의 책임이다"면서 "회원사들이 관심을 줄때 비소로 협회가 변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보다 많은 관심을 주문했다.

협회의 새로운 회장이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을지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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