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의료관광 해외 전문가들의 조언

외국인 환자 유치가 합법화된지 딱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과열양상을 보이다가 이제야 서서히 거품이 걷혀가는 모습이다. 그만큼 외국인 환자 유치는 쉽지 않으며 주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열린 "글로벌헬스케어&의료관광 컨퍼런스 코리아 2010" 참석을 위해 방한한 해외 전문가들의 다양한 조언을 들어봤다.

현지의사와 "글로벌 네트워크" 쌓기

현지 의사를 통한 진료 의뢰가 외국인 환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료진과의 네트워크 중요성이 많이 부각되고 있다. KAMA(재미한인의사협회) 차기 회장인 코넬의대 현철수 박사는 "미국에는 131개의 의과대학이 있고, 각각 1~20명의 한국 학생이 있다"며 "총 1310명의 한국인 의대생이 있는 등 갈수록 학생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미국내 한국 의사와의 협력이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제의료협회(KIMA)와 KAMA는 내년 서울에서 간이식, 로봇 수술, 암 치료, 심혈관 중재술 등의 분야에서 공동 컨벤션을 개최한다.

현 박사는 "해외 의사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KAMA가 연결고리가 되어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한국 의료를 널리 알려나갈 것"이라며 "또한 후배 양성을 통해 세계 속의 한국 의사를 많이 배출하겠다"고 피력했다. 학교나 병원간 제휴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실질적인 협력을 가능하게 하고, 의료관광에 대한 수요가 필요한 전세계 어느 지역이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미국에는 실제 병원간 제휴 프로그램을 별도로 개발하는 업체도 있다. Global Programs의 Frederick van Pelt 이사는 "수준높은 질적 서비스와 위상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제휴가 필요하다. 인도와 터키, 두바이와 파키스탄 등 병원과 병원, 국가와 국가가 서로의 강점을 배우고 의료수준을 높이기 위해 나서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다양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을 것을 주문했다.

미국, 대규모 잠재시장 가능성

미국 의료관광리서치센터 David Vequist 센터장은 미국의 잠재 의료관광객 1572명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의료관광을 편하게(comfortable)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Yes"가 66.56%(1023), "No"가 16.275%(250)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결과였다.

만약 의료관광을 이용하게 되면 치과 18,1%(240), 대체의학 18.0%(238), 미용 16.5%, 스파 12.4%, 안과 시술 10.2% 등의 대답이 이어졌다. 이들이 자료 조사에 이용하는 수단은 인터넷이 75.3%(953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그다음 친구 24.8%, 가족 16.3% 등 가까운 이들의 추천이 많았다.

의료관광 경험자는 13.73%(250명)에 달했으며, 멕시코가 가장 많았다. 인도, 영국, 캐나다, 태국 순이었으며, 한국도 브라질, 코스타리카와 함께 6위에 랭크됐다. Vequist 센터장은 "미국은 지난해 112만446명이 의료관광에 나섰으며, 이중 3만8827명이 한국에 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들이 해외에서 쓴 의료비는 15억7982만 9317달러이며, 한국에서 쓴 비용도 5474만6560달러로 추산되는 만큼, 앞으로 의료관광을 통해 수익성을 도모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유치업자인 Surgical Trip의 Tom O"hara 대표는 미국은 개별 시장이 50만명에 달하며, 그룹 시장은 보험에 가입된 2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그룹은 관계에 의한, 개별은 서비스를 중요시한다"며 "특히 그룹 시장은 아직까지 시작 단계지만, 의료보험개혁의 상황과 맞물려 비용 절감을 하기 위한 회사와 근로자 등에 몇 년안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보다 관심을 둬야 할 것"을 당부했다.

유치업자로 성공하기 위한 세분화

성공하는 의료관광 유치업자를 찾기도 어렵고, 유치업자로 성공하기도 어렵다. Worldwide Medical Partners의 Ves Gitchev 대표는 의료관광 마케팅에서 범할 수 있는 잘못들에 대해 꼬집었다.

Gitchev 대표는 "회사를 세우면 무조건 환자들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꾸준히 인지도와 명성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명확한 타깃없이 모든 분야에서 모든 환자를 유치하려고 하면 안되며,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대단히 광범위하기 때문에, 세분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부족한 웹사이트 정보에 대해 전문화된 최신 내용을 채워야 하며, 번역을 잘못해 잘못된 문장과 문법 등이 나올 수 있는 부분도 주의해야 한다. 사소한 것 하나에 신뢰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Hospital Clinica Biblica의 Brad Cook 이사는 "유치업자는 시간과 지식의 부족함을 겪는 병원과 환자를 연결해 주는 가장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며 "양측에 긍정적인 의료관광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성공적인 결과는 언제든 다시 업체로 다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의 투명성을 확보해 언제든 회사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공급자와 치료 의사, 치료방법, 위험성, 여행 정보 등에 대해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 관리 프로토콜이나 위기관리 능력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위험관리의 1단계는 가능한한 많은 정보에 대해 수집하고 2단계는 상황에 대해 긴밀하게 연락을 취해야 한다. 3단계는 환자가 보험에 들었다면 보험에서 처리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4단계로 상황을 가족들에게 알린 다음, 5단계는 환자에게 가능한 한 자주 연락을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인터넷 활용에 대한 고민 필수

구글 등이 이미 의료관광 시장에 뛰어든 만큼 인터넷 활용에 대한 고민도 필수.

One World Global Healthcare Solution의 Alex PiPer 대표는 "로그인이 쉬우면서도 검색이 쉽고 아무 때나 상담하거나 전화를 할 수 있으며, 보험과 비용 문제에서도 쉽게 접근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웹사이트를 구축할 때는 전문성과 의료의 질 등의 정보를 알려주어야 하되, 최대한 단순하고 찾기 쉽게 해야 한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것은 욕심이라는 소리다.

RGM글로벌의 Rosanna Moreno 대표는 "인터넷 팀을 확정해서 상시 상담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하나의 노하우"라며 "원무팀과 사전 협의를 통해 사전 접수와 등록이 가능하도록 준비해야 하는 만큼, 의사와 스탭간 협동과 커뮤니케이션이 의료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라고 강조했다.

많은 의료관광 해외 전문가들은 "신뢰의 관계"를 구축해 환자를 안심시키고, 병원을 믿고 언제든 찾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의료관광의 성공 비결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간단해 보이지만 쉽지 않은, 그러나 꼭 명심해야 하는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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