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원 현 대한이식학회 이사장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뇌사자를 가능한 장기기증으로 연결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 국가적으로 장기기증자 숫자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에 대비해 제대로 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현재의 장기기증 시스템 상의 문제를 보완하는 것도 시급하다."
대한이식학회 조원현 이사장(계명의대)은 장기이식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생존시 기증에 대한 노력들보다 더 현실적으로 가시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분야가 뇌사자 장기기증 활성화에 있다고 강조한다.
조 이사장은 "그 이유는 국내 뇌사자의 발생 가능성에 있다"며 "중환자실 환자를 기준으로 뇌사원인별 분석으로 추정했을 때 연간 약 2000~4000명으로 추산, 기증자로부터 평균 3개씩의 장기를 기증받게 되면 연간 6000~1만2000명에게 장기를 이식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KONOS에 등록된 공식적인 장기기증 희망자 등록상황은 2009년 말 현재 60여 만명이고 특히 지난 한해동안 18만5000명이 고형장기 기증 희망자로 등록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조 이사장은 "이같은 결과는 등록단체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김수환 추기경 선종시 안구 기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문제는 이들 중 현재까지 뇌사자가 돼 장기를 기증한 예는 극히 소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9년 말 장기기증 현황을 보면 생존시 기증이 1795건이었고 뇌사자 기증이 261명으로부터 834건의 장기가 기증됐다. 이 숫자는 등록된 이식대기자 1만2520명의 약 21%에 해당되는 것으로 매년 장기기증자와 이식 대기자 상이의 누적 격차는 점점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뇌사기증의 경우 미국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조 이사장은 "뇌사 판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고 잠재뇌사자 신고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런 업무를 담당할 전담기구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뇌사자 장기기증을 활성화 방안을 담고 있는 장기이식 관련 법안을 시급하게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