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훈장 무궁화장 수훈 김윤광 성애병원 이사장


"의료분야 봉사활동으로 국민훈장 모란장(1999년), 몽골과의 민간외교관 역할로 수교훈장 흥인장(2001년), 그리고 7일 보건의 날을 맞아 평생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돌보고 그들과 함께 슬픔과 기쁨을 함께 한 공적으로 최고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 수훈..."

성애의료재단 김윤광 이사장이 3개의 국내 최고 훈장과 외국 최고 훈장(몽골 최고훈장 북극성 수훈)까지 "훈장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대한민국 첫 의료인이 됐다.

6·25 전쟁 당시 미군의 유격부대인 8240부대 병원장으로 복무, 이 공로로 지난 2008년 국가유공자로 선정되기도 한 김이사장은 군 제대후 논산에서 10여년간 개원하면서 가난한 농부들의 건강을 돌보다가 1968년 1월 지금의 성애병원 전신인 지산의원을 인수, 성애의원으로 새출발하게 된다. 43년간 묵묵히 인술과 봉사의 길을 걸어오는 동안 의원은 900병상 규모(성애병원, 광명성애병원)의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김이사장은 경영에 있어선 원리원칙을 철저히 지켜나간다. 병원 손실이 있어도 작은 것 하나라도 법에 어긋나면 방침을 철회한다. 이러다보니 몇년전 세무조사에서는 공무원들이 "제대로된 건수" 하나 건지지 못하고 정말 종합병원이 맞느냐고 되묻기도 했다고. 또 초창기 경영면이나 의료의 질적면에서 비숫한 수준의 다른 의료기관들이 대학을 설립하는 등 빠르게 발전한데 비해 성애병원은 여전히 소의 걸음을 걷고 있으며, 최소인원으로 최대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직원들도 "느림"에 대해선 불만이 없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직원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누구못지 않다. 결혼하는 모든 간호사의 폐백을 직접 해주고 특별한 일정이 없는한 결혼식장을 직접 방문 축하해 주고 있다.

성애병원은 또 정년퇴임한 대학교수들을 초빙하는 몇 안되는 의료기관중 하나로 의료진의 신구의 조화를 잘 구축하고 있는 것이 특징. 박용휘 가톨릭대 명예교수를 비롯 상당수 원로들이 경험을 전수하고 인술을 베풀고 있다. 특히 사재를 털어 사회복지재단인 윤혜복지재단을 설립,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지속적으로 돌보아 왔다. 이곳에서 나오는 매년 1억원 이상의 이자를 전액 "희망"을 나누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 가족과 돈이 없어 외국인 시신이 1년 이상 방치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해결한 것이나 몽골 어린이들에게 노트와 연필을 선물한 것 등은 모두 이 재단이 없었으면 힘든 일이었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성애병원은 보훈환자 지정병원으로 23만 명이 넘는 환자를 돌봤고 지금은 광명성애병원에서 계속 진료하고 있다. 보훈환자 진료는 경영면에서 보면 수익보다는 병원의 희생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한편으로는 부도난 광명병원을 인수, 광명시 제1의 병원으로 성장시킬 정도로 경영의 귀재이기도 했다.

특히 "산부인과"는 서울시민의 1%가 넘는 13만여 명이 이곳에서 첫 울음을 터트리는등 현재도 산부인과 명품반열에서 흔들림없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기록은 저출산 흐름을 반영하면 한동안 깨어지기 힘든 수치라는게 대다수 산부인과전문의들의 판단.

개원 초기 이 지역은 매우 가난했었기에 김이사장은 출산후 산모들에게 닭한마리를 삶아 산후조리하도록 했다. 이러한 일들은 부인의 헌신으로 가능했으며, 이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산모들의 발길을 "성애병원"으로옮기게 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산부인과 분야 최고의 의료기관중 하나로 사랑을 받고 있다.

민간외교관으로 국격높여
현재 성애병원에서 진료받는 몽골인들에게는 우리나라 사람이 진료받는 의료서비스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통역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몽골 대사관과의 수가협의를 통해 많은 의료혜택을 받게끔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김이사장은 "진정한 해외 의료봉사는 상대국 의료진을 초청, 유학의 길을 열어 교육시키는 것이다"며, 1994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2~3명의 몽골 의료진을 초청하여 각종 의료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이와 같은 활동으로 2001년 "우방과의 친선 증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수교훈장 흥인장"을 받았고 몽골정부로부터는 "수교훈장(1999년 2월)"과 외국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북극성 훈장(2004년)"을 수훈했다.
그가 몽골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노태우대통령 시절 북방정책(미수교국 교류 정책)이 계기가 됐다. 한-몽골친선협회 부회장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두 나라 관계를 돈독히 하는 민간외교관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이 시기 ODA(일본의 개발도상국 무상원조 비용)를 몽골에 소개함으로써 당시 바가반디대통령과는 가족과 같은 관계로 발전했으며, 영애는 지금도 할아버지로 부르고 있다. 바가반디대통령은 지난 2001년 김대중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다음날 성애병원을 방문, 기념식수를 하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12일 광명성애병원 진달래축제에 참가할 예정에 있다.


한편 상식과 원리원칙을 지켜온 탓에 의료계와 지역사회는 그에게 윤리위원회를 맡기기에 주저하지 않았다. 오랜 기간 병협윤리위원장을 역임했고, "영등포구 공직자 윤리위원회"에서도 책임있는 활동을 해 왔다.

성애의료재단 장석일 의료원장은 이번 국민훈장 무궁화장의 수훈에 대해 "김윤광 이사장 개인의 영예뿐만 아니라 성애의료재단 임직원 모두의 영예"이며 사랑과 봉사로 이루어진 김이사장의 삶이, 하나의 롤 모델이 되어 병원의 운영에 깃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택 한복판에 들어선 작은 병원이라 의료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는 만큼 넓고 쾌적한 환경을 구축하고 싶다"며 건강한 웃음을 짓는 올해 아흔의 김윤광이사장. 그의 손에 들려진 국민훈장 무궁화장은 환자에 대한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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