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Together (Better Diagnosis, Treatment and Srvival)." 2년마다 개최되는 아태심부전학술대회의 올해 슬로건이다. "더 잘 치료해서 생존율을 높이자"는 테마를 가지고 제5회 아태심부전학회 학술대회가 16~1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행사는 대한심장학회 산하 심부전연구회 주관으로 대한심장학회 춘계학술대회와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여기서 특이한 점이 눈에 띈다. 연구회가 국제학술대회를 유치했다는 점이다. 아태심부전학회의 경우 싱가폴, 대만, 호주, 뉴질랜드 등 아태 지역내 심부전학회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나 한국은 연구회로서 학술대회까지 유치해 냈다. 이번 행사는 35개국 연자를 포함해 해외 참석자가 200명 이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심장학회 회원 2000여명은 심장학회 학술대회 등록시 무료로 국제학회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이명묵 조직위원장(동국의대 심장혈관내과·사진)은 "참가를 통해 심부전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교환하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학술대회 참가를 독려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로는 심부전연구회가 10년간 공들인 국내 심부전 환자 조사결과를 꼽을 수 있다. APSC joint sesseion에서는 국내 심부전 조사 결과 및 아태심부전 조사 결과가 발표된다(16일 11, 17일 11시). 1980-1990년대 심부전의 주요 원인은 판막질환으로 수술적 치료가 목표였으나, 이제 판막질환은 교정이 가능하기에 관상동맥질환이 주요 원인으로 바뀌었다. 관상동맥질환은 심장 재구도와 RAAS를 치료 타깃으로 삼기에 치료패턴도 변화가 필요하다. 이에 심부전연구회는 종합병원 이상에 입원한 각 3000명 이상의 급·만성 심부전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10년간 원인질환별 예후와 치료패턴을 조사했다.

한편 아태 공동연구는 장기적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전문가들과 협력하는 분위기를 조성했기에 의미있는 행보다. 공동연구 결과가 국제학술대회 등을 통해 발표되자 유럽에서 공동 등록사업을 하자는 제안도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자료 구축을 아태지역이 선도했고, 그 결과물이 한국에서 발표되기에 심장전문가들은 관심을 가질만하다.

이 위원장은 "심부전 관련 국내 자료가 전무한 상황에서 연구회 규모로서 최초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의료수준은 높다고들 말하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및 임상연구는 거의 전무하기에 이 위원장의 자찬은 지지할만 하다. 연구회는 더 나아가 한국인 자료를 근거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자 하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학술대회 해외 초청연자중 big shot인 미국의 Greenberg와 영국의 McMurray 교수의 강의도 눈에 띈다. 이들은 최근 부각된 심부전 치료의 목표인 심장 재구도 및 RAAS 연구에 있어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Greenberg는 비대상성 심부전의 이상적 치료, RAAS에 대한 기초연구에 대해 발표한다. McMurray 교수는 RAAS 차단 효과와 좌심실 수축 기능이 보존된 심부전(HFPEF) 치료에 대해 강의한다.


심부전연구회는?

대한심장학회 산하 부정맥연구회(회장 유규형)는 1998년 심장학회가 지원하는 "국내 심부전 환자의 임상양상 및 예후인자에 관한 다기관 연구"에 6개 의대 심장 전문가가 참여하며 시작됐다. 이제는 회원이 많이 늘어 200여명에 달하며, 년 3회 독립적인 심포지엄도 개최하고 있다. 연구회는 현재 심부전 등록사업 및 추적관찰 연구를 위시한 기초조사에서부터 표준화된 임상 진료지침의 개발 등 임상연구의 활성화를 진행 및 계획중이다.

심부전은 각종 심혈관질환 및 심장 위험인자의 종결점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모든 심장내과 전문의가 다루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같은 요건을 이유로 학회체제로 확대하면 심장학회와 대립구도로 갈 수도 있기에 연구회는 계속 현 상태를 유지하며 심장학회내에서 다양한 세부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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