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권오상 교수팀, ALDH2 활성화제로 탈모 실험 진행
ALDH2, 모발 형성 및 유지에 도움되는 베타카테닌 증가 유도
동물실험 결과서도 ALDH2 활성화로 모발 길이 성장 유의하게 촉진돼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권오상 교수(피부과), 이승희 박사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권오상 교수(피부과), 이승희 박사

[메디칼업저버 이주민 기자] 국내 연구팀이 휴지기 모낭을 성장기로 전환시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탈모 치료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은 권오상 교수(피부과)와 이승희 박사 연구팀이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ALDH2)의 효과적인 활성화를 통해 세포 내 에너지 대사와 ATP 생산을 촉진해 모발 성장주기를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미토콘드리아 손상으로 발생한 산화 스트레스는 탈모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있다. ALDH2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해독해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중요한 효소다. 

연구팀은 ALDH2 모발 성장과 산화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ALDH2 활성화제를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사진설명) 휴지기 모낭과 성장기 모낭에서 ALDH2 발현 비교. 면역염색 분석 결과, 주로 모낭의 가장 바깥쪽 층(모낭상피세포층)에서 성장기에 ALDH2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진설명) 휴지기 모낭과 성장기 모낭에서 ALDH2 발현 비교. 면역염색 분석 결과, 주로 모낭의 가장 바깥쪽 층(모낭상피세포층)에서 성장기에 ALDH2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 결과, 모낭의 ALDH2 활성도는 주로 머리카락을 생성하는 모낭상피세포층에서 발현되며, 휴지기에는 발현이 미미하다가 성장기로 전환되면서 발현이 크게 증가해 모발 성장기 유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ALDH2 활성화는 모낭에서의 산화적 인산화 과정으로 휴지기에서 성장기로의 전환에 필요한 에너지 대사에 기여하는 ATP 생산을 증가시키고, 동시에 과도한 활성산소를 감소시켜 독성 산화 알데하이드(4-HNE, MDA)를 제거,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림 1] 인간 모낭 기관배양 모델에서 ALDH2 활성화제(Alda-1) 처리 후 성장한 머리카락의 길이 비교
[그림 2] 동물실험에서 ALDH2 활성화제(Alda-1) 처리 후 모발 성장기 유도 확인

인간 모낭 기관배양 실험 및 마우스 동물실험 결과에서도 ALDH2 활성화가 머리카락 길이 성장을 유의하게 촉진하고, 성장기로 진입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효과는 양성대조군인 미녹시딜 도포제와 유사한 정도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줬다.

연구팀은 ALDH2 활성화가 베타카테닌(β-Catenin) 증가를 유도해 안드로겐성 탈모 뿐만 아니라 노화성 탈모 등 다양한 탈모증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전환점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권오상 교수는 "ALDH2 활성화가 모낭에 미치는 다양한 긍정적인 영향을 확인함으로써, 모발 성장 주기에서 성장기 단계 유도를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며 "탈모 치료 분야에서 혁신적인 접근법을 모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더 나은 탈모 치료법의 개발과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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