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한노인의학회 추계학술대회 개최
김한수 이사장 "여러 가지 제약으로 원하는 의사 많지만, 제대로 운영 안 돼"
이상범 부회장 "방문진료 시 주차까지 의사의 몫으로 풀어야 할 문제 산적"

26일 대한노인의학회가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방문진료 활성화를 위해 저수가와 정책지원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진 왼쪽부터 이창훈 회장, 김한수 이사장, 이은아 부회장). 
26일 대한노인의학회가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방문진료 활성화를 위해 저수가와 정책지원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진 왼쪽부터 이창훈 회장, 김한수 이사장, 이은아 부회장).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방문진료를 의사들의 선의에 기대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먼저 전향적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정부는 17개 이상의 방문진료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저수가, 정책지원과 홍보 부족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방문진료 활성화를 위해 전향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6일 대한노인의학회는 서울 용산에서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거동이 힘든 노인 환자들을 위한 방문 진료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기자들과 만난 노인의학회 김한수 회장(분당21세기의원)은 이동이 힘든 노인들을 위한 방문진료는 매우 중요하지만, 여러 가지 제약으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방문진료를 하는 이상범 공보 및 정보통신 부회장(서울신내의원 원장)은 해결해야 것은 저수가, 서류 작업, 주차 문제 등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방문진료 진료를 하려고 해도 어느 곳에서 신청해야 하는지, 환자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등을 알기 어렵다"며 "또 방문진료 관련 시범사업이 17개 정도일 정도로 난립하고 있다. 게다가 그 사업 간 유기적인 연계도 없다"고 꼬집었다. 

방문진료가 활성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저수가와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란 게 이 원장의 생각이다. 

우선 수가 문제다. 현재 방문진료료는 포괄수가 개념으로 책정돼 있는데, 12만 6900원이다. 동일세대 환자나 동시 또는 연속 방문 두번재 환자부터는 이 수가의 50%를 지불한다. 

이 부회장은 "방문진료를 하고 싶어하는 의사가 많다. 하지만 12만원 정도의 수가로 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어렵다"라며 "우리나라 수가는 일본의 약 2분의 1"이라며 "간호사,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등과 같이 방문진료를 하면 동반인력 가산 수가가 있는데,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개원가는 대부분 간호조무사가 근무하는데, 이들이 동반인력 가산 수가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진료를 의사가 은퇴 후 봉사정신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방문진료로 병원 경영이 가능하도록 정부의 전폭적이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차량 이동과 주차, 예약 펑크, 협조가 되지 않는 보호자나 거부하는 환자, 복지 연계가 어려운 상황 등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봉사정신과 사명감이 충만한 의사만 방문진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운이 좋아 방문진료를 받는 것이 아니었으면 한다"며 "의사라면 누구나 방문진료를 할 수 있고, 거둥이 불편한 환자라면 누구나 방문진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창훈 회장(이창훈신경과의원 원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강조했다.

무조건 수가를 올려달라고 해도 소용 없기 때문에, 방문진료를 하는 의사들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이 회장은 "우리들이 먼저 방문진료를 시작하고, 어떤 것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야 정책 입안자들과 얘기를 할 수 있다"며 "더 많은 의사가 방문진료에 참여해 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의사들이 하는 공적인 서류 작업을 줄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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