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이성은 교수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이성은 교수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이성은 교수

만성골수성백혈병(CML)은 골수구계 세포가 백혈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악성 혈액질환이다. 필라델피아 염색체의 출현을 통한 특징적인 유전자의 이상으로 혈액세포가 과다하게 증식, 백혈구와 혈소판 등이 증가하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인다.

CML은 완치를 위한 치료법은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진행해야 했다. 그러나 생존율은 60% 전후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1년 표적치료제 글리벡이 등장하면서 환자 생존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그럼에도 한계는 있었다. 글리벡을 사용할수록 저항성이 발생했고, 견디기 힘들 만큼 부작용을 경험하는 환자도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기 시작했고, 그 중 하나가 3세대 표적치료제 포나티닙이다. 포나티닙은 2세대 약물치료에 실패하거나 T315I 돌연변이 양성 CML환자에게 사용된다.

서울성모병원 이성은 교수(혈액내과)는 글리벡과 2세대 표적치료제로 극복할 수 없는 저항성이 발생한 CML 환자에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포나티닙은 다른 약물보다 더 높은 반응률로 환자의 생존율을 연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CML의 치료 목표는 무엇인가. 
CML의 최종적인 치료목표는 ‘기능적 완치’다. 오랜기간 항암제를 투여 받고 장기간 PCR 검사를 통해서도 암 단백질이 발견되지 않는 수준으로 낮아진 환자들에서 재발하지 않고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를 말한다. 아울러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치료 목표 중 하나다.

- 3세대 표적치료제의 강점은?
글리벡의 치료 저항성과 이상반응 발현을 억제하기 위해 개발된 2세대 표적치료제 역시 치료 저항성 때문에 치료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 같은 세대의 약물로 변경하는 것보다 다음 세대의 약물로 전환하는 게 환자에게 더 높은 반응률을 기대할 수 있다.

2세대 표적치료제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는 약물 반응이 좋지 않거나 반응은 좋지만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다.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 다른 2세대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치료 저항성이 문제라면 3세대로 넘어가야 한다.

국내에서는 글리벡과 닐로티닙, 보수티닙, 다사티닙 등 2세대 표적치료제에 극복할 수 없는 치료 저항성이 발생했을 때 포나티닙은 유용하게 사용 가능한 약물이다. 포나티닙은 2세대 표적치료제에 효과가 없는 T315I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즉 2세대 약물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상당히 유효한 반응을 나타낸다.

- 우려되는 이상반응도 있지 않나.
포나티닙의 이상반응은 혈액학적 이상반응과 피부발진, 근골격계 이상반응, 소화기계 이상 등 비혈액학적 이상반응이 발생하는데 어느 정도 관리 가능하다.
환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이상반응은 혈관계 부작용이다. 이 이상반응은 포나티닙 용량과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포나티닙 45㎎ 투여 시 30%의 확률로 부작용이 발생했는데 연구 결과 용량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OPTIC 연구가 진행됐다. 이 연구는 포나티닙 15㎎, 30㎎, 45㎎ 등 3가지 투여군으로 나눠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서 45㎎ 투여군은 BCR-ABL1이 1%에 도달하면 15㎎으로 투여 용량을 줄였다. 그 결과, 반응률은 높게 지속되는 반면 심혈관계 부작용은 9.6%로 낮아졌다. 실제로 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포나티닙 투여 용량을 45㎎으로 시작해 BCR-ABL1이 1%에 도달하면 15㎎으로 용량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 CML 치료 패러다임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약물을 장기 처방하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한다. 때문에 약물 투여를 중단할 수 있는 기능적 완치를 경험하는 환자를 늘리기 위한 치료 전략을 계속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여러 약물 치료에 실패하는 T315I 돌연변이 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신약을 추가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이에 더해 소수이지만 가속기, 급성기로 진행되는 환자의 미충족 수요도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 환자와 의료진의 의사소통도 중요할 것 같다.
이상반응을 두고 환자와 의료진의 생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피부발진, 근육통, 뼈 통증, 오심 등을 의료진은 심각해하지 않는 반면, 환자들은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호소한다. 환자의 삶의 질 개선도 CML 치료 목표 중 하나인 만큼 서로가 충분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CML은 만성 혈액암인 만큼 환자가 갖고 있는 기저질환 또는 가족력도 의사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후 약물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작용을 관리하기 위해 환자는 담당 전문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하며, 의사 역시 부작용과 반응률을 보며 환자 맞춤형 치료를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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