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계획 병상 6500병상…경기 서남권·인천 지역 접전 예고

서울 뿐만 아니라, 경기, 인천을 포함하는 수도권 지역도 병상확대 과열 조짐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동탄 한림대병원, 오산 서울대병원 등의 설립 소식을 통해 경기 서남부 지역의 치열한 접전이 예고됐다. 또한 최근에는 인천 지역에 잇따라 병원 설립 계획이 들려오면서 관심이 촉발되고 있다.


경기 서남부 지역은 한림대병원이 가장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미 지난 1월 25일 착공에 들어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은 800병상 규모로 화성 동탄신도시에 2012년 개원한다.

인근 병원 설립을 의식한 듯, 일찌감치 한림대병원 버스정류장을 만들어두고 지하철 역명 표기에 나서는 등 조기 정착에 힘쓰고 있다.

이혜란 의료원장은 "주변에 신설 예정인 대형병원들과의 차별화와 지역주민에게 사랑받는 중심병원으로 조기 정착할 것"이라며 화성 뿐만 아니라 오산, 평택, 안성 등 서남부 지역 확대에 주안점을 뒀다.
 
오는 2014년 5월 개원 예정인 용인 동백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10월 22일 기공식을 갖고, 공사에 들어갔다. 1000병상 규모로 질병 예방교육과 연구소 기능까지 갖춘 복합의료기관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반면, 수년 전부터 숱한 관심을 뿌리던 수원 경희대병원과 수원 을지병원, 오산 서울대병원은 답보 상태에 빠졌다.
 
경희대 재단 관계자는 "새병원 설립은 2002년에 결정된 것이지만 병원 부지의 용도변경 문제, 도로 문제 등을 놓고 끊임없이 난항을 겪어왔다"며 "내부적으로도 이견이 많아 아직까지 의견 조율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을지병원 관계자 역시 "수원에 이미 부지를 확보한 상황이지만, 많은 병원이 인근 지역에 병원을 세울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보류하고 있다"며 오히려 서울 마곡지구에 관심을 더 두고 있는 눈치다.
 
오산 서울대병원은 오산시의회와 대립 양상을 띄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오산시의 MOU가 오는 5월 28일 만료가 되지만, 아직까지 병원측의 타당성 확보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다. 오산시의회 장복실 의원은 "병원 유치를 전제로 주민 70명을 이전하게 하고 390억원을 들였지만, 타당성 용역 결과로 틀어질 수 있는데 대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산시는 연구 컨설팅 결과에 물리적인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MOU 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오히려 서울대병원은 분당에 무게감을 두고 있는 듯하다. 총 95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12년 5월까지 432개 병상을 갖춘 신관을 신축키로 한 것이다. 암센터, 뇌신경센터, 건강증진센터 등 신관이 완공되면 분당서울대병원은 1300병상의 규모를 갖추게 된다.
 
경기 서남부 외에 인천 지역의 경쟁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병상 확대를 통한 인천 지역 대표 병원이라는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우선 올해 9월 부평에 위치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이 800병상 규모의 새병동 증축이 완공된다. 인천성모병원으로 이름을 바꾼 이후 새병동으로 인천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더욱이 인천성모병원은 인천 서구지역에도 1400병상 규모의 대형병원과 함께 시니어타운, 쇼핑몰, 웰빙센터 등이 들어서는 메디컬 테마파크를 2013년 완공할 예정이다. 인천공항에서도 20분 정도 거리의 지역이라, 인하대병원과의 묘한 대결구도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가천의대 길병원도 올해 암센터 개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구 중심병원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병상수가 무려 700병상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달에는 인천 검단 신도시에 중앙대와 1000병상 규모의 중앙대병원이 들어선다는 말에 부동산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학교법인이 인천시와 "중앙대 인천캠퍼스" 건립을 위한 MOU를 체결한 것. 구체적인 내용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인천시는 대학뿐만 아니라 대학병원 설립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제하고, "아무래도 기존에 말이 많았던 하남시보다는 새 캠퍼스가 들어서는 인천이 우세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인하대병원도 600병상 규모의 제2병원 설립 계획이 드러나면서, 인천지역의 대표 병원으로 나아간다는 의지를 다졌다.
 
여기에 인천경제청과 서울대·존스홉킨스 병원이 지난해 11월 송도국제도시에 2013년까지 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설립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최근 인천경제청이 미국 현지 방문을 통해 지난달 24일 만료되는 존스홉킨스병원과의 MOU 유효기간을 1달 연장했지만, 관련 법안과 투자 문제로 설립에 아직까지 설립에 확신할 수는 없는 분위기다.
 
연세의료원은 의예과와 치의예과가 송도캠퍼스로 이전하는 것을 앞두고, 올해 안으로 국제병원 착공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2011년까지 진료실 및 병상을 확장하기로 결정하고, 5층 건물의 별관에 3개층 증축을 시작했다. 공사가 마무리 되면 기존의 850병상에 약 150병상이 증가되면서 1000병상 시대를 맞게 된다. 차병원그룹은 2011년 약학대학 설립에 맞춰 지역주민들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약대생들이 최고 수준의 임상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300병상 규모의 대학부속 종합병원을 경기북부에 설립하기로 했다.
 
또한 고대 안산병원은 지난해 설계를 마치고 올해 연구동과 본관 증축, 외래 진료 공간 리모델링 공사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2011년 180병상가량을 늘려 그동안 부족하던 병실 확보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일산백병원은 200병상 증축이 올해 6월 완공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성균관대가 평택에 신 캠퍼스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산학연구단지와 교육시설, 기숙사 시설 외에도 경기도의 요청으로 종합병원 건립을 검토 중에 있다.
 
수도권 지역은 서울권보다 확정된 것은 적더라도, 설립 계획만큼은 무성하다. 지금까지 계획돼 있는 확대 병상수가 무려 6500병상에 달한다. 게다가 새 분양 아파트가 많은 신도시의 특성 상 분양 시장을 띄우기 위해, 부동산 가격을 올리기 위해 병원 설립 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은 채 거품마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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