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센터, 동맥내 혈전 제거술 표준진료지침(Critical Pathway) 개선
삼성서울병원 방오영 뇌졸중센터장 "365일 24시간 핫라인 시스템과 응급실 병실 3개 확보"

9월 26일 삼성서울 뇌졸중센터 의료진은 기존 뇌졸중 치료 프로토콜을 업데이트 한다고 발표했다(사진 왼쪽부터 김형준 교수, 방오영 교수, 정종원 교수).  
9월 26일 삼성서울 뇌졸중센터 의료진은 기존 뇌졸중 치료 프로토콜을 업데이트 한다고 발표했다(사진 왼쪽부터 김형준 교수, 방오영 교수, 정종원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가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현재 급성 중증 뇌경색 발생 시 동맥내 혈전 제거술은 증상 발현 24시간 이내, 큰 허혈성 손상 부위를 가진 환자는 제외, CT에서 뇌손상도를 점수화한 ASPECTS 6점 이상, 확산강조 MRI에서 허혈 손상 부위가 70ml 이하인 환자에서만 시행하는 것이 가이드라인이다.

그런데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가 이 가이드라인에 변화를 주는 표준진료지침(Critical Pathway, CP)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6일 기자들과 만난 뇌졸중센터 의료진은 뇌경색에서 빠른 혈관 재개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뇌세포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영구적 후유 장애가 생겨 이에 대한 CP에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뇌경색 시 빠른 혈관 재개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뇌세포 손실이 발생하고, 영구적 후유 장애가 생긴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 연구자가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통해 뇌경색 주변부에 회복 가능한 조직의 부피가 작아도 이를 살리는 것이 환자 예후에 도움이 된다는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방오영 센터장(신경과)은 "이번 CP 변화의 핵심은 뇌경색 발현 24시간까지 환자를 대상으로 동맥 내 혈전 제거술을 시행했던 것을 72시간까지 포함했다는 것"이라며 "허혈 손상 부위가 이전과 비교해 더 큰 환자, 더 작은 동맥에 폐색이 발생한 환자, 기저동맥 폐색이 발생한 환자 등도 시술 대상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뇌졸중 발생 24시간에서 72시간까지 늘어났다고 해서 모든 환자에게 이 기준이 적용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정종원 교수(신경과)는 "뇌졸중 발생 72시간까지 시간을 늘린 것은 후향적 연구에서 근거가 있어 적용하려는 것이다"라며 "실제 임상에서 적용되는 환자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뇌졸중 표준진료지침 변경 자신감 보인 삼성서울병원

뇌졸중 표준진료지침 개정을 주도한 김형준 교수
뇌졸중 표준진료지침 개정을 주도한 김형준 교수

세계뇌졸중학회 등 주요 학회도 동맥 내 혈전 제거술 기준을 변경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가 CP를 변경한 자신감은 무엇일까? 

이번 개정을 주도한 김형준 교수(신경과)는 삼성서울병원의 진료시스템 개선을 이유로 꼽았다. 

병원이 자체 개발한 뇌 MRI/MRA(자가공명혈관조영술)을 실시한 자동화된 방식으로 분석해 환자의 뇌경색 부위와 반응영 부위 부피 측정한다.

또 타깃이 불일치한 측면상(target mismatch profile)을 확인하고, 허혈성 병변 신호를 바탕으로 뇌경색 발생 시각을 예측할 수 있다. 또 머신러닝 기반 경사 에코(gradient echo) 영상을 바탕으로 혈관 폐색이 되는 혈전 상태를 예측, 치료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뇌졸중 치료팀과 핫라인 시스템도 프로토콜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김 교수는 "우리 병원은 2002년 국내 최초 급성뇌졸중 집중치료실을 도입했고, 2003년 국내 첫 뇌졸중센터를 창설했다. 현재 영상의학과, 신경외과, 신경과 교수들로 구성된 급성 뇌졸중 전담팀이 움직이고 있다"며 "특히 응급실에 예방 병상 3개가 구비돼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치료 지연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맥 내 혈전 제거술을 1년에 70 케이스 정도 시술한다. 동남권에서는 119 핫라인을 통해 내원하는 환자들을 모두 커버하려고 하고 있다"며 "프로토콜 개선을 통해 더 많은 뇌경색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받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 센터장은 삼성서울병원이 표준진료지침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여러 임상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근거로 임상시험 등이 이뤄지면 다른 병원들도 프로토콜을 개선하고, 환자들도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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