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보라매병원이 공공병원의 최상위 개념인 공공상급종합병원을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보라매병원은 2차 병원이다. 공공병원이라 상급종합병원인 3차 병원의 지위를 가질 수 없다. 이를 벗어나는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현재 취약계층 환자들이 중증질환 등이 생겼을 때 민간병원으로 이동해야 하고, 이때 높은 의료비 등으로 인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신임 보라매병원 경영진이 꺼내든 것이 공공상급종합병원이다. 

18일 병원에서 보라매병원 이재협 병원장, 김덕겸 진료부원장(호흡기내과 교수), 김대우 기획조정실장(이비인후과 교수), 송경준 공공부원장(응급의학과 교수) 등 새로운 병원 경영진이 간담회를 가졌다.  

이 병원장은 보라매병원이 발전하고, 취약계층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으려면 공공상급종합병원이라는 새로운 트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공병원이 없다. 따라서 취약계층에 있는 환자들이 중증질환이 발생했을 때 민간병원에서 엄청난 보담을 감당해야 한다"며 "공공상급종합병원이 있다면 저렴한 의료비로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공공상급종합병원을 만들려면 기존 시스템과 다른 새로운 트랙이 필요하고, 기준도 달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덕겸 진료부원장도 실력을 갖춘 갖춘 보라매병원이 공공병원이라는 이유 때문에 취약계층의 환자들에게 상급종합병원이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보라매병원이 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된 기반에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이 자리잡고 있다.

송경준 공공부원장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겪으면서 민간병원들을 동원했음에도 병상 부족이 발생했고, 이때 공공병원에서 취약 계층의 중증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냐라는 문제가 대두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병원에서 복합질환이나 난치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느냐의 문제제기"라며 "이 문제는 국회, 정부, 의료계 등 다양한 토론이 필요하고, 이야기의 흐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라매병원이 공공상급종합병원이라는 새로운 의제를 꺼냈지만 갈길은 험난해 보인다.  존재하지 않는 의료시스템이고, 국회와 정부 등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 남아 있어서다. 

병원 경영진에서도 아이디어 단계이고, 병원과 정부 등의 컨센서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김대우 기획조정질실장은 현재 공공상급종합병원은 제안 단계이고, 제도상 해결해야 할 것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김 기조실장은 "코로나19(COVID-19) 등 팬데믹을 겪으면서 보라매병원처럼 상급병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공병원이 필요하다"며 "병원 내부에서 제안하고, 보험이나 제도 등을 보완해 공론화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보라매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이 병원장은 "파견 근무 등 서울대병원과 함께 했던 덕분에 우리 병원도 맨파워가 좋았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역시 소청과과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부족해지면서 우리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의료 공백을 커버할 수 있는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하려고 하지만, 높아진 몸값 때문에 이 또한 쉽지 않다"며 "정부가 전공의들이 필수의료에 종사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