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디탁셀, 도세탁셀 함유 에탄올 제거...고순도 용제 사용해 안정성 향상
도세탁셀 투여 환자 중 절반가량 안면홍조∙메스꺼움 등 에탄올 관련 증상 발생
안희경 교수 “항암 치료 받는 여성∙간 질환 동반 환자에게 도움될 것”

가천대 길병원 안희경 교수(종양내과)는 항암제 독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회사의 노력이 의미있다며 디탁셀이 여성, 간 질환 동반 암환자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천대 길병원 안희경 교수(종양내과)는 보령의 무알코올 도세탁셀 디탁셀이 여성, 간 질환 동반 암환자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보령이 출시한 무알코올 도세탁셀 ‘디탁셀’이 암환자 삶의 질 개선이라는 목표에 한발짝 다가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012년 처음 출시된 디탁셀은 주로 유방암 치료에 사용되는 탁산계열 항암제로, 비소세포폐암, 전립선암, 난소암, 두경부암, 위암, 식도암 치료 등 다양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도세탁셀은 물에 잘 녹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어, 제조 과정에서 에탄올을 첨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음주한 것과 유사한 에탄올 유발 증상이 발생할 위험도가 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령은 제네릭 제품 출시에 그치지 않고 무알코올 도세탁셀 ‘디탁셀’을 지난 6월 새롭게 출시했다. 

회사 측은 기존 도세탁셀 투여 환자 중 44.3%가 안면홍조, 메스꺼움, 현기증 등 에탄올 관련 증상이 나타난 만큼, 디탁셀이 암환자 삶의 질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안희경 교수(종양내과)는 항암제 독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회사의 노력이 의미있다며 디탁셀이 여성, 간 질환 동반 암환자 등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알코올 도세탁셀 ‘디탁셀’, 환자 삶의 질 개선 위한 개발사 노력 ‘결실’

암환자는 항암제 부작용으로 인해 고생하고 있는 만큼 간질성폐질환 등 3등급 이상의 부작용뿐만 아니라 오심, 구토, 설사 등 작은 부작용에도 예민할 수밖에 없다. 

도세탁셀은 다양한 암종에 쓰이는 약제지만, 근육통, 손발저림 등 부작용 우려가 높은 약물이다. 이에 작은 부작용 하나라도 줄이는 게 중요한 상황이다.

보령은 기존에도 국내 도세탁셀 제제 제네릭 시장서 1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무알코올 도세탁셀 연구에 착수했다.

특히 도세탁셀 1mL당 약 0.5mL의 에탄올 첨가제가 함유돼 있어, 고용량 제품 사용 시 환자는 그만큼 많은 양의 에탄올을 투여 받게 된다.

실제로 2014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도세탁셀에 에탄올이 함유돼 있어 치료 중 및 치료 후 환자가 알코올 중독 증상을 경험하거나 취기를 느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사실 많은 의사들이 FDA 경고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보령에서 진행한 DETECT 연구에 참여하기 전까지 저도 잘 몰랐다”며 “위험 정도가 크지 않더라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사와 환자가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가 항암제 이외에도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항히스타민제, 진통제 등 진정 효과를 일으키는 약제를 함께 복용하고 있을 수 있다”며 “암환자의 특성상 건강한 사람이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보다 부작용이 더 생길 수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소량의 에탄올이라도 급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위험 인자를 하나라도 줄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안 교수는 “소량의 에탄올에 취약할 수 있는 환자들에게 디탁셀이 더 도움이 될 가능성 있다"라며 "고령, 여성, 기존 간질환이 있는 환자, 다른 약제를 많이 사용하는 환자, 에탄올의 급성 부작용과 겹치는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약효가 아무리 좋아도 심각한 부작용이 있으면 환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약효만을 고려하는 게 좋은 일인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사람에 따라서 민감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작은 위험 인자라도 위험하다고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 "도세탁셀이 부작용이 높은 약제지만 동시에 굉장히 중요한 약인 건 사실이다. 이에 조금이라도 부작용을 줄이고자 하는 회사의 노력은 의미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DETECT 연구 결과, 도세탁셀 투여 환자 절반가량 에탄올 관련 부작용 증상 호소

보령 무알코올 도세탁셀 항암제 '디탁셀'

보령은 국내 도세탁셀 투여 환자를 대상으로 에탄올 관련 증상 빈도를 확인하고자 했다.

DETECT로 명명된 이 연구는 가천대 길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국립암센터 등을 포함해 국내 20개 기관의 환자 451명을 대상으로 도세탁셀 화학요법을 받는 환자의 에탄올 유발 증상 평가를 위해 진행됐다.

연령 중앙값은 54세였고 여성 환자가 83.6%(n=377)를 차지했다. 진단 받은 환자의 암종은 유방암(n=359)이 가장 많았고 두경부암(n=21), 폐암(n=19)이 뒤를 이었다.

연구 결과, 환자 44.3%에게서 에탄올 관련 증상이 나타났다. 자세히 살펴보면 안면홍조(19.7%)가 가장 높았고, 메스꺼움(18.2%), 어지러움(17.5%), 두통(9.3%) 등이 발생했다. 

결과에 대해 안 교수는 “DETECT 연구에서 도세탁셀을 투여받은 환자에게 나타난 부작용이 도세탁셀 자체로 인한 급성 부작용인지, 에탄올로 인한 부작용인지 명확하지는 않다”면서도 “생각보다 높은 비율의 환자들이 에탄올 관련 증상인 어지러움 등을 호소했다. 이처럼 도세탁셀에 들어간 에탄올 성분이 일부 부작용에 기여했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또 보령은 기존 도세탁셀 제제가 출시하지 않은 고용량 제품(120mg)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약제의 안전성과 조제 편의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통 여성들의 체표면적(BSA)이 1.5~1.6이 가장 많은데 1.6인 경우 도세탁셀 120mg이 필요하다. 

이에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용량인 도세탁셀 80mg로는 두 바이알을 오픈해야 하지만 디탁셀은 한 바이알로 투여가 가능하다. 

안 교수는 “고용량은 조제할 때 편의성이 있다. 약사 입장에서도 제조가 편하고 한 바이알만 오픈하면 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라며 “실제로 환자들에게 주로 투약되는 용량을 한 바이알만 오픈할 수 있다면 임상의들이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령이 고용량 출시, 무알코올 버전 출시를 통해 기존 제네릭 의약품만 출시하는 회사들과는 차별화를 보인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세심한 약물 개선 노력들이 의료진에게는 투약 편의성을 제공하고 암환자에게는 삶의 질 개선을 통해 더 나은 일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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