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 후 규칙적인 중고강도 운동을 시작하면 향후 사망과 질병 악화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박혜윤 교수·김태윤 임상강사(호흡기내과)와 강단비 교수·김현수 연구원(임상역학연구센터), 삼성융합의과학원 공성아 연구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2010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COPD 진단 전 규칙적인 중고강도 운동을 한 적 없는 40세 이상 환자 11만 97명을 추적관찰했다.

운동 효과를 보는 연구는 운동 시작 시 오래 생존해야 운동을 시작하는 군에 포함되는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연구팀은 이 같은 조기발견기간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순차적 대상 모방 실험을사용했다. 여러 개로 중첩된 임상시험을 순차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시뮬레이션해 각 군의 배정과 추적 시작 시점을 일치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운동을 하는 사람이 운동을 할 만큼 건강한 사람이라 연구 결과가 좋게 나타나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 매번 운동 여부를 평가할 때마다 모든 관련 질환력, 약물력 등을 재평가해 COPD 진단 후 중고강도 운동이 증가한 군과 하지 않은 COPD군을 계속 매칭해 비교했다. 

연구 결과, 중고강도 운동이 증가한 군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사망 위험이 약 16% 낮았다. 중증 악화 위험은 10% 낮았다. 

COPD 진단 후 숨이 약간 차거나 등에서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는 것으로도 임상적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나이가 많거나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가벼운 걷기부터 시작하기를 권했다.

걷기 운동에 익숙해졌다면 점차 빠른 걷기로 발전시키고, 경사진 길을 이용하는 등산으로 서서히 강도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잘 걷기 위해 종아리, 허벅지를 포함한 하체 근력 운동도 병행할 것을 권했다.

박 교수는 "COPD 환자에게도 흡입제 사용, 금연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의 중요성은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운동 강도와 방법은 본인의 몸 상태와 기저 질병에 따라 담당 의사와 상의해 개인별 맞춤 형태로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