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팀, 설문 결과만으로 판별하는 머신러닝 모델 개발
서포트 벡터 머신(SVM) 방식 정확도 87.9%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이기헌 교수(가정의학과) 연구팀이 설문 조사 기반 당뇨병 환자의 우울증 여부를 판별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에만 600만 명에 달하는 당뇨병 환자가 있으며, 당뇨 전(前) 단계를 포함할 시 약 2000만 명의 인구가 당뇨병의 위험에 노출돼있다.

30세 이상 성인을 기준으로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러한 당뇨병은 질환 자체도 매우 위험하지만, 이를 겪는 환자들의 부담감이나 일상에서 혈당 관리를 하며 느끼는 압박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적 스트레스도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는 우울증 위험이 약 두 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우울증은 다시 혈당 관리를 어렵게 하고, 합병증 및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에 빠뜨린다. 당뇨병 환자에서 우울증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2014년~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3만1천개 데이터 사용

이에 이 교수팀은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당뇨병 환자에서 우울증을 탐지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수집된 3만1천개의 데이터가 사용됐다.

그 결과, 연구팀은 건강 및 스트레스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나 소득 등 설문 조사 결과를 활용해 높은 정확도로 당뇨병 환자에서 우울증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알고리즘 중 가장 정확도가 높은 것은 ‘서포트 벡터 머신(Support Vector Machine, SVM)’ 방식으로, 정확도는 87.9%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림] 연구팀이 개발한 SVM 모델의 성능을 측정하는 모형 곡선하면적(AUC) 그래프. .​​​​​​​AUC 83.5% 수준으로 연구팀이 개발한 머신러닝 중 가장 높다. 정확도는 87.9%에 이른다.
[그림] 연구팀이 개발한 SVM 모델의 성능을 측정하는 모형 곡선하면적(AUC) 그래프. .​​​​​​​AUC 83.5% 수준으로 연구팀이 개발한 머신러닝 중 가장 높다. 정확도는 87.9%에 이른다.

또한 연구팀은 우울증을 판단하기 위한 요인들 중 ▲건강 상태에 대한 주관적 인식 ▲스트레스 인식 강도 ▲스트레스 인식 비율 ▲소득 수준 ▲활동 제한 등의 순으로 비중이 크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상위권에 해당하는 항목들이 주로 환자의 주관적 인식과 연관된 만큼, 당뇨병 환자에서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기헌 교수는 “당뇨병은 우울증 발병 위험을 높이고, 우울증은 다시 당뇨병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이러한 악순환에 빠지기 전에 우울증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최적의 머신러닝 방식을 규명하고, 우울증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들을 밝혔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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