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로스타졸 TAPT군 발목 이하 하지절단 유의하게 감소

PDE3억제제 계열의 항혈소판제 실로스타졸이 당뇨병을 동반한 말초동맥질환(peripheral artery disease, PAD) 환자에서 하지절단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보고됐다. 실로스타졸은 심뇌혈관질환, 특히 뇌졸중 예방효과에 관한 다량의 임상근거를 확보하고 있는 약물이다. 여기에 PAD 환자의 파행증 개선과 보행거리 증가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된 바 있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하지절단 위험감소까지 시사되면서 말초동맥질환·당뇨병 치료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고려의대 유철웅 교수팀(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은 최근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당뇨병 동반 PAD 환자에서 실로스타졸의 효과'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결과는 스텐트를 포함한 혈관중재술(endovascular therapy, EVT)을 받은 당뇨병 동반 PAD 환자에서 실로스타졸을 더한 삼중항혈소판요법(TAPT)이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대비 경미한 절단(minor amputation, 발목 이하 하지절단)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PAD 동반이환
연구팀은 논문에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와 비교했을 때, 당뇨병 환자들은 무릎아래 동맥(슬와하동맥, infrapopliteal arteries)에 자주 혈류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지절단율이 더 높다"며 당뇨병·PAD 동반이환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말초혈관의 혈전색전증 위험을 개선하는) 혈관중재술의 기술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당뇨병에 PAD가 동반될 경우 말초신경병증, 미세혈관부전, 만성신장질환(CKD) 및 중증 하지허혈의 높은 유병률 등 복잡한 기저특성으로 인해 절단위험 등 임상결과(clinical outcomes)를 개선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TAPT vs DAPT
때문에 당뇨병·PAD 동반환자에서 항혈전요법(antithrombotic therapy)은 증상성 PAD의 임상결과 개선에 중요한 치료전략으로 역할한다. 이에 근거해 가이드라인에서는 혈관중재술 치료를 받은 증상성 PAD 환자에게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병용의 DAPT 전략을 권고하고 있지만,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이에 국내 연구팀은 당뇨병·PAD(혈관중재술진행) 동반환자를 대상으로 DAPT에 실로스타졸을 더한 TAPT 전략이 DAPT 대비 임상결과 개선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를 비교·관찰했다.

실로스타졸은 심뇌혈관질환과 PAD 등에 미치는 혜택으로 인해 아스피린이나 P2Y12억제제를 대체할 수 있는 비용효과적인 선택으로 꼽히고 있다. PDE3(phosphodiesterase type 3)를 억제해 cAMP(cyclic adenosine monophosphate)의 수치를 증가시키는데, cAMP가 혈소판 활성화의 모든 과정에 핵심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혈전생성의 모든 루트를 차단할 수 있다. 또한 PDE3는 혈소판 외에도 혈관의 평활근세포, 심장의 근육세포, 지방세포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혈관에 미치는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까지 기대할 수 있다.

MALE 낮은 경향 확인
연구팀은 2006년 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국내 31개 병원이 참여한 K-VIS ELLA 레지스트리에서 혈관중재술을 시행받은 당뇨병 동반 PAD 환자들을 TAPT군(350명, 35.4%)과 DAPT군(640명, 64.6%)으로 분류해 관찰을 진행했다.

1차종료점은 MALE(major adverse limb event: 주요 사지 부작용)의 발생으로 주요절단(major amputation)·경미한 절단(minor amputation)·재중재술(reintervention)의 복합빈도를 분석했다. 2차종료점으로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주요 절단, 경미한 절단, 재시술 및 주요 출혈 등을 개별적으로 평가했다.

2년에 걸친 관찰결과, 주요 사지 부작용은 TAPT군 16.6% 대 DAPT군 19.4%로 양군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260). 반면 경미한 절단(발목 이하 하지절단)만 따로 보았을 때는 2.0% 대 6.3%로 DAPT군 대비 TAPT군의 상대위험도가 유의하게 낮았다(P=0.004).

경미한 절단 유의하게 감소
실로스타졸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 환자에서 혈소판반응성 감소 및 말초순환에 대한 혈관확장 측면에서 향상된 효과를 보였는데, 이번 연구에서도 경미한 절단에 대한 실로스타졸 TAPT 전략의 임상적 이점이 확인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실로스타졸 TAPT군에서 DAPT군 대비 경미한 절단의 상대위험도를 유의미하게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변량 분석에서 실로스타졸 TAPT가 경미한 절단의 독립적 예측인자로 확인된 가운데, TAPT군의 위험이 약 65% 낮았다(aHR 0.354, 95% CI 0.158~0.794, P=0.012)"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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