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T 최종선택에 클로피도그렐 손 들어줘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서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의 적용률이 늘고 있다. 한국인급성심근경색증등록사업(KAMIR-NIH)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에 대한 PCI 적용률은 97%까지 증가했다. 약물용출스텐트(DES)의 사용률은 99%에 달한다. 한편 협심증에서 심근경색증에 이르기까지 관상동맥질환(CAD)에 따른 PCI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병변의 스텐트혈전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항혈소판치료가 수반된다. 이 경우 강력한 항혈소판 효과를 위해 아스피린에 P2Y12억제제 클로피도그렐을 더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이 표준으로 사용된다.

Dual Anti-Platelet Therapy

PCI 후 DAPT 적용시 중요한 사안은 2제병용 약물치료의 적용기간이다. 두개의 항혈소판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만큼, 강력한 혈소판 응집억제 작용에 따른 출혈위험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심장학계에서는 12개월 안팎으로 DAPT의 적용기간에 제한을 두고 있다.

Single Anti-Platelet Therapy

때문에 PCI 후 1년 내외의 DAPT 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나면, 클로피도그렐이나 아스피린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단독요법(SAPT)으로 전환하고 심혈관질환 2차예방을 위해 선택된 약물로 평생치료를 받아야 한다. DAPT 후 SAPT로 전환과 관련해 현재까지의 관행은 아스피린의 선택에 무게를 두고 처방이 이뤄져 왔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 관행이 임상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이유를 들어 아스피린의 선택에 이의를 제기하는 주장도 있었다.

HOST-EXAM

임상시험을 통해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 단독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평가해보자는 주장도 있었다. 이에 근거해 실제 국내 진료현장에서 두 약제의 선택에 해답을 제시한 연구가 바로 HOST-EXAM이다. HOST-EXAM 연구팀은 단독치료 전환 후 2년 관찰결과가 발표됐는데, 클로피도그렐 대 아스피린을 놓고 벌어진 논쟁에 대한 단기관찰 결과다.

연구는 국내 37개 의료기관에서 약물용출스텐트(DES) 삽입시술을 받은 후 혈전사건 없이 DAPT를 6~18개월 동안 진행한 20세 이상 환자 총 5530명을 대상으로 했다. 국내에서 실시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 가운데서도 단연 최대규모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DAPT 기간 중 허혈 또는 주요출혈 합병증이 있었던 환자를 제외한, 즉 무사히 DAPT를 마친 5438명 환자들이 클로피도그렐 75mg 단독요법군(2710명) 또는 아스피린 100mg 단독요법군(2728명)에 무작위 배정돼 24개월 동안 치료·관찰이 진행됐다. 1차종료점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뇌졸중, ACS로 인한 재입원, 출혈(BARC type 3 이상)의 복합빈도를 평가했다.

클로피도그렐 우위 선점

2년간의 치료관찰 결과, 1차종료점 발생률은 클로피도그렐군 5.7%(152명), 아스피린군 7.7%(207명)로 클로피도그렐군의 상대위험도가 아스피린군 대비 27% 유의하게 낮았다(HR 0.73, P=0.003).

2차종료점으로 평가했던 혈전사건(심혈관질환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허혈성 뇌졸중,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인한 재입원, 스텐트혈전증) 복합빈도 역시 클로피도그렐군의 상대위험도가 32% 낮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3.7% 대 5.5%, HR 0.68, P=0.003). 모든 출혈만 따로 보았을 때도 클로피도그렐군의 상대위험도가 30% 유의하게 낮았다(HR 0.70, P=0.036).

HOST-EXAM extended

한편 연구를 주도했던 서울의대 김효수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는 선행된 HOST-EXAM에서 구축된 5438명의 코호트를 △클로피도그렐군(2710명, 49.8%) △아스피린군(2728명, 50.2%)으로 나눠 추적관찰을 실시, 양 군 간의 장기간 안전성과 유효성을 분석하는 HOST-EXAM extended 연구를 진행했다. 확장된 추적관찰 연구의 1차 유효성 평가항목은 모든 원인의 사망·심근경색증·급성관동맥증후군 발생, 주요출혈사건의 복합빈도로 정의했다. 이어 2차 안전성 평가항목으로 허혈 및 출혈사건을 각각 분석했다. 2014년부터 2022년 3월까지 발생한 모든 임상사건을 분석했으며, 추적관찰 기간은 평균 6년이었다.

선행연구→확대관찰

추가관찰에서 클로피도그렐 유지요법의 우수한 효과는 선행연구 기간이 지난 이후에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 관찰결과, 심혈관사건 재발건수 발생률은 클로피도그렐군에서 약 13%, 아스피린군에서 약 17%였다. 아스피린과 비교해 클로피도그렐군에서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가 26% 감소된 것이다.

2차 안전성 평가항목 분석에서도 클로피도그렐 유지요법은 아스피린 대비 허혈 및 출혈사건 발생위험을 각각 34%, 26%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제중단 비율도 클로피도그렐군(8.0%)에서 아스피린군(13.5%)보다 유의하게 적었는데, 클로피도그렐 유지요법이 아스피린보다 순응도 측면에서도 우수함을 증명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효수 교수는 이와 관련해 “관상동맥스텐트 시술 이후에 평생 복용해야 할 단일 혈소판제로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직접 비교한 유일한 연구”라며 “선행연구인 HOST-EXAM에 이어 장기 추적관찰을 한 HOST-EXAM extended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월해 평생 복용해야 할 약물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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